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8. 22. 선고 2022나5963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피고가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에서 제출한 증거들과 이 법원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 제2항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이하에서 사용하는 약어는 제1심판결과 같다).

2.

추가하는 부분

가.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 · 증명하여야 한다.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강행법규로서의 취지와 규범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위 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로 단지 형식적으로 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나.

①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 시행되자, 피고는 약 2개월 후인 2010. 9. 6. 이 사건 노동조합과 1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37.5%를 줄여 5시간으로 정하는 내용의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고, 그 효력을 2010. 7.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하였다. 2010년 임금협정에 따른 비교대상 임금에 종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은 2010년의 법정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므로, 피고로서는 2010년에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았다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피고는 최저임금이 계속 상승하자 2014년에 이르러 임금을 월 442,292원으로 변경하면서 최저임금의 상승에 맞추어 임금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법원 증인 G는 2010년도에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인 이유는 소정근로시간이 8시간이 되면 최저임금을 맞추지 못해서 노동조합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줄였고, 1일 사납금 128,000원을 납입하기 위해서 하루 12시간 정도 근무를 해야 하며, 소정근로시간이 5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이와 다르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2010년 임금협정으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③ 피고의 주장처럼 사납금 인상 제한과 소정근로시간단축을 근로자 측이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은 최저임금법 적용의 회피 목적과 아울러 실제 근로시간과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이 자발적으로 피고와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때문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④ 그렇다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함이 없음에도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로 보아야 한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모두 이유 없다. ① 2010년 임금협정이 체결될 무렵부터 창원시에서는 택시호출 서비스의 정착 및 확대, 통합창원시의 출범, 창원시 고속철도시대 개막 등으로 택시의 수요가 증가하고 택시요금이 인상되어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실질적인 변경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를 반영한 것으로 유효하다. ② 2006년 단체협약이나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8시간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여 무효이다. ③ 원고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정함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실제 근무시간이 8시간에 이른다는 점을 원고들이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위 8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할 수 없다. ④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인다면, 피고는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거나 그 존립이 위태롭게 되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사적자치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

1)

① 주장에 대한 판단

택시호출 서비스의 정착 및 확대, 택시요금의 인상 등은 택시운전근로자가사납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 또는 영업시간의 감소와 관계될 뿐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 감소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그러한 사정이 곧 실제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앞에서 본 것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비율 및 급격성 등을 고려하면, 설령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근로시간과 근무형태의 변경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부합할 만큼 실질적인 변경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2010년 임금협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일에 맞추어 효력이 발생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실질적인 동기나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②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제58조 제1항 본문). 택시운전근로자인 원고들은 피고 소유 택시를 운전하고 있기는 하나 피고 사업장 밖에서 근로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운행기록장치나 택시요금미터 등이 설치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어려운 택시 운행 근무의 특성상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위 규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06년 단체협약과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1일 8시간은 근로기준법상 1일 기준근로시간 8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것으로, 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달리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③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제1심 판결문 제10면 "나.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에서 본 것과 같다.

나)

나아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200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은 유효하고,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게 된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일에 소정근로시간 상당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자신들의 근로시간을 증명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④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만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참조).

나)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전에 확정이 어려운 가변적인 임금이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액이 불안정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정액사납금제에서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 택시운전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문제점도 있었다. 반면 택시운전근로자의 초과운송수입금이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고정급 금액이 최저임금에 현저하게 미달하여도 최저임금법에는 저촉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저임금 구조를 장기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왔다. 이에 최저임금법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를 보다 예측 가능한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임금으로 한정하기 위해 이 사건 특례조항이 도입된 것이다. 즉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위와 같은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고, 이러한 입법취지를 개별적인 합의를 통해 잠탈할 수 없으므로, 이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사적 자치에만 맡겨둘 수 없는 영역이다.

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가 되면 피고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인 원고들은 위 합의 당시 예상하지 않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를 하여 초래한 불가피한 결과이다.

라)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청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구민경(재판장) 이장욱 이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