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해운업, 선박대여 및 용선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연해구역을 항행할 수 있는 145톤의 예인선 C(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를 소유하고 있다. 원고는 2008. 12. 1. 입사하여 이 사건 선박의 기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3. 11. 30. 퇴직하였다.
피고의 선원취업규칙 및 선원법 중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고, 나머지 규정 및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의 내용 등은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근무내용 및 이 사건 선박의 운영형태
이 사건 선박에는 선장, 기관장인 원고, 항해사, 기관사 등 총 4명이 승선하였고, 원고 및 위 선원들은 항계 밖을 항해하지 않는 경우에는 피고가 제공한 통영 소재 기숙사에서 출퇴근을 하였는데, 작업시간은 통상 08:00에서 18:00였다.
피고는 이 사건 선박을 ① 피고의 조선소가 수주받아 건조를 완료한 선박을 항만 내에서 이동시키거나 항계 밖까지 예인하는 용도, ② 피고의 조선소가 수주받은 선박을 건조하기 위하여 부산 등에서 조리된 선박건조용 블록을 부선에 적재하여 운송하도록 하는 용도, ③ 다른 조선소에서 이 사건 선박을 일시 용선해달라고 하면 이를 용선해주는 용도로 사용하였고, 이 사건 선박은 피고 조선소에서 건조한 선박을 항만 내에서 이동시키는 작업에 주로 사용되었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의 선박화물신고정보에 의하면, 원고의 근무 기간 중 이 사건 선박은 2011. 2. 9. 부산항에 입항하고 2011. 2. 21. 출항하여, 부산항에 1회 입출항한 사실이 확인된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발급한 원고에 대한 승무경력증명서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선박에서 2008. 12. 12.부터 2009. 6. 12.까지 6개월 1일 동안, 2009. 7. 9.부터 2013. 12. 3.까지 4년 4개월 25일 동안 기관장(2급 기관사)으로 승무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미사용 유급휴가급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피고로부터 선원법상 유급휴가급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진정하였는데, 이후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2014. 10. 6. 위 진정에 따라 피고에게 유급휴가급을 지시하였다는 결과를 회신하였고,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기간 중 사용하지 아니한 유급휴가일수의 유급휴가급은 '124일 9,769,145원'이라고 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9, 13, 15 내지 18호증,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D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2008. 12. 1.부터 2013. 11. 30.까지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는 선원취업규칙 제34조, 선원법 제69조, 제70조에 규정된 유급휴가급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 중 시효소멸한 임금청구권을 제외한 나머지 2010. 12. 1.부터 2013. 11. 30.까지 3년 동안 사용하지 아니한 유급휴가일수에 대한 유급휴가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원고의 근무형태 및 선원법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원고에게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다툰다.
선원법 규정의 문리해석상 유급휴가를 부여받으려면 '최소 8개월간 계속 승무'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계속 승무'에 '고정된 장소에 정박해 있어 선원들이 매일 출퇴근이 가능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선원법 제70조 제2항의 선원의 경우 차등적으로 유급휴가일수를 부여하는 선원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위 규정은 '선박에 계속 승무하는 기간 동안에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평일과 휴일의 구별 없이 승무 기간 내내 사실상 종일 근무'를 함으로써 고립된 선박 안에서 개인생활을 현저히 제약당하는 선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② 선원이 1개월 이상 계속 승무한 경우에는 선원법 제70조에 따라 5일 또는 6일의 유급휴가를, 승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선원이거나 1개월 이상 계속 승무를 하지 않은 선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법원의 판단
피고의 유급휴가급 지급의무 존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에게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인 선원법 제69조, 제70조가 적용되는지 여부이므로, 먼저 위 규정의 '계속하여 승무한 기간'의 의미에 관하여 본다.
선원법 제69조에 근거한 유급휴가에 관한 권리는 선원이 8개월간 계속하여 승무한 경우에 부여되는 것으로, 이는 선원으로서 제공하게 되는 근로내용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선원의 장기근로를 유도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이 때의 '계속 승무'란 근로기준법상 '계속 근로'에 대응하는 것으로 선원이 동일한 선박소유자(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에 속한 선박의 선원으로 계속 재직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고, 8개월 동안 매일 근로하여야 한다거나 선내에서 상주하거나 생활의 본거가 선내여야 할 필요는 없다. 선원법의 입법목적, 선원법상 유급휴가 규정의 제정경위와 선원법상 유급휴가는 일정 기간 계속 승무한 선원에 대하여 지급하는 일정한 기간 유급으로 근무의무가 면제되는 날로써 이를 통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문화적 시민생활을 누리며 가족과 사회와의 연계를 회복하게 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더라도 그러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선원법상 유급휴가청구권이 인정되는지 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갑 제8, 9, 16, 18호증,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에게 피고 회사 근무기간 동안 선원취업규칙 및 선원법상 유급휴가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선원법상 유급휴가일수에 해당하는 유급휴가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선박은 145톤의 선박법상 기선으로 선박안전법에 따라 연해구역을 항해하는 예인선인바, 항만 외를 벗어나 연해구역을 항해할 수 있도록 검사를 받은 선박이다. 또한 이 사건 선박은 항내뿐만 아니라 항만 외 등을 운항한 사실도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선박은 선원법에 따라 선원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고, 원고는 선원법 제2조 제1호의 선원에 해당한다.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유급휴가에 대한 규정이 없고,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선원취업규칙은 유급휴가일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유급휴가급에 관하여 선원취업규칙 및 선원법이 적용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선원법상 '계속 승무'란 선원근로계약기간 내에 정해진 사업장이라는 선박에서 정해진 기준근로시간에 자신의 임무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바,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08. 12. 1. 고용되어 2013. 11. 30. 하선할 때까지 피고의 노무 지휘에 따라 이 사건 선박의 기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피고와 선원근로계약을 그대로 존속시키고 단절된 바 없이 근무하였으므로 '선원이 8개월간 계속하여 승무'한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근무형태와 근로조건이 육상근로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선원법상 유급휴가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면서 이 사건 선박의 기관장으로 근무하였고 이 사건 선박은 주로 항만 내 이동작업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근로제공은 반드시 현실적인 근로급부의 실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가능한 상태에 두는 것으로도 충분한 점, 선원법의 규정이 적용되는 선원의 경우에도 근무형태나 선박의 운항형태 등 그 필요성의 정도에 따라 유급휴가 규정 적용 여부를 달리 본다면, 선원법상 유급휴가 규정을 둔 취지 및 그 실효성을 살리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에서 위 선원법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유급휴가급
앞서 본 바와 같이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임금채권 3년의 소멸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 원고의 근무기간인 2010. 12. 1.부터 2013. 11. 30.까지 사이에 사용일수 포함되지 아니한 나머지 유급휴가일수를 124일로 보아 그에 대한 유급휴가급을 9,769,145원으로 산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원고는 당초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이 산정한 사용하지 아니한 유급휴가일수 124일에 대한 9,769,145원의 유급휴가급 지급을 구하다가, 2015. 2. 23.자 준비서면에서 선원법 제70조 제3항의 가산휴가제도에 따라 미사용 유급휴가일수는 171일로서 이에 따른 유급휴가급을 지급받아야 하나 종전과 같은 액수의 유급휴가급 지급만을 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9,769,14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14. 9. 1.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인 2014. 1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명재권(재판장) 조형우 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