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C'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로서, 2022. 3. 17.부터 2024. 4. 28.까지 원고를 위 음식점의 배달원으로 고용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5,887,846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범죄사실로 2024. 7. 26.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4고약1806)을 발령받아 그 무렵 위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5,887,84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사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4. 5.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10만 원씩을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대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요구에 따라 6회에 걸쳐 합계 220만 원을 퇴직금의 일부로서 지급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퇴직금 총 470만 원[= (10만 원 × 25개월) + 22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퇴직금에서 위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만약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위 470만 원이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는 원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분할 지급 합의는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그 외에 피고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퇴직금이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인정될 만한 아무런 주장 ·증명이 없다. 퇴직금 분할 지급 합의 또는 중간정산에 관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분할 약정의 기재가 없고,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과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구분하여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을 제3, 6,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아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으로 지급된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이 부분 상계항변도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하정훈(재판장) 이장욱 이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