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0. 5. 22. 선고 2019노251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검사)

이 사건 유인물에 적시된 문구는 의견표명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의 적시라고 보아야 하고 그 내용도 과장을 넘어선 허위의 사실이므로,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예비적 공소사실의 추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종전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아래 제4의 가.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아래에서 주위적 공소사실과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차례로 판단하기로 한다.

3.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제4의 나.항에서 보는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예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B 주식회사 소속 버스운전기사로 C노조 D지회 지회장이고, 피해자 E은 같은 회사 소속 버스운전기사로 F노동조합 B지부 지부장이다.

피고인은 2018. 9. 8.경부터 2018. 11. 말경까지 창원시 G에 있는 H 하차장 벽면 및 김해시 I에 있는 J 3층 버스기사 숙소 등 2개 장소에 "노선이 신설되도 모르고 운행시간이 바뀌어도 모르고 시내버스로 바뀌어도 모르고 월급 내용도 모르고 도대체 무엇을 아는지 묻고 싶습니다", "내 월급이 점점 줄고 있다. 7월부터 만근은 20일 입니다", "(전략) 시내버스화 되었으면 시내버스 근무조건으로 변경하지 못하고 노선이 늘어나도 당연시 여기고 임금체계가 불합리해도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 (중략) ......, 제대로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조합비 사용내역도 모든 조합원이 열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유인물을 부착하고 같은 기간 중 B 주식회사 소속 노동조합원들에게 이를 배포함으로써, 피해자가 노선 신설 등 현안에 대해 알지 못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으며, 조합원들에게 조합비 사용내역을 보여주지 않고, 피해자의 잘못으로 인해 만근일 및 월급이 줄어들고 있음을 암시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나.

판단

1)

기초 사실

가)

피고인과 피해자는 모두 B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한다) 소속 운전기사인바, 피해자는 N노동조합총연맹에 소속된 F노동조합 B지부(이하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이라 한다) 지부장이고, 피고인은 O노동조합총연맹에 소속된 C노조 D지회(이하 '이 사건 제2 노동조합'이라 한다) 지회장이다.

나)

B의 노동조합원은 총 50명인데, 그 중 38명은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고, 피고인과 K는 이 사건 제2 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으며, 나머지 10명은 기업별 노동조합인 'B통합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다.

다)

B의 노동조합원들은 2017년 7월 무렵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9조에 따라 B의 세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배타적으로 사용자 측과 단체교섭권을 가지게 되었다.

라)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은 2018년 7월 무렵부터 상급단체인 F노동조합에 교섭권한을 위임하여 위 F노동조합을 통하여 P조합과 2018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마)

피고인은 2018. 9. 8. 무렵부터 "노선이 신설되도 모르고 운행시간이 바뀌어도 모르고 시내버스로 바뀌어도 모르고 월급 내용도 모르고 도대체 무엇을 아는지 묻고 싶습니다(이하 '이 사건 제1 표현'이라 한다)", "내 월급이 점점 줄고 있다 7월부터 만근은 20일입니다(이하 '이 사건 제2 표현'이라 한다)", "(전략) 시내버스화 되었으면 시내버스 근무조건으로 변경하지 못하고 노선이 늘어나도 당연시 여기고 임금체계가 불합리해도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 (중략) ......, 제대로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이하 '이 사건 제3 표현'이라 한다)", "조합비 사용내역도 모든 조합원이 열람할 수 있어야 합니다(이하 '이 사건 제4 표현'이라 한다)"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별지 기재 유인물(이하 '이 사건 유인물'이라 한다)을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부착하거나 배포하였다.

2)

이 사건 제1, 3, 4 표현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각 표현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기 위하여 동원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피고인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으로서 의견의 표명이라고 봄이 옳으므로, 위 각 표현은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가)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제1, 3, 4 표현은 2018년 임금협상 등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등의 행사에 있어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알권리를 행사하여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인 피해자가 B의 노동조합원들에게 단체교섭 진행상황을 공개하여야 하며 노동조합원들의 의사를 임금협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이해된다.

(1)

이 사건 제1 표현은 "2018년 임금협상 도대체 알 수가 없다??"라는 표제 아래 기재되어 있는데, 위 표제 아래 문단에서는 전체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위 문단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제라도 2018년 임금협상 내용은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전체 조합원들에게 떳떳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조합원은 노동조합 주인으로 알권리가 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표제 아래의 문단에서 피고인이 강조하는 바는 피해자가 노선신설, 운행시간 변경, 시내버스 운영, 월급 내용 등에 관하여 잘 모른다는 사실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알권리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인 피해자의 임금협상 진행 과정을 공개할 의무라고 판단된다.

(2)

이 사건 제3 표현은 "노동조합 지부장은 달콤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지부장은 가라!"는 표제 아래 기재된 것인데, 이 부분의 말미에는 "제가 타 노조에 이렇게 하는 것은 모든 것이 우리 노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기에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입니다. 3여 년 동안 달콤한 보직에 취해 조합원들의 권익을 모른 채 하는 노조 지부장을 더 이상 두고 보시렵니까."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피고인이 강조하는 내용은 피해자의 의사결정이 노동조합법 제29조에 따라 이 사건 제2 노동조합에도 적용되므로, 피해자가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전반적으로 피해자가 조합원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라고 판단된다.

(3)

이 사건 제4 표현은 "노동조합 주인은 바로 우리, 노동조합은 필수, 그러나 선택은 자유!" 라는 표제 아래 기재된 것인데, 이 사건 제4 표현의 앞뒤로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을 회사나 지부장이 알게 해 주어야 합니다. 잘못하는 지부장은 해임하고 (중략) 무능한 노조를 탈퇴하든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 좋아라고 조합비를 냅니까? 지금의 형태라면 누가 하더라도 현지부장보다 나을 것 같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표제 아래 문단에서 피고인이 주로 강조하는 바는 조합원들의 주인의식과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되고, 피해자에 대한 조합비 사용내역 은폐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나)

이 사건 제1, 3 표현 중 노선신설, 시내버스화 관련 표현에 관해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나 B 사업자로부터 노선신설 등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위 표현은 이러한 사정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

원래 시외버스만 운행하던 Q이 B으로 변경되면서 시내버스를 운행하게 되었고, B은 2018년 2월 중순 무렵부터 R 노선을 신설하였다.

(2)

피고인은 일관되게 R 노선의 신설과 관련하여 노선신설과 운행이 확정된 이후에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3)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2017년 12월 무렵 변경되는 전체 시간표를 사진을 찍어 B 소속 운전기사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다. 피고인을 비롯한 노동조합 대표들에게 신설노선을 도입한다는 공고나 소식지를 낸 적은 없고, 이에 관해 물어보는 피고인에게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정확히 모른다고 대답하였다'고 진술하였다.

(4)

피해자는 검찰에서 '사측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버스노선 변경의 필요성이 있다고 노조 대표인 자신에게 사전에 먼저 이야기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수사기록 241면), 피해자는 버스노선의 변경이나 신설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그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5)

피고인은 2017. 12. 27. 무렵 사용자 측에 공문 등으로 버스노선의 신설 여부에 관해 질의하였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51면).

(6)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갑작스러운 노선신설에 일부 근로자들이 교육참석을 거부하기도 하였고, 피고인과 언쟁을 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공판기록 113면), 따라서 노선신설과 관련한 정보가 사전에 노동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고, 노선신설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원들의 의견반영 기회가 충분하지 았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충분히 믿을 만하다.

(7)

피해자가 버스노선 신설과 관련하여 2017. 12. 22. 노동조합원들에게 버스 시간표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하면서 "확정되지 않은 시간표입니다. 참고만 하세요"라고만 안내하였을 뿐, 피해자가 근로조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버스노선의 신설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거나 그 의사를 B과의 교섭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

다)

B은 원래 시외버스를 위주로 운행하고 있다가 시내버스 위주로 운행노선이 변경된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운전기사들의 근로조건에는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B은 종전대로 시외버스 운행을 기준으로 근로자들의 급여를 산정해왔다. 피고인은 2017년 7월 무렵 B을 상대로 주휴수당 등이 일부 미지급되었다고 주장하며 민사조정을 신청하여, 2017. 7. 5. 피고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2019. 2. 14. 피고인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해자는 B의 수당 산정 및 지급방식이 잘못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공판기록 118면), 이 사건 제1, 4 표현 중 "월급 내용도 모른다", "임금체계가 불합리해도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라는 등의 표현은 이러한 사정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라)

피해자는 평소 피고인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피고인에게 임금조견표와 단체협약서 교부를 거부하기도 하였다(공판기록 119, 120면), 피고인과 K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원 일부와 B통합노동조합원 일부도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이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약 등을 체결할 때 소수 노조와 제대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수사기록 106 내지 135, 226 내지 231면, 증 제6호/공판기록 65 내지 93면).<1>

마)

피해자는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의 상급단체가 위 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임금협상을 한다는 이유로 2018년도 임금협상에 거의 관여하지도 않았고, 임금협상이 체결될 무렵까지 임금협상 진행경과도 B 노동조합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수사기록 237 내지 239면). 피해자가 피고인을 비롯하여 B 노동조합원들에게 임금협상 경과를 알린 때는 이 사건 유인물이 부착된 이후로서 2018. 11. 2. 무렵인바, 피해자는 2018년 임금협상이 마무리된 이후에 확정된 임금협정 결과 공고문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한 것에 그쳤다. 피해자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B 근로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임금협상을 위임받아 진행 중인 상급단체에 전달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

바)

이 사건 제3 표현은 그 자체가 사실의 적시를 암시하기 보다는 의견에 가깝다. 더구나 과거 B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조합비 관리 부실 등으로 탄핵된 경우가 있었고, 피해자가 조합비 사용내역 감사보고서를 게시한 장소는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이 사용하는 사무실이었다. 피고인이 이 사건 제3 표현의 앞뒤에 무능한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거나 활동이 소극적인 피해자를 해임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표현을 함께 기재한 것을 보면, 이 사건 제3 표현이 피해자가 조합비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는다고 암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취지와 목적은 피해자에 대한 공정대표의무의 준수와 노동조합원들의 적극적 참여 강조라는 의견의 표명에 있다고 판단된다.

사)

피해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인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따라 공정 대표의무를 지게 되고,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 과정이나 그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그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 동안 단체협약을 해석·적용하는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을 전후하여 노동조합 간 그리고 조합원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모든 과정에서 실체적인 면은 물론 절차적인 면에서도 관철되어야 한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서나 임금조견표 조차도 피고인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피고인 등을 비롯한 소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가 노동조합법상 공정대표의무를 성실히 다하였는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믿지 못하여 2018년 임금협상이 시작된 시점에서 소수 노동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피해자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는 측면에서 이 사건 유인물을 부착하거나 배포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유인물은 전체적으로 사실의 적시보다는 이와 같은 피고인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

이 사건 제2 표현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이 사건 제2 표현은 구체적으로 월급의 감소와 2018년 7월부터 만근일은 20일을 기준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위 표현 아래에 초과근로수당의 구체적인 지급방식이 소개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2 표현은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제2 표현 다음에 기재된 내용은 전체 월급에 관한 내용이 아니고 초과근로수당의 산정방식이 불리하게 변경된다는 내용이고, 실제로 2018년도 임금협상 결과 초과근로수당 산정방식이 불리하게 변경됨으로써 <2> 피고인의 경우 초과근로수당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되므로(증 제2호/공판기록 43, 44면,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공판기록 121면), 이 사건 제2 표현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제2 표현 자체가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 사건 표현의 아래 문단에 기재된 내용 중 피해자의 명예와 관련지을 수 있을 만한 표현은 "대표노조에서는 상부노조의 협상에 따랐다고 하지만 타 회사에서는 21일 이후 초과근무수당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라는 표현뿐이다. 이마저도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시키는 직접적인 표현이라기보다 B의 초과근무수당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거나 피해자가 이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의견의 표명에 가깝다.

4)

이 사건 각 표현의 위법성 조각 여부

가)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도1802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3, 4 표현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의견의 표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제2 표현을 포함하여 이 사건 각 표현들이 모두 사실의 적시라고 보더라도, 아래와 같이 이 사건 각 표현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

(1)

이 사건 제2 표현이 진실한 사실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3, 4 표현을 사실의 적시라고 볼 경우 주된 내용은 노선신설과 운행시간, 운영방식의 시내버스화, 임금협상과정에 관하여 피해자가 잘 모르고 있었고, 노동조합비 사용내역을 공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노동조합원들에게 이러한 정책변경 당시 교섭과정을 제대로 알리거나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적극적으로 사용자 측에 전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은 이 사건 제1 노동조합의 조합비 사용내역을 알기 어려웠으며, 과거 조합비 관리 부실로 노동조합장이 탄핵된 사실도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제1, 3, 4 표현에서 "잘 모른다",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 제대로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등의 다소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1, 3, 4 표현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각 표현에 나타난 주된 내용은 B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노선의 변경, 초과수당 산정방식 등에 관한 것이고, 피해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공정대표의무를 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4)

피고인이 이 사건 유인물을 부착한 장소는 주로 버스 운전기사들이 대기하거나 사용하는 곳이고, 이 사건 유인물을 배포한 상대방도 B 소속 운전기사들이었다.

(5)

위에서 본 이 사건 유인물의 작성 의도, 전체적인 내용, 서술체계와 전개 방식 등을 보더라도, 이 사건 각 표현이 전체적으로 B의 노동조합원들의 알권리가 중요하고 피해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공정대표의무를 다하여야 한다는 피해자의 공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것일 뿐, 피해자의 사적인 잘못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거나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다.

소결론

따라서 예비적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다만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동일체 관계에 있는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상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이용균(재판장) 김구년 곽희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