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6. 20. 선고 2022나69459 판결

2022

주문

1.

이 법원에서 감축된 본소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4,507,38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15.

부터 2024. 6.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중 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02. 10. 1.부터 김해시 C 소재 D치과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진료실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8. 3. 31. 퇴직하였다.

나.

피고는 2009. 9. 15. E, F과 사이에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영업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2009. 10. 1.부터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다.

피고는 2009. 10. 1.부터 소속 직원들의 퇴직금에 대하여 중소기업은행을 퇴직연금사업자로 하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퇴직 당시까지 원고의 퇴직연금 계정에 적립한 금액은 26,340,770원이고 미납 금액은 6,554,064원이다.

라.

원고는 2018. 4. 13.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1,2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마.

한편 원고의 2018. 1. 1.부터 2018. 3. 31.까지(90일) 총 급여는 12,827,100원(= 4,275,700원 × 3개월)이고 1일 평균임금은 142,523.34원(= 12,827,100원 ÷ 90일)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9, 11호증의 각 전부 또는 일부 기재, 제1심 법원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02. 10. 1.부터 2009. 9. 30.까지 퇴직금 29,953,320원(= 1일 평균임금 142,523.34원 × 30일 × 2,557일/365일, 10원 미만 버림)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상품 가입 기간인 2009. 10. 1.부터 2018. 3. 31.까지의 미지급 퇴직금 6,554,064원의 합계에서 기지급 퇴직금 1,200만 원을 공제한 24,507,384원(= 29,953,320원 + 6,554,064원 – 1,2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18. 4. 15.부터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4. 6. 2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①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하기 전 기간인 2002. 10. 1.부터 2009. 9. 30.까지의 퇴직금에 대하여는 영업양도인인 E 등과 원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원고는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②

설령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E 등 사이에는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있었고, E 등이 원고에게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해 왔으므로 원고는 해당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설령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15,700,441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예비적으로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에서 양도인의 퇴직금 채무를 승계하지 않기로 하였고, 이 사건 병원의 기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 당시 퇴직하면서 E 등으로부터 퇴직금을 모두 지급받았으며 피고와는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④

원고가 퇴직금 중간 정산의 합의의 유효성 등에 대하여 20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야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 여부에 관한 판단

1)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연수는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지만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요건인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개별성, 자의성에 근거한 것임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하기 전에 작성된 원고의 2009. 3. 2.자 연봉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 위 계약서 일부에 “퇴직적립금”란 기재가 있기는 하다.

제3조(임금)

②

총 계약 연봉금액: 4,563만 원, 급여(월) 2,761,000원, 퇴직적립 금(월) 238,890원

제4조(지급방법 및 시기)

①

연차수당 및 퇴직금중간정산은 1년 이상 근무한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

③

총연봉(기본금, 상여금 및 제수당) 금액을 12등분하여 매 월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

④

퇴직금은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에 준한다.

그러나 앞서 설시한 증거와 갑 제3, 4호증, 을 제15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2009. 3. 2.자 연봉계약서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1년 이상 근무한 자에 한해 가능하다는 일반적인 조건이 기재된 이외에 원고가 퇴직적립금 상당액을 미리 정산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는 점에 대한 명시적인 기재가 전혀 없는 점, ② 한편, 위 연봉계약서상 급여와 퇴직적립금의 합계액은 약 300만 원으로, 이는 총 연봉 4,563만 원을 12개월로 나눈 약 380만 원보다 크게 적어 위 380만 원에서 300만 원을 제한 금액에 세금 또는 퇴직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위 퇴직적립금란 기재만으로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거나 위 돈이 퇴직금임을 전제로 향후 퇴직금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는 것은 원고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한 후 원고와 2010년에 체결한 연봉계약서상 원고의 연봉은 4,600만 원으로 위 2009년도 연봉계약서상 연봉과 크게 변동이 없는데,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0년도 원고의 월 급여는 약 383만 원이고 그중 피고가 적립하여야 하는 월 퇴직연금은 319,444원으로 2009년도 연봉계약서상 “퇴직적립금”란 기재 금액과 차이가 나는 점, ④ 결국 위 2009. 3. 2.자 연봉계약서는 원고가 실제 수령하는 금액을 300만 원으로 산정하는 것이 주된 취지로서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급여와 퇴직적립금란에 단지 이를 비율로 나누어 기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 ⑤ E 등은 원고의 기업은행 계좌에 “퇴직적립금”란 기재 금액인 위 238,890원을 퇴직적립금 명목뿐만 아니라 월 급여 명목으로도 송금한 적이 있는 점, ⑥ 원고가 위 “퇴직적립금”란 기재 금액을 일정 기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중간 정산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위 “퇴직적립금”란 기재 금액을 급여와 명백하게 구별되는 퇴직금으로 인지하고서 개별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실질적인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 여부 및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1)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전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E 등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고, 역시 앞서 나.항에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E 등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E 등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 및 상계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라.

퇴직금 지급의무의 승계 여부에 관한 판단

1)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등 참조).

기업의 인적·물적 조직이 흡수·통합되거나 조직변경을 거친다 하더라도 그 기업 자체가 폐지됨이 없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존속되고 있는 한, 이는 경영주체의 변경에 불과하여 근로관계는 새로운 경영주에게 승계되고, 이와 같이 근로관계가 포괄승계됨에 있어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았다면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9. 6. 11. 선고 98다18353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으로 E, F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의 영업 일체를 양수하였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의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 이 사건 양도양수계약 당시 자의에 의하여 퇴직하였다가 재입사한 것이라거나, 원고가 E 등으로부터 퇴직금 등을 모두 지급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다68941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 유효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에게 어떠한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피고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는, 설령 원고와 E 등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없었고 그 사이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2002. 10. 1.부터 2009. 9. 30.까지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15,700,441원은 부당이득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예비적 반소로서 원고에게 그 반환을 구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과 같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제3의 다.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는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감축된 본소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미(재판장) 박애경 김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