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1. 12. 16. 선고 2021노190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D에 대한 임금 지급 내역, 운행 차량에 대한 유가보조금의 지급내역 등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의 사용자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2.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이 적어도 2015. 7.경까지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1)

2014. 7.부터 2015. 3.경까지

①

D은 2014. 4.부터 월 250만 원의 급여를 받고 F가 운영하는 E의 직원으로 일하다가, E의 지시에 따라 2014. 7.경부터 C에서 일하였다.

②

F는 원심 법정에서 ‘2014. 7.부터 D이 C(피고인)의 일을 맡아서 하기는 하였으나, 2014. 4.초경부터 2015. 11.경까지 D의 사용자는 E(F)였다. C는 D이 일해서 들어오는 돈 중, D의 급여 250만 원과 E가 C에 지급할 관리료 3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E에 지급하였다. E는 이 돈으로 D이 운행한 차량의 유류비, 보험료, 환경개선부담금, 자동차세 등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였다. E에서 차량이 부족할 때에는 D에게도 E 일을 주었고, 그 대금은 C가 아니라 E에 입금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③

2014. 4.초경부터 2015. 3.경까지 D은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에 주유를 C가 아니라 E가 거래하는 주유소에서 하였다.

2)

2015. 3. 이후

①

D은 2015. 3.경 피고인을 비롯한 지인들로부터 “월급쟁이로만 일하지 말고 차량을 불하받아 직접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를 받았다. 한편 D이 C에 오기 전부터 C에서 차량을 운행한 G는 원심 법정에서, “C에 있을 때, D에 대하여는 모르겠으나 (차량을 보유한) 개인사업자들끼리 뭉쳐서 일을 했고, 일을 알선받고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C에 월 30만 원을 냈다”라고 진술했다. 위와 같은 권유를 받고, D은 2015. 3. 25.(차량번호 1 생략) 차량에 관하여 주식회사 H과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의 관리를 위한 위 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6.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그리고 2015. 4. 2. 위 차량에 대한 자동차등록원부 특기사항란에 D이 주식회사 H과 현물출자한 위수탁계약 차량이라는 기재가 이루어졌다. 또한 위 차량에 주유한 것과 관련하여, 2015. 3. 25.까지는 I 명의로 (피고인은 I 명의로 차량을 보유하였다고 한다) 유가보조금이 지급되었으나, D이 사업자등록을 한 2015. 3. 26.부터는 유가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②

피고인은 위 주장과 관련하여, 당시 D과의 정산을 위한 내역서(증거목록 순번 8, 증 제3, 4호)를 작성하였다고 한다. 내역서에는 매월 D이 차량을 운행하여 발생한 수입금과, 여기에서 D에게 지급하는 300만 원, C에서 받을 운영비 30만 원, 자동차보험료, 차량위탁관리료 등을 뺀 나머지 돈을 적립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피고인은 이렇게 적립된 돈을 차량 매매대금에 충당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역서에는 D이 영업활동을 하여 따온 일이나 D이 직접 수금한 돈은 정산대상에서 제외하여 D의 몫으로 두고 있다. 만약 피고인이 D의 사용자라면 이런 방식의 정산을 할 이유가 없다(C에서 운영비 30만 원을 받거나, D이 영업활동을 하여 따온 일이나 직접 수금한 돈을 D의 몫으로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내역서에 기재된 개별 거래내역이나 D이 직접 현금으로 수금한 내역 등이 D이 작성한 장부와 부합하여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 반면 D의 진술 외에 이를 탄핵할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③

D은 피고인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고용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위 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를 말하며(제2조 제1호), 위 법에서의 ‘급여’란 퇴직급여제도나 제25조에 따른 개인형퇴직연금제도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연금 또는 일시금을 말한다(제2조 제5호).

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제8조 제1항).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36285 판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같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가)

2014. 7.부터 2015. 3.경까지

①

피고인은 2014. 3.경 카고크레인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강원도 원주에 방문하였는데, 당시 D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2014. 4.경부터 D은 피고인의 소개로 경남 진주에서 F가 운영하는 ‘E’에서 크레인 운전기사로 일하기 시작하였다.

②

2014. 7.경 C는 일이 많은데 가용차량이 적은 관계로 피고인(C)과 F(E)는 E 소속 차량 중 D이 운전하는 차량(11톤 크레인, (차량번호 2 생략))으로 하여금 E의 일뿐만 아니라 C의 일을 받아서 할 수 있도록 합의하였다. C가 거래처로부터 크레인차량 이용대금을 받으면, C는 해당 대금에서 E가 D에게 지급해야 하는 250만 원의 급여 및 E가 C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관리비 3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를 모두 E에 송금하였다. 한편, D의 급여인 250만 원은 E와 D 사이에서 합의된 금액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E는 C로부터 받은 대금으로 D이 운행하던 차량의 유류대, 보험료, 환경개선부담금 등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였다.

③

F는 원심 법정에서 “2014. 4.경부터 2015. 3.경까지 11개월간 E가 D을 근로자로서 고용하였다”고 진술하였고, E의 운영 형태에 관하여 “주로 운전기사를 ‘고용’하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④

E(F)가 피고인을 통하여 D을 근로자로서 고용하게 된 경위, D이 위 기간 동안 C의 일을 처리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E의 근로자로서 E의 일도 받아서 하고 있었던 점, 비록 C가 D에 대한 급여를 직접 송금하는 형태로 월급이 지급되기는 하였으나, E가 D이 운행하는 차량의 공과금 등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던 점, F의 위와 같은 진술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은 2014. 7.경부터 2015. 3.경까지는 피고인이 아닌 F의 근로자로서 고용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나)

2015. 3.경 이후

①

피고인은 2015. 3. 25.경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에 관하여 주식회사 H과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의 관리를 위한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6.경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위 계약서에는 D이 주식회사 H에게 매월 관리비 22만 원(부가세포함)을 운영관리권 위탁의 대가로 납부해야 하고(제6조), D은 차량 인수 후 고장, 수리, 주유, 제세공과금, 보험료 등 차량관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제6조 제1항)으로 기재되어 있다.

②

위와 같은 차량 구매와 위수탁관리계약 경위에 관하여 D은 원심 법정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월급쟁이로만 일하지 말고 차량을 불하받아서 직접 사업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는데, 피고인이 ‘여기가 고향도 아니고 멀리서 왔으니까 먹고 살도록 외상으로 차량을 이전해 줄 테니 차량대금은 일해서 갚으면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였고, 이어서 “피고인이 하도 ‘일단 할 생각이 있으면 니 앞으로서 해서 한 번 차를 만들어 놔 보자’고 해서 내 앞으로 사업자를 했습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③

피고인은 D이 피고인으로부터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을 4,000만 원에 매수하면서 그 대금을 외상으로 지급하기로 하였고, D이 C의 알선으로 일한 운임 중 보험료, 관리비, 차량매수대금 등을 공제하고 남은 300만 원을 매달 D에게 지급하였는데, D이 위 차량이 노후화되었으므로 이를 팔고 다른 차를 사는 것으로 하자고 부탁하여, 피고인이 2015. 5.말경 D이 운행하는 차량을 바꿔주었다고(차량번호 2 생략) 주장한다. 한편, 피고인의 처인 O는 위 기간 당시 C 사무실에서 장부 정리 및 경리 일을 하였고, D에 대한 2015. 4.~5. 운임내역서도 작성하였다. 위 운임내역서는 거래처로부터 C에 지급된 운임 중 D에게 지급할 운임을 산정하기 위해 통상적인 업무수행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고, 사후에 작성되었다거나 임의로 가필이 되었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으므로,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운임내역서에는 C가 거래처로부터 받은 운임대금 중 피고인으로부터 수령하기로 한 보험금(2015. 4. 내역서), 관리비 30만 원 및 ’차량대금 이자‘ 명목으로 60만 원이 공제되고 나머지 대금 중 3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그 내용은 피고인의 주장에 상당 부분 부합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은 외상으로 구매한 차량을 운전하여 받는 운임을 C를 통하여 지급받되, 300만 원을 초과한 운임 중 일부를 차량매매대금으로 충당하기로 합의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④

또한 위 운임내역서에는 D이 영업활동을 하여 가져온 일의 운임과 D이 직접 수금한 돈은 별도로 D의 몫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D이 제출한 업무일지와 D의 은행계좌거래내역 등에 의하면, D은 자신이 일을 한 거래처로부터 직접 대금을 지급받기도 하고, 차량의 수리비 등의 비용을 직접 지급하기도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은 개인사업자로서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고 볼 여지가 크다.

⑤

D은 “비가 오는 날에는 출근하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진술하고 있고, C에서 일했던 G는 “C는 개인사업자들끼리 뭉쳐서 있었는데, 개인사업자들에게 일거리 알선해주고, 일한 대금 받아주고, 쉴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을 제공해준다. 피고인이 일을 주어도 안할 수 있고,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내가 일한 만큼만 돈을 받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위 진술들에 비추어 보면, D이 C에서 일을 배분받으면,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이를 거절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거절로 인하여 C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D이 직접 자신이 운행하는 차량의 키를 관리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D이 퇴근한 이후에는 D이 운행하는 차량을 다른 운전기사가 운행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D의 근무시간과 장소 및 업무 내용을 정하고 D이 이에 구속을 받았으며,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 등 업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D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⑥

D이 (차량번호 1 생략)에 관한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이후 위 차량에 대한 유가보조금을 수령한 내역은 없으나, 위 차량에 관한 유가보조금은 2015. 3. 26.까지 I 명의(피고인은 I 명의로 위 차량을 보유하였다고 한다)로 지급되고 있었는데, D이 사업자등록을 한 때인 2015. 3. 26.부터 위 차량을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으로 바꾸기 전인 2015. 5.말경 사이에 피고인이 위 차량에 대한 유가보조금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⑦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D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차량번호 1 생략)를 운행하던 2015. 3. 26.부터 피고인 스스로 D이 일당제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고 시인하는 2015. 7.경까지는 D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열(재판장) 김기풍 장재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