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T대학교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 산하 T대학교에 ‘산업체전담교원’으로 재직 중이거나 재직하였다가 퇴직한 교원이다(원고들의 소속학과, 최초 채용일, 재임용일, 퇴직일은 별지2 목록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
피고는 1996. 12. 5. 신규 임용 교원에 대하여는 계약제 및 연봉제로 임명하는 것으로 정관을 변경하였고, 2009년 2학기부터 연봉제가 적용되는 ‘산업체전담교원’ 제도를 도입하였다.
피고는 2009. 7. 29.경부터 2014. 11. 10.경까지 연봉계약제를 조건으로 교원 초빙 공고를 하였고, 이를 통해 원고들을 ‘산업체전담교원’으로 채용하고, 원고들과 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피고는 2009. 9. 1.경부터 원고들을 포함한 계약제 전임교원 및 산업체전담교원의 연봉을 정하여 지급하였고, 2014. 3. 1. 임용기간 및 평가표 점수에 따른 연봉 인상률을 규정한 「전임교원 연봉 인상 지침」을 제정하였으며, 2015. 3. 1. 구체적인 연봉책정 방법 등 보수에 관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전임교원(연봉제) 연봉책정 지침」을 제정하였다.
피고의 정관 및 교원보수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급여: 법인보수규정에 의한 급여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292호증, 을 제4 내지 22, 44, 49 내지 5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주위적 청구(호봉정정 및 임금차액 청구)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호봉제)에 미달하는 조건으로 체결된 이 사건 임용계약의 임금 조건 등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이므로, 퇴직한 원고 C, P, Q, R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에 따른 호봉이 적용되어야 하고(따라서 피고는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위 나머지 원고들의 호봉을 정정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호봉제에 따라 산정된 임금과 기지급 임금 간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원고들은 호봉제에 따른 보수를 받는 교원들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그보다 적은 계약제에 따른 연봉 보수를 받는바, 이는 근로기준법 제6조(또는 민법 제103조 내지 104조)에 위반되어 위법하므로(‘산업체전담교원’이라는 명목으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가 금지하는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임금 차액 내지 위자료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헌법 제31조 제4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하며[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66, 68, 97헌바2, 34, 80, 98헌바3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는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학교법인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전문), 학교법인이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원보수규정 등을 통해 교원의 교육․연구․봉사 등의 업적을 일정 주기로 평가하여 연간 보수총액을 결정하는 제도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헌법재판소 2013. 11. 28. 선고 2011헌마282, 76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보수를 지급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 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07854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96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다(대법원 1997. 7. 11. 선고 97다14934 판결,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종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지만<1>, 변경 후에 그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맺은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58364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84922 판결,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37513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판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정관 및 「교직원보수지급관리규정」 또는 「보수규정」에 근거하여 원고들과 ‘연봉제’를 적용한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연봉제 적용을 전제로 체결한 이 사건 임용계약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위 「보수규정」 등에서 정한 호봉제에 관한 근로조건에 미달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논리는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학교법인인 피고가 신규임용교원에 대하여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하여 정관 등에서 마련한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것이 분명한 이상 그것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임용계약이 근로기준법 제97에 따라 무효라는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정관은 1996. 12. 5. 제39조 제2항 단서에 “단, 신규 임용 교원에 대하여는 계약제 및 연봉제로 임명한다.”는 규정이 신설되고, 제39조 제5항에 “제2항의 신규 임용 교원에 대한 계약제 및 연봉제에 관한 사항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정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이는 현재의 정관 제78조 제7항과 동일하다). 원고들은 모두 1996. 12. 5. 이후 임용된 교원들이므로, 모두 정관에서 정한 ‘신규 임용 교원’에 해당한다.
피고의 「교직원보수지급관리규정」 또는 「보수규정」에 의해 준용되는 공무원보수규정은 제3장에서 ‘호봉획정 및 승급’에 관한 규정(제5조 이하) 외에도 제5장의2에서 ‘연봉제’에 관해 규정을 두고 있(었)다{피고가 최초로 연봉계약제를 조건으로 교원초빙 공고를 한 2009. 7. 29.경에 시행되던 구 공무원보수규정(2009. 9. 11. 대통령령 제21726호로 개정되어 같은 일자로 시행되기 전의 것)도 마찬가지이다}.
2012. 4. 28.부터 시행된 피고의「보수규정」에도 호봉제와 연봉제를 모두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연봉제를 조건으로 하는 피고의 공고에 응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위에서 보았듯이 그 당시부터 피고의 정관 등에 연봉제에 관한 근거 규정이 존재하였다).
피고는 2009. 9. 1.경부터 계약제 전임교원 및 산업체전담교원의 연봉을 정하여 지급하였고, 2014. 3. 1. 임용기간 및 평가표 점수에 따른 연봉 인상률을 규정한 「전임교원 연봉 인상 지침」을 제정하였으며, 2015. 3. 1. 구체적인 연봉책정 방법 등 보수에 관한 세부사항을 규정한 「전임교원(연봉제) 연봉책정 지침」을 제정하였다. 원고들은 「전임교원 연봉 인상 지침」, 「전임교원(연봉제) 연봉책정 지침」 등이 제정된 2014. 3. 1. 및 2015. 3. 1. 이후에도 수차례에 걸쳐 재임용되었다.
연봉계약은 성질상 구체적인 내용이 당사자 사이의 협의를 통해서 정해지는 것이고, 연봉제를 실시한 즉시 일률적인 기준을 미리 설정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 있다. 피고가 보수규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후 「전임교원 연봉 인상 지침」, 「전임교원(연봉제) 연봉책정 지침」 등을 제정하였는데, 기존에 추상적으로 임용권자가 연봉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가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규정한 것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2>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가리킨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ㆍ권한ㆍ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를 둔 평등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 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판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기존의 호봉제 보수를 받는 교원들에게 연봉제 보수를 받는 원고들에 비하여 많은 보수를 지급한 것은 그 교원들의 기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고, 이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즉, 피고가 원고들을 기존의 호봉제 보수를 받는 교원들과 달리 처우한 것은 2009년 2학기부터 ‘산업체전담교원’을 신규 채용하면서 고용형태를 연봉제 계약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호봉제 교원이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6조, 헌법 제11조 제1항, 민법 제103조, 제104조 등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임용계약이 근로기준법 제6조 등을 위반하였다는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2009년 2학기부터 산업체전담교원 제도를 실시하여 그 이후의 신규 교원 채용은 모두 연봉제를 적용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전임교원 연봉 인상 지침」, 「전임교원(연봉제) 연봉책정 지침」 등은 위와 같은 신규임용 산업체전담교원에 대하여만 적용된다.
피고는 2009년 2학기 이후 신규임용되는 모든 전임교원에 대하여 연봉제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고 있고, 호봉제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2009년 2학기 이전에 임용되어 호봉제에 따른 보수를 받는 교원들에게 연봉제에 따른 보수를 받도록 하는 경우 호봉승급이나 수당 등에 차이가 있어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데, 피고는 위 해당 교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하였고, 동의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피고로서는 해당 교원들에게 호봉제에 따른 보수를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호봉제 적용을 받는 기존 전임교원과 산업체전담교원은 대체로 강의 등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신규임용시 산업체전담교원의 경우 연구실적물과 연구실적심사조서의 제출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연구실적목록만을 요구하였고, 재임용시에도 기존의 전임교원에게 적용되는 학술연수실적을 요구하지 아니하는바, 산업체전담교원의 신규임용, 재임용 절차는 기존의 전임교원과 비교하여 볼 때 다소 간이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근무시의 업무 범위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상제(재판장) 구본웅 장시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