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2. 4. 14. 진주시 B건물 지하 1층에서 'C'이라는 상호의 유흥주점을 개업하였다. 원고는 2012. 9. 3.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하였다.
원고는 2018년 6월분까지의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였고, 2018년 7월, 8월, 9월분 고용보험료는 납부하지 않았으며, 2018년 10월분 고용보험료는 그 납부기한인 2018.11. 12.에 납부하였다. 피고는 2018. 11. 30. 원고에게 고용보험료 3개월 연속 체납을 이유로 원고와의 보험관계가 2018. 7. 1.자로 소멸되었음을 통지하였다[구 「고용보험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49조의2 제10항 참조. 위 소멸통지를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9. 5.경 피고 측에 전화를 하여서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문의를 하였는데, 당시 원고와 통화하였던 담당자는 고용보험료를 3개월 연속 체납한 경우 보험관계가 당연히 소멸된 것이라고 고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그동안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도중에 사업을 잠시 영위하지 못하게 되어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구제받을 길이 없는지를 문의하였으나, 피고의 위 담당자는 그와 같은 경우 구제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였다.
한편, 피고의 또다른 직원은 원고의 보험자격 상실을 전산에 입력하면서, 그 상
실일을 2018. 7. 1.로, 상실사유를 '자영업자 임의가입 탈퇴'로 기재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소멸사유로는 "18년 7월, 8월, 9월 3개월 연속하여 미납하여 직권소멸"이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9. 11. 14. 서울행정법원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6365). 위 소송 중 피고는, 고용보험료를 3개월 이상 체납하는 경우 법령에 따라 보험관계가 당연히 소멸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은 위와 같은 소멸을 알리는 사실의 통지일 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본안전항변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1. 3. 18. 이 사건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본 뒤 피고가 이 사건 처분에 앞서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므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항소되지 않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위와 같이 확정된 위 판결을 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위자료 청구 부분에 관하여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다음과 같이 위법한 행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8년 7월분부터 2018년 9월분까지의 고용보험료 부과통지서를 송달하지 않아 원고로 하여금 위 기간 동안의 고용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게 한 잘못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잘못이 있고,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되기까지 하였다.
피고는 2018년 7월부터 9월까지의 고용보험료 미납을 이유로 보험관계 소멸통지를 하면서, 그 불복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고, 피고의 직원 또한 이에 대해 불복할 수 없다는 취지로 잘못 안내한 잘못이 있다. 나아가, 원고가 임의로 탈퇴한 것이 아님에도 피고는 전산상 원고의 보험자격 상실 사유를 '임의가입 탈퇴'로 기재하였고, 보험관계소멸일시 또한 위 소멸이 통지된 2018. 11. 30.이 아니라 2018. 7. 1.로 기재한 잘못이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의 위법한 행위로 원고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2,302,13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고용보험료 납부통지서 미송달 관련
원고는 2018년 7월분부터 9월분까지의 고용보험료 납부통지서를 송달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조에 따라 고용보험료의 고지 및 수납 업무를 담당하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원고에게 2018년 7월, 8월, 9월분의 각 고용보험료 부과통지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위 고용보험료 부과통지를 받지 않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가 제출한 갑 제8, 9호증은 원고가 해당 월분 보험료를 미납하였음을 보여주는 자료일 뿐 원고가 그 고용보험료 부과통지서를 고지받지 못하였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처분이 절차상 위법으로 취소된 점 관련
행정절차상 권리의 성격이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이를 시정하여 절차를 다시 진행한 경우, 종국적으로 행정처분 단계까지 이르지 않거나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거나 철회한 경우, 행정소송을 통하여 처분이 취소되거나 처분의 무효를 확인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등에는 그 절차적 권리의 행사를 통하여 이루려고 하였던 목적이 실질적으로 달성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절차적 권리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은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5다221668 판결의 취지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처분이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행정소송을 통하여 취소됨으로써 원고에게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실질적으로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를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국가배상을 구할 수 없다(게다가, 당시 이 사건 처분이 행정소송법과 행정절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한 상태여서 피고가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에서 원고의 절차적 권리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직원들의 기타 행정적 처리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원고는 피고가 불복방법에 대해 고지하지 않았고, 원고의 보험관계 상실 사유 및 일시에 관하여 전산상으로 부정확한 입력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1호증의 1(이 사건 선행판결)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선행판결은 피고가 위와 같이 불복방법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음을 근거로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후 약 1년이 경과하여 제기된 소가 제소기간이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처럼 피고가 불복방법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나, 원고가 그 불복을 통한 소송에서 제소기간 도과 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입지 않은 이상 그로 인해 원고가 어떤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의 직원들이 원고의 보험관계 상실 사유 및 일시를 전산상 부정확하게 입력하였다는 사정만으로(실제로 피고의 직원이 입력한 사유 및 일시가 부정확하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원고에게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거나, 금전으로 위자할 만한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재산상 손해 청구 부분에 관하여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선행판결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이 취소됨에 따라 원고는 고용보험법 제44조 제2항 제3호, 동법 시행령 제65조 제6호에 따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피고는 이에 따라 실업급여를 지급할 때 2022년 개정 법령을 기준으로 실업급여를 산정하여 지급하였어야 하는데, 2018년에 시행되던 구 법령을 기준으로 실업급여를 산정하여 지급한 잘못이 있다.
2022년 시행 법령으로 계산한 실업급여는 2018년 시행 법령을 기준으로 계산한 실업급여보다 2,697,870원이 더 많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차액인 2,697,870원을 재산상 손해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고용보험법에 따른 실업급여의 금액을 잘못 계산하였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이지, 고용보험법에 따라 원고가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가 아니다(따라서 이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이 아니라 민사소송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고용보험법 제43조, 제44조, 제90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실업급여의 인정, 지급에 관한 사무는 피고(근로복지공단)가 아니라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원고 스스로도 직업안정기관에서 위와 같이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해 실업급여액을 결정하면서 2018년도 시행 법령을 적용할 것인지, 2022년도 시행 법령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위 실업급여 지급 여부 결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안정기관의 행위로 보일 뿐 피고가 이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즉,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 주장의 위법의 주체가 피고라고 보기 부족하므로, 피고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위자료 청구 및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위자료 청구 부분에 관한 원고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재산상 손해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정훈(재판장) 이장욱 이정현
각주1) 원고의 2025. 7. 10.자준비서면 13-14면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