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 E, G, H를 각 벌금 1,000,000원에, 피고인 C, D, F를 각 벌금 5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의 점은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이 사건 각 범행은 파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 또는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에 해당한다. 상해결과와 관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B, E, G, H: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D, F: 각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 또는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를 주장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살피건대, 적어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여 폭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상해 인정 여부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별도로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쟁의행위는 그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의 출입·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서는 아니되며 쟁의행위의 참가를 호소하거나 설득하는 행위로서 폭행·협박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되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8조 제1항). 쟁의행위는 폭력이나 파괴행위 또는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 등을 점거하는 형태로 이를 행할 수 없는 점(동법 제42조 제1항), ②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이 소속된 '금속노조 경남지부 K지회'는 쟁의행위(파업) 중이었고, 이와 관련하여 사측이 피해자가 운영하는 'N'를 통하여 'L조립 라인'에 관하여 불법대체근로를 한다고 주장하며 다투고 있었던 점, ③ 그런데 당시 'L조립 라인'의 생산물량, 외주 여부 등과 관련하여 노사 협상이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는 관리직 사원 등이 관련 조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K을 퇴사한 이틀 후 N를 만들어 하청을 받은 경위 등의 사유를 들어 피해자 측의 조업만을 문제 삼아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였고, 그러한 과정에서 이 사건이 발생한 점, ⑤ 또한 이 사건 당시 피고인들에 대하여 대항하면서 적극적으로 조업을 시도한 사람은 주로 피해자였고, 다른 사측 인원은 비교적 소극적으로 가담하거나 몸싸움을 말렸으므로, 상대적으로 다수인 피고인들로서는 이 사건과 같은 몸싸움이 아니라 작업대 앞에서 가로막는 등으로 피해자의 조업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USB 동영상에는 실제 피해자가 조업을 시도할 때 피고인들 측이 작업대 앞에서 가로막아 피해자가 이를 뚫고 조업을 하지는 못하는 장면도 촬영되어 있다) ⑥ 한편, 불법대체근로 주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 노조 측에서 가처분,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각 업무방해 범행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 또는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
이 사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2013. 9. 10. 20:40경 창원시 J에 있는 K 차량사업본부 L조립 라인에서 피해자 M이 조업정리를 하려고 하자 위 작업장으로 들어가 "씹할 놈아 너 죽고 싶냐, 이새끼 말을 알아듣지 못하네, 가만두면 안되겠네, 이 개새끼 끌어내"라는 등의 욕설을 하고, 피고인 B은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밀어붙이고, 피고인 A은 피해자의 허리를 잡아 당기고, 피고인 E, G은 피해자를 밀치거나 잡아당기고, 피고인 D, H, F, C는 이에 가담하여 피해자에게 조업을 하면 가만두지 않을 것처럼 인상을 쓰면서 위협하는 등 그 위력을 과시해 피해자에게 약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양측 견관절 염좌, 흉부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증거를 들어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26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상해 결과에 관한 주요 증거인 O 촬영사진의 경우 사건 당일(2013. 9. 10.)로부터 약 4개월 이상 경과한 2014. 3. 31.경에서야 경찰에 제출되었고, 그 영상에 촬영일자가 표시되는 등 촬영 시기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 ② 원심에 제출된 V의원의 진료확인서의 경우 그 진료기간(2013. 10. 21.경 ~ 2014. 4. 10.경), 상병명(마른눈증후군, 외상성 전방출혈, 속쓰림, 규칙난시)으로 미루어 이 사건과 무관해 보이는 점, ③ T병원의 상해진단서의 경우 '우측 견관절 염좌, 요추부 염좌, 좌측 견관절·흉부 타박상, 양측 무지 염좌'에 대한 진단일이 2013. 9. 17.경이고, U병원의 각 상해진단서의 경우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엄지의 염좌 및 긴장, 양측', '어깨의 타박상, 좌측', '어깨 관절의 염좌 및 긴장, 우측', '흉곽 전벽의 타박상', '다발성 타박상'에 대한 초진일이 2013. 9. 27.경, 상세불명의 외상과 연관된 잇몸 및 치조융기의 병변에 대한 초진일이 2013. 10. 10.경이어서 각각 사건일로부터 일주일에서 약 한 달 가량 지난 후 초진이 이루어졌고 모두 '임상적 추정' 상태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당심에 제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의 사실조회회신서의 기재에 의하면 사건 당일이 포함된 기간(2012. 9. 1. ~ 2013. 12. 31.) 동안 피해자는 사건 당일로부터 약 17일이 지난 2013. 9. 27.경 U병원에서 치과 진료(단순변연부)를 받은 외에 건강보험을 통하여 치과 진료나 요추 염좌, 타박상, 어깨 관절 등에 대한 다른 진료를 받은 내역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폭행으로 인하여 약 21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양측 견관절 염좌, 흉부 타박상 등을 당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장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들은 업무방해 공소사실이 유죄로 충분히 인정됨에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아니하는 점(다만, 상해 부분에 대한 주장이 이유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부인하는 취지도 주로 쟁의행위와 관련한 위법성조각 등 법리적 해석을 다투는 것으로 이해된다)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이는 점, 피고인들의 폭력성이나 이 사건 피해 정도가 중해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각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