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10. 17.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2. 10.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3,893,750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환경미화사업 및 쓰레기수집운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9. 12. 5. 피고에 입사하여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2. 5. 9. 쓰레기를 차에 싣던 중 허리와 왼쪽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껴 작업을 중단하고 조퇴하였다. 원고는 2022. 5. 10. C신경외과의원에서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척추증, 요천부, 요추 및 골반부의 염좌 및 긴장, 척추협착, 요천부, 요추부 추간판변성’을 진단받았고, 2022. 5. 18. 피고에게 ‘신청사유: 몸이 아파서 장기요양이 필요함. 신청기간: 2022. 5. 18. ~ 2022. 6. 17.’로 하여 휴직계를 제출하였으며, 피고는 위 휴직을 승인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2. 5. 18.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2. 5. 26. D병원에서 추간판 탈출증 및 파열로 추간판 절제술(요추 5번 및 천추 1번)을 받았다.
원고는 2022. 6. 3. 근로복지공단에 원고의 추간판 탈출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22. 6. 15.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하여 ‘소속 근로자 원고의 요양급여신청서상 재해경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로 불인정한다. 추간판 탈출증의 원인으로는 성별, 연령, 병력, 체중 등과 운동, 취미생활, 평소의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있다. 또한 근골계질병은 퇴행서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단순히 업무상 차량탑승과 하차를 반복하는 행동이 무리한 근력사용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업무와 신청상병 간인과관계가 낮다고 판단된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근로복지공단 경남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2. 8. 24. ‘신청인(원고)은 2019년 12월부터 신청 상병 발병일까지 약 2년 5개월 간 생활폐기물 수거 작업에 종사하였으며, 상차 작업에서 쓰레기 봉투를 집어 차량에 투척하는 과정에서 중량물 취급과 허리의 굴곡 · 비틀림이 야기되는 부적절한 자세가 확인되나 요추부 부담 작업 종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으로, 신청 상병의 일반적인 발병 경과와 직업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업무와의 인과관계는 낮으며 개인적인 요인으로 발병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가 신청한 상병인 「요추 제5-천추1번 추간판 탈출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불인정된다.’고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근로복지공단 창원지사장은 2022. 8. 26. 위 위원회의 판단을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를 치료한 D병원 담당의 E은, 원고에 대하여 2022. 6. 13.경 ‘현재 통증이 없는 상태로 근무에 지장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상기 소견은 신경외과적 측면에 국한되며 추후 재평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소견서(이하 ‘이 사건 제1 소견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위 담당의는 2022. 6. 14.경 ‘보조기 착용 후 간단한 업무가능 할 것으로 사료됨. 향후 경과에 따라 상기진단 내용의 변동이 발생할 수 있음.’이라는 소견서(이하 ‘이 사건 제2 소견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2022. 6. 20.경 ’시술일로부터 1개월간 안정가료 요함. 향후 경과에 따라 상기진단 내용의 변동이 발생할 수 있음’라는 내용의 소견서(이하 ‘이 사건 제3 소견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위 담당의는 2022. 9. 5.경 ‘현재 통증이 없는 상태로 근무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상기 소견은 신경외과적 측면에 국한되며 추후 재평가될 수 있습니다.’는 라는 소견서(이하 ‘이 사건 제4 소견서’라 하고, 위 소견서를 통틀어서 ‘이 사건 각 소견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22. 9. 2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원고는 2022. 5. 18. 몸이 안좋아 장기요양으로 한달간 휴직계를 제출하였으나 몸이 나아지지 않아 연차를 다 사용하였고 휴직기간 중 산재 신청을 하였다. 하지만 산재는 불승인이 되었고, 불승인 후 바로 복귀하지 않았으며 회사(피고)에서 복귀요청을 하였고, 일할 의사를 물었으나 정상적인 업무는 힘들고 힘이 들지 않은 일은 가능하다고 하였다. 업무 특성상 환경미화원 일은 계속 움직여야 하는 일이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상태로는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판단, 2022. 5. 18.부터 현재까지 미출근 상태이며 현 건강상태로는 계속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해고한다.’라는 징계사유로 ‘취업규칙 제54조 제2항 제3, 4호, 제56조 제4호, 제8호, 제50조 제2항, 제51조 제1항, 제2항’을 근거로 하고, 2022. 9. 24.를 해고시기로 정하여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다. 그리고 피고의 인사담당부장 F은 2022. 10. 17. 원고에게 위 내용이 기재된 징계회의록을 첨부하여 카카오톡 메시지로 해고사실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3. 3. 3.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23구단185호로 이 사건 불승인 결정에 관하여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24. 1. 16. 2회 쌍방 불출석으로 취하간주되었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5,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해고일 이후 복직 시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위자료 5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쓰레기 등 상하차작업을 하다가 다쳐 치료를 받았고, 산재보험에 따른 요양급여 신청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출근하지 않기로 피고와 합의한 것이므로 원고가 휴직기간 경과 후 즉시 복귀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을 받은 후 원고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제4 소견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기존 소견서와 내용이 다르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다시 구체적 소견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하면서 권고사직을 유도하였고, 원고가 권고사직을 하지 않을 경우 원고를 해고할 태세를 보였다. 그러나 원고는 사직할 의사가 없었고, 환경미화원 근무가 불가능할 정도의 신체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 회복 중이었으므로, 회복기간이라도 신체부담이 덜한 재활용 선별장 업무에 배차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한 채 원고를 해고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22. 10. 4. 해고사유 및 시기를 내용증명 우편을 통하여 통지하였는데 폐문부재로 반송되자, 2022. 10. 17.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징계회의록을 첨부하여 발송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1개월의 휴직기간이 만료된 후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을 통보받고도 바로 복귀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취업규칙 제54조 제2항 제3호에 따른 당연퇴직사유이다. 이후에도 원고는 계속 결근하였으므로 취업규칙 제56조 제4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하고, 원고는 수술 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는 등 신체장애로 환경미화원의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취업규칙 제54조 제2항 제4호의 당연퇴직사유, 제56조 제8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무효인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나중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 해고통지서 등 명칭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서면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6103 판결 참조).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전자문서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참조).
한편, 서면을 사진으로 찍어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전송하는 경우 그 사진 등 영상은 촬영기기의 성능, 촬영 환경 등 정보처리시스템의 생성방식에 따라 그 영상의 해상도, 전사 범위 등이 달라지고, 휴대폰 등 수신매체의 성능에 따라서도 해상도 등이 달라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신저 프로그램의 기능에 따라 화면 크기나 저장기간, 지속성 등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전송한 사진을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으로 볼 수 있는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서면 통지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은 전자적 방식을 취할 필요성이 있는지, 그 사진이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지, 근로자가 그 사진을 별다른 장애 없이 수신하여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지장이 없었는지, 회사의 업무 관행, 해고 전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통지를 하면서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가 기재된 징계회의록을 사진으로 찍어 카카오톡 메시지로 이를 전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앞서 본 기초사실, 을 제8호증의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22. 10. 4. 원고에게 해고통보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폐문부재로 반송된 점, 원고는 2022. 5. 18.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징계위원회에 출석을 요구받고도 불참하였던 상황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할 다른 수단을 찾기 어려웠던 점, 피고의 인사담당부장 F은 징계회의록(갑 제1호증)을 사진으로 찍어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이를 전송하였는데, 원고는 2022. 10. 17. 이를 수신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위와 같이 전송된 징계회의록(갑 제1호증)의 내용이 선명하고, 해고의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원고가 이에 대하여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비록 위 징계회의록에 피고 대표이사의 서명이나 날인은 되어 있지 않으나, 이를 통지한 F이 인사담당부장으로서 피고의 위임을 받아 통지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사용자에 의한 해고의사는 충분히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나아가 징계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참조).
원고가 휴직기간 만료 이후 출근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
피고의 취업규칙상 휴직기간은 1개월이고, 원고가 그 기간이 만료된 후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2, 4, 8,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알 수 있다.
원고가 휴직을 신청할 당시 피고의 인사담당부장 F은 원고에게 산재보험에 의한 요양급여 신청을 권유하였고, 원고는 수술을 받은 후 2022. 6. 3.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 그 무렵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제2, 3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자 피고는 원고의 요양급여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출근을 보류해준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고에게 출근 요구를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2. 8. 31.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을 통지받았고, 2022. 9. 2. 회사로 오라는 F의 연락을 받고 2022. 9. 3. 피고 사업장에서 F을 만났다. F은 원고에게 근무를 계속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 소견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제4 소견서를 발급받아 같은 달 5. F에게 교부하였으나, F은 기존에 제출받은 이 사건 제2 소견서 내용과 다르다는 이유로 ‘환경미화원으로서 업무가 가능한지 여부’가 기재된 소견서를 받아오라고 다시 요구하였다.
F은 그 무렵 원고에게 ‘원고가 그동안 출근하지 않았고 몸상태도 근무하기 어려우므로 해고사유가 충분하고 해고보다는 권고사직이 더 나을 것이니 권고사직을 생각해보라’고 말하였다. 원고가 아버지와 상의하겠다고 말한 후 연락이 없자 F은 2022. 9. 22. 다시 원고를 불렀고, 원고는 권고사직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재활용 선별장 업무를 시켜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F은 이를 거절하면서 사직하지 않으면 해고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이 있기 전까지 원고는 피고의 동의를 받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 원고가 무단결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불승인 결정을 통지받고 2022. 9. 1. 및 2022. 9. 2. 이틀간 출근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틀에 불과하여 취업규칙 제56조 제4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을 의사로 연락을 한 것이 아니라 의사 소견서의 제출을 거듭 요구하고, 권고사직을 유도하면서 사직서를 제출받고자 하였으므로, 원고가 2022. 9. 3.부터 출근하여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휴직기간 만료 후 출근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한 해고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신체장애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이유로 한 해고의 정당성
근로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신체 장해로 인하여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그 정당성은 근로자가 신체 장해를 입게 된 경위 및 그 사고가 사용자의 귀책사유 또는 업무상 부상으로 인한 것인지의 여부, 근로자의 치료기간 및 치료 종결 후 노동능력 상실의 정도, 근로자가 사고를 당할 당시 담당하고 있던 업무의 성격과 내용, 근로자가 그 잔존노동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업무의 존부 및 그 내용, 사용자로서도 신체 장해를 입은 근로자의 순조로운 직장 복귀를 위하여 담당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배려를 하였는지 여부, 사용자의 배려에 의하여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된 근로자의 적응노력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5다45934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7, 11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신체장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각 소견서 모두 원고의 신체활동이나 근무에 장애가 초래된다는 내용이 없고, 원고가 2022. 9. 5. 피고에게 마지막으로 제출한 이 사건 제4 소견서에는 비록 환경미화원의 업무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현재 통증이 없는 상태로 근무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피고 사업장에서 쓰레기 상차 작업을 하다가 허리와 다리 통증을 느껴 진료를 받고 추간판 절제술을 시행받았다. 비록 원고가 산재신청에 대한 불승인 결정을 받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며 담당해 온 쓰레기 상하차 작업이 위 발병이나 증상의 악화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는 원고에게 산재신청을 권유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위와 같은 소견서를 발급받아 피고에게 제출한 점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분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고는 수술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으므로, 신체부담이 덜한 재활용 선별장 업무 배치를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실제로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상해를 입은 경우 일정 기간 재활용 선별장 업무로 배치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원고에 대한 일시적인 업무조정 역시 불가능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데도 피고는 이러한 조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해고를 예정하면서 권고사직을 유도하는 등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고자 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무효이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고, 해고된 근로자인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미지급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해고 시부터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전 피고로부터 월 3,893,750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인 2022. 10. 1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3,893,75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는 않지만, 원고가 수술 및 치료를 이유로 상당한 기간 출근을 하지 않은 점,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산재 불승인 결정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오로지 원고를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해고사유를 만들어 해고하였다거나, 이 사건 해고가 해고권의 남용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