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6. 7. 22. 선고 2025가단15145 판결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이고, 피고는 2010. 8. 2.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23. 7.경까지 기업지원연구직 근로자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공공연 연구인력 파견지원사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인력을 기술혁신형중소·중견기업의 부설연구소에 파견하여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과 기술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사업으로, 파견 재원은 정부지원금과 참여기업이 부담하는 기업부담금으로 구성되며, 연구기관이 참여기업과 기업지원계약을 체결해 자기 소속 연구인력을 한시적으로 파견하는 사업이다. 파견인력은 참여기업의 연구소에서 업무를 수행하지만, 고용관계는 원소속 연구기관과 유지된다.

다.

원고는 2020. 2. 1. 위 공공연 연구인력 파견지원사업에 따라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참여기업'이라 한다)와 기업지원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피고를 위 회사에 파견하였다. 위 기업지원계약은 2021. 3. 4. 종료되었고, 피고는 2021. 3. 5.자 인사발령으로 원고에 복귀하였다.

라.

피고는 2021. 2. 3. 부상을 입고, 2021. 2. 4. 질병명은 '좌측 요추의 염좌 및 긴장'이고,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으로 '수상 후 약 2주간의 안정가료가 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단, 미발견증 및 합병증시 재진단을 요합니다'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발급받은 다음, 2021. 2. 5. 원고의 담당 직원에게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 사용을 신청(이하 '이 사건 1차 병가신청'이라 한다)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피고는 2021. 2.16. 재진단을 받아 병명은 '상세불명의 경추간판장애, 요천부 척추협착, 골반부분 및 양측 넓적다리 상세불명의 관절염, 요추의 상세불명 부위의 폐쇄성 골절'이고, 향후 치료 의견으로 '진단일로부터 약 3주간의 안정가료를 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내용의 진단서를 발급받은 다음, 같은 날 원고의 담당 직원에게 위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 사용을 신청(이하 '이 사건 2차 병가신청'이라 하고, 이 사건 1차 및 2차 병가 신청을 통칭할 때에는 '이 사건 각 병가 신청'이라 한다)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한편, 원고의 담당자는 2021. 2. 16. 피고에게 '피고는 이 사건 참여기업에 파견 중이므로 그 회사의 내부규정에 따라 병가를 처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피고는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 이 사건 참여기업 및 원고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마.

원고는 2021. 8. 27.과 2021. 10. 8. 두 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이 사건 참여기업이 피고가 출근하지 않은 2021. 2. 1.부터 2021. 3. 4. 기간에 해당하는 기업지원수당을 원고에게 납부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기간에 해당하는 파견수당 및 기업지원수당 4,417,800원에 대하여 반환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였다.

바.

한편 원고는 2022. 8. 1.자로 피고의 근로계약 종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2022. 6.2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와의 재계약 여부를 심의한 후 2022. 7. 14.경 피고에게 2022. 8. 1.자로 고용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고 재계약을 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하였다면서, 재계약 불가 사유 6개 항을 기재한 '고용계약의 재계약 불가통보서'를 보냈고(이하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라 한다), 그 재계약 불가사유 중 제2항은 "2021. 2. 1.부터 같은 해 3. 3.까지 파견기업에 무단결근을 한 사실 및 동 기간의 기업지원수당을 반납하지 아니하고 있는 사실(연구원은 이에 대해 아직 법적인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고 있음)"이었다.

사.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카합50183호로 고용계약의 재계약 불가통보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2. 10. 12. 원고가 주장하는 재계약 불가사유 중 제2항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의 담당자에게 파견목표 조기 달성에 따른 복귀 요청을 하고 이후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를 신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피고가 위 기간에 원고나 이 사건 참여기업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무단결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등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에서 들고 있는 6개의 재계약 불가 사유는 피고에게 적용되는 기업지원연구직 운영요령상의 '지원인력 귀책사유로 기업지원 근무가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하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이하 '선행 가처분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2. 11. 2. 피고를 2022. 8. 2.자로 소급하여 복직시키고 2022. 11. 21. 피고에게 2022. 8. 2.부터 2022. 10. 31.까지의 급여 14,878,000원을 지급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7. 26. 피고가 선행 가처분결정에 따라 복직한 이후 8개월간의 기업탐색기간 동안 신규 파견기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기업탐색기간이 종료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면직통보(이하 '이 사건 면직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피고는 2023. 7. 27.자로 근로자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아.

한편 피고가 2023. 3. 28. 원고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가합401656호로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 및 이 사건 면직통보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2015. 1. 31.부터 2023. 11. 30.까지의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4. 2. 8. 판결을 선고하면서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서에 기재된 재계약 불가 사유 자체만으로 기업지원연구직 운영요령상의 '지원인력 귀책사유로 기업지원 근무가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무단결근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는 효력이 없으나, 이 사건 면직통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고,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수원고등법원 2024나15137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항소심에서도 위 각 쟁점에 대하여 동일한 취지로 판결(이하 '선행 확정판결'이라 한다)하였으며,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대법원 2025다213237호로 상고하였으나 2025. 9. 4.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1, 12, 14, 22, 23, 24, 25, 30, 35, 41, 5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는 선행 가처분결정 및 선행 확정판결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에서 2021. 2.1.부터 2021. 3. 4.까지의 임금을 피고에게 전부 지급하였다고 자인하였고,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가 법률적으로 무효라고 자인하였다. 그럼에도 무효로 자인한 해고사유와 동일한 사실관계 및 동일한 금원의 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본소는 신의성실의 원칙및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소권남용으로서 권리보호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2)

판단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속하는 이상 실체법상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소송의 제기에 대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하는 소권의 남용이라고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므405 판결 등 참조),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다62319, 6232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선행 확정판결의 소송물과 이 사건 본소의 소송물은 서로 다른 점, ②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는 주문에 포함된 소송물인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 대해서만 발생하는바, 선행 확정판결의 이유 중 무단결근에 관한 설시는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판시된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본소에 기판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원고가 선행 가처분결정 및 선행 확정판결에 이르는 절차에서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의 임금을 피고에게 전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수당의 지급 사실 자체에 관한 주장일 뿐이고, 이 사건 본소에서의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라는 주장은 그 급부에 대한 법률적 평가에 관한 것이므로, 양자가 논리필연적으로 모순된다거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선행 가처분결정 및 선행 확정판결에 이르는 일련의 절차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에서 반환을 구하는 돈에 관하여 다투지 않는다는 등의 정당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제기를 소권남용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본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공공연 연구인력 파견지원사업에 따라 피고를 이 사건 참여기업에 파견하였는데, 파견수당과 기업지원수당은 파견기업에 대한 정상적 근로 제공을 지급조건으로 한다. 그런데 피고의 병가신청은 이 사건 참여기업에게 하여야 하므로, 원고에게 한 이 사건 각 병가신청은 유효하지 않은바,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의 결근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피고가 파견기업에 무단결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원고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위 결근 기간 동안의 파견수당과 기업지원수당4,417,800원(이하 '이 사건 착오지급수당'이라 한다)을 착오로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바, 이는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설사 피고의 병가 사용이 유효하더라도 피고가 위 결근기간 동안 이 사건 참여기업에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 자체로 피고에게는 파견수당 및 기업지원수당을 구할 권원이 없는바, 이 사건 착오지급수당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2)

관련 법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피고가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 무단결근하였는지 여부

(1)

먼저 피고가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 무단결근하였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는 2021. 2. 3. 부상을 입고 그 다음날 진단서를 발급받은 다음, 2021. 2. 5. 원고의 담당 직원에게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 사용을 신청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2021. 2. 16.에도 병가 연장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이 사건 각 병가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원고와 이 사건 참여기업이 체결한 기업지원계약서(갑 제1호증)는 제18조 제1항에서 "계약기간 중의 지원인력에 대한 복무관리는 갑(이 사건 참여기업을 가리킨다)이 수행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제10조 제1항에서 "지원 인력의 소정근로시간은 갑의 내부규정을 따른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11조 제3항에서 "갑은 근로기준법 및 내부규정에 따라 지원인력에게 연월차, 휴가, 병가, 특별휴가, 경조휴가 등을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에 의하면, 파견기간 중 지원인력의 일상적인 복무관리와 휴가·병가의 부여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참여기업이 그 내부규정에 따라 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병가를 이 사건 참여기업에 신청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담당 직원에게 이메일로 신청한 것은 위 계약이 예정한 복무관리 절차에 부합하지 아니한 흠이 있다고 보인다.

(2)

그러나 다른 한편, 위 계약 제19조 제2항 제1호는 지원인력에 대한 근태관리점검을 원고와 주관기관이 월 단위로 시행하고 참여기업은 이에 협조하도록 정하고 있어 지원인력의 근태관리에 관한 권한이 원고를 배제한 채 이 사건 참여기업에게만 전적으로 귀속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계약 제5조 제1항은 "본 계약 제2조 제4호의 지원인력이 갑의 업무지시 및 복무관리를 받는다 하여도 갑과 지원인력과는 고용관계에 있지 아니하다"라고 정하여 참여기업과 지원인력 사이에 고용관계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사용자로서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인데, 피고가 이 사건 각 병가신청을 하면서 발송한 각 이메일의 내용과 첨부된 진단서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병가를 신청한 기간 동안 실제 부상으로 인하여 근로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고, 원고 역시 늦어도 피고의 병가 신청 이메일을 수신한 2021. 2. 5.경에는 그러한 사정을 알았다고 보임에도 피고에게 파견기업에 병가를 신청하라고 안내하였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착오지급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그대로 지급하였다. 또한 선행 가처분결정과 선행 확정판결에서도 2021. 2.1.부터 2021. 3. 4.까지의 피고의 결근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의 담당자에게 파견목표조기 달성에 따른 복귀 요청을 하고 이후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를 신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므로 피고가 위 기간에 원고나 이 사건 참여기업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무단결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피고가 무단결근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병가를 이 사건 참여기업이 아닌 원고에게 신청한 데에 절차상 흠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상병 상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결근을 아무런 정당한 사유 없는 무단결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러한흠은 복무관리 절차상의 문제에 그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병가 사용이 유효하더라도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사실 자체로 피고에게 수당 지급을 구할 권원이 없는지 여부

(1)

원고가 이 부분 주장의 근거로 드는 기업지원계약서 제12조 제1항에는"을(원고를 가리킨다)은 지원인력에 대해서 지침 및 을의 내부 규정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다. 이 때 갑(이 사건 참여기업을 가리킨다)에 대한 근로제공을 조건으로 하는 기업지원수당은 갑이 전액 부담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계약은 원고와 이 사건 참여기업 사이의 계약인바, 피고는 위 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므로 피고가 위 계약의 직접적인 규율대상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조항의 '갑에 대한 근로제공을 조건으로 하는'이라는 문언은 기업지원수당의 재원을 지원인력의 근로제공을 받는 참여기업이 부담한다는 비용부담 관계를 정한 것이라고 보일 뿐 지원인력이 기업지원수당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해당 기간 내내 휴가등으로 단절됨이 없이 근로제공을 계속하여야 한다는 의미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에 대한 임금 지급 기준은 같은 조항이 정한 원고의 지침 및 내부 규정, 즉 원고의 기업지원연구직 운영요령과 근로계약, 단체협약 등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파견기업에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의 수당 지급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2)

그런데 원고와 C노동조합이 체결한 공동단체협약(을 제13호증) 제91조에 의하면, "조합원이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하여 출근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연간 2개월의 범위 내에서 병가를 주며,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연장 신청할 경우에는 4개월을 연장할 수 있으며, 동 기간에 대해서는 평균임금의 100%를 지급한다"고 규정되어있는바, 병가 사용이 유효한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파견수당과 기업지원수당을 포함한 평균임금의 100%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착오지급수당의 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없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다.

3.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항변 요지

피고의 이 사건 반소는 '원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라는 것인 반면, 본소는 무단결근 기간에 피고에게 지급된 수당 4,417,800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이므로, 양 청구는 소송물이나 발생원인에 법률상·사실상 공통성이 없고 반소가 본소의 방어방법과도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반소는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단서의 관련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정신적 피해는 이미 2023. 7. 27. 발생하여 훨씬 이전부터 청구할 수 있었는데, 소액사건으로 진행되던 본소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2025. 10. 21. 에야 청구금액이 35,000,000원인 반소를 제기하였다. 그 결과 기존 변론기일이 추

정되고 진행되던 본소가 재배당되는 등 소송절차가 현저히 지연되었고, 피고에게 소송 지연의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반소는 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본문에도 반하여 부적법하다.

2)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반소의 청구원인 중 핵심적인 부분은 원고가 '2021. 2. 1.부터 2021. 3. 4.까지의 무단결근 및 기업지원수당 미반납'이라는 아직 법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사유를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의 사유로 삼았다는 것인바, 이는 이 사건 본소의 청구원인이 된 사실관계와 그 발생 원인을 같이한다. 또한 피고는 본소에 대한 방어방법으로 원고가 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모순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취지의 신의칙 위반 항변을 하고 있고, 반소 청구원인 중에도 같은 취지의 주장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소청구는 본소의 방어방법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반소 제기 후 사건이 재배당된 것은 반소의 소가가 소액사건의 범위를 초과함에 따른 절차적 조치에 불과하고, 그 후 두 차례의 변론기일을 거쳐 변론이 종결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반소의 제기로 소송절차가 현저히 지연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반소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① 인사위원회 원본문서와 다른 내용의 재계약 불가 통보서를 작성·행사하고, ② 법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추정채권을 해고사유로 사용하였으며, ③ 단체협약상 해고 및 재계약거부에 관한 중요 절차를 위반하였다. 나아가 ④ 2022. 8. 2. 강박적인 방법으로 해고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피고에게 신체상해를 입혔으며, ⑤ 파견기업에 피고가 퇴사하였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통지하여 재파견을 차단하였고, ⑥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모순적·반복적인 소송행위를 계속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위법행위들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신체상해, 부당해고, 명예및 직업상 손해, 가중 위자료를 합한 위자료 3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

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1215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사용자가 부당하게 갱신을 거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 즉, ①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가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점은 선행 확정판결에 의하여 확인되었으나, 위 판결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취지의 판단일 뿐 원고가 해고사유를 고의로 조작하였다거나 해고사유가 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서가 인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문서와 다른 내용으로 작성·행사되었다고 주장하나, 을 제22, 30, 4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통보서가 인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다른 내용으로 작성되었다거나 원고가 그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설령 위 통보서의 기재가 인사위원회 회의록의 표현과 일부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재계약 불가 사유를 고의로 조작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재계약 불가 통보서에 기재된 6개 항의 사유 중 무단결근 관련 사유(제2항)를 제외하고도 고용계약서 미체결, 개인정보 외부 공개, 개인성과표 제출 거부, 업무지시 불이행등 나머지 사유들이 원고가 아무런 근거 없이 지어낸 명목상의 사유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는 위 통보에 앞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쳤고, 선행 가처분결정이 있자 곧바로 피고를 복직시키고 그때까지의 임금 상당액 14,878,000원을 지급하는 등법원의 판단에 따른 조치를 취한 점, ⑤ 원고가 파견기업에 피고에 관한 허위 사실을 통지하였다거나 2022. 8. 2. 해고통보 과정에서 강박적 방법으로 피고에게 신체상해를 가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점(피고가 제출한 진단서 및 입원확인서만으로는 피고의 상병과 원고의 통보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⑥ 단체협약상 절차 위반의 점은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로 곧바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⑦ 원고가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한 것이 소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재계약 불가통보 및 그에 따른 일련의 조치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기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