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1. 1. 15. 선고 2020노124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피고인)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고소인은 국민연금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이 국민연금법상 기여금 등을 공제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고소인의 임금에서 이 돈을 공제한 것이 아니라 사업소득에서 공제하였을 뿐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창원시 성산구 B에 있는 'C어학원'의 대표이자 D 등 강사들을 고용한 사용자로서, 사용자가 국민연금법에 따라 사업장가입자가 부담할 기여금을 그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하는 경우 기여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사업장가입자의 임금에서 공제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2014. 7.경 D의 기여금 296,550원을 초과한 1,253,680원을 공제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 무렵부터 2017. 2.경까지 27회에 걸쳐 D의 기여금을 초과한 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을 구 국민연금법(2020. 1. 21. 법률 제168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28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처벌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고소인으로부터 기여금으로 공제한 금액이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위 규정의 취지는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을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고, 국민연금법은 '임금'의 개념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국민연금법상 임금의 개념은 근로기준법상 임금과 같은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근로기준법 제2조 제5호는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인이 평소 고소인에게 지급한 수입금이 임금이라고 인정하려면 피고인과 고소인 사이에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인데(이 사건 공소사실도 피고인이 고소인을 고용하고 있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소인이 피고인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고소인이 평소 피고인으로부터 수령한 수입이 임금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한 고소인은 2011. 3. 1.부터 2014. 6. 30.까지는 강의시간당 일정금액(가령 3만 원)을 곱하는 방식으로 매월 보수를 지급받았고, 2014. 7. 1.부터는 수강생 60명 이하 수업에서는 피고인이 60%, 고소인이 40%의 비율로, 수강생 61명 이상의 수업에서는 피고인과 고소인이 각 50%의 비율로 수강료를 나누어 갖는다는 조건(이하 이를 '비율제'라 한다)에 따라 피고인으로부터 고소인이 강의하는 수업의 수강료 중의 일정 비율을 매월 지급받았다.

나)

고소인은 2017. 6. 30. 피고인으로부터 2011. 3. 1.부터 2014. 6. 30.까지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다)

고소인이 위와 같이 비율제 약정을 한 이후로는 출·퇴근시간이나 업무장소에 관하여는 자신이 담당하는 강의시간과 강의실 외에는 별도로 정해진 바가 없었고, 피고인으로부터 출·퇴근 시간 위반을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적도 없었으며, 근태관리를 받지도 않았다.

라)

위 비율제 약정을 한 이후 고소인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는 정액 급여는 없었으며, 고소인은 자신이 강의하는 수업의 수강생이 없으면 전혀 수입을 올릴 수 없는 구조였다.

마)

고소인은 2011. 3. 1.부터 2017. 2. 28.까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인을 상대로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2020. 4. 29. 고소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이 법원 2017가단107387, 이 법원 2019나51090, 대법원 2020다204070 사건).

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소인이 2014. 7.경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수령한 돈의 성격은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수령한 임금이 아니라 피고인의 시설 등을 이용하여 올린 사업소득을 정산하여 받은 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고소인에게 지급할 수입에서 고소인에게만 해당하는 국민연금 기여금 이상을 공제하더라도 이것이 구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2항 제1호에 위반되는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가)

피고인의 학원에서는 고소인 외 다른 강사 2명도 피고인과 비율제 약정을 하였는데, 피고인과 고소인, 비율제 약정을 한 다른 강사 2명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C어학원과 I학원 전체에 부과되는 4대 보험료를 균등하게 부담하기로 합의하였다.

나)

따라서 고소인의 임금에서 공제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실제 공제액에는 국민연금 기여금 및 부담금 상당액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고용보험료, 산재보험료의 총 합계액 중 1/4에 해당하는 금액도 포함되어 있어 위 공제액이 단순히 국민연금 기여금 명목으로만 공제된 것은 아니다.

다)

한편 피고인 및 고소인 등 비율제 약정을 한 강사들이 균등하게 부담하기로 한 4대 보험료 총액에는 실제 피고인 학원의 근로자인 사람들에 대한 부담금 등도 포함되어 있다.

피고인이 고소인의 수업에 관한 수강료에서 수령하는 돈의 성격, 고소인과 피고인 학원의 다른 근로자들의 관계에 따라, 2014. 7.경부터는 고소인을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인적·물적 설비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1인 개인사업자로 볼 수도 있고, 피고인과 함께 다른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학원의 일부(자신의 수업에 관한 부분)를 공동 운영하는 공동사용자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

고소인이 국민연금 등에 피고인 학원의 사업장가입자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나, 고소인을 1인 개인사업자로 볼 경우 이는 4대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하여 근로자로 가장하여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이거나, 피고인 학원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피고인과 같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국민연금의 사업장가입자로서의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고소인이 실질적으로 1인 개인사업자라면 고소인은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여야 하고 사업장가입자가 될 수 없으므로, 애초에 피고인이 고소인으로부터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할 기여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고소인을 피고인과 같은 공동 사용자로 볼 경우 고소인은 국민연금법 제90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인과 연대하여 피고인이 개설한 학원에 부과된 연금보험료와 그에 따른 징수금을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고소인이 자신의 국민연금 부분에만 해당하는 기여금 상당액 이상을 피고인과 함께 부담한다고 하여 이것이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한편 피고인을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2조 제4호 단서 나목에 규정한 근로자로 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피고인의 1개월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피고인의 1개월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이라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5)

국민연금법 제8조 제1항, 동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1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의 근로자와 사용자는 당연히 사업장가입자가 된다. 그런데 피고인이 사용자가 아니라면 근로자인 사업장가입자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법 제3조 제1항 제1호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한 근로자의 정의에는 큰 차이가 없는바, 고소인을 근로자로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제2의 다.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는 않는다.

판사 이용균(재판장) 김구년 곽희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