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반소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반소원고)의 원고(반소피고)들에 대한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반소에 대한 소송 총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에서 원고들은 본소로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 청구를 하고, 피고는 반소로 원고들에게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원고들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만이 제1심판결의 반소청구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피고의 반소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원고들은 캄보디아 국적의 외국인이고, 피고는 ‘D’이라는 상호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들은 2016. 3. 14.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D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피고는 2017. 1. 1.경 원고들로부터 피고가 작성한 아래의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에 그 자필 서명을 받았다.
원고들은 2019. 3. 31. D에서 퇴사하였고, 2020. 2. 10.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으로부터 ‘피고가 원고 A에 대하여 9,251,280원의, 원고 B에 대하여 7,711,490원의 퇴직금을 체불하고 있다’는 취지의 체불임금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16. 3. 14.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되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구두 약정하였고, 2017. 1. 1. 이 사건 확인서로써 위 약정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피고는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매달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임금과 함께 지급하였는데,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이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 원고 A는 4,110,520원, 원고 B는 2,912,950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기초사실에 을 제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들과 2016. 3. 14.경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근로계약서 또는 급여명세서 등의 객관적 자료가 제출된 바 없다.
이 사건 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뿐,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월 급여에 일정금액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한편 원고들은 외국인 근로자로서,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한 채 위 확인서에 자필 서명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가 작성한 원고들에 관한 2016. 3.경부터 2019. 3.경까지의 급여대장(을 제3호증)에는 원고들의 ‘기본급여 및 제수당’ 중 ‘퇴직금정산’항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위 퇴직금정산 항목에 기재되어 있는 금액은 그 계산근거를 알 수 없고 그 액수가 수시로 변동되었을 뿐만 아니라 각 해당 월의 ‘공제 및 차인지급액’ 중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한 금액과 일치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매월 공제되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금액에 맞추어 임의로 퇴직금정산 항목에 동일한 금액을 기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실제로 원고들에게 위 급여대장상 ‘퇴직금정산’항목상의 돈을 퇴직금으로 분할 지급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급여대장에 퇴직금 정산금으로 기재되어 있는 금원이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임을 밝히거나 그 액수를 특정하여 밝힌 바도 없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반소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민희(재판장) 김민정 서경원
각주1) 피고는 제1심판결 후 원고들에게 제1심판결에서 인용된 본소 판결 금액 중 일부를 변제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본소청구에 관련된 내용이므로, 본소의 판결에 따른 피고의 변제에 대하여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