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B를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은 무죄.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판결
사건
2013고단472
판결선고
2014. 5. 29.
청주지방법원제천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B는 제천시 E에 있는 의료법인 F의료재단 G병원의 실운영자로, 2011. 6. 22.부터 2012. 2. 2.까지 위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근로한 H의 2011. 11. 임금 1,440,000원, 같은 해 12. 임금 2,507,100원, 2012. 1. 임금 2,520,000원 합계 6,467,100원을 특별한 사정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근무한 근로자 24명의 임금 합계 78,990,910원을 각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4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B의 일부 진술기재
I, J, H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경영권 승계 양도·양수 계약서, 합의 이행각서,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H), 개인별 체 불금품 내역, 수사보고(제천시청 담당공무원 상대 진술내용 청취 등), G병원 위·수탁 협약 해지 알림,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판시 간병인들은 K협회(이하 '이 사건 협회'라 한다)에 소속된 자들로 G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과는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으며, 이 사건 병원은 이 사건 협회와 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협회로부터 간병인들을 소개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간병인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에게 책임질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하여 간병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
피고인은 2011. 11. 말경 이 사건 병원의 수탁운영권을 위탁자인 제천시장에게 반납한 상태이며, 나아가 2011. 12. 말경 퇴사를 하였으므로, 위 기간 동안의 임금 미지급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책임이 없다.
판 단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간병인들에 대한 병실배치는 이 사건 병원에 의하여 이루어 졌으며, 간병에 대한 구체적 업무 지시 역시 이 사건 병원의 의사 및 간호사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협회는 간병인들에게 어떠한 업무지시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교육도 한 바 없으며, 오히려 간병인들은 이 사건 병원의 간호과장이나 수간호사, 혹은 행정부장(L)으로부터 환자관리방법, 안전수칙, 근무규정 등의 교육을 받은 점, ③ 간병인들에 대한 임금 지급은 이 사건 병원이 이 사건 협회에 지급을 하면 이 사건 협회가 간병인들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간병인 대표가 근무 내역을 작성하여 이 사건 병원에 제출하면, 이 사건 병원이 이를 확인하여 이 사건 협회에 통지하면 이 사건 협회가 이 사건 병원에 임금을 청구하고, 그후 이 사건 병원이 이 사건 협회에 임금을 지급하면 비로소 이 사건 협회가 일정 수수료를 공제한 후 간병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간병인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병원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에게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 3143 판결,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과 동일한 의료법인(F의료재단)에 속한 M병원의 부도로 인하여 2011. 10.경부터 이 사건 병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채권 및 신한은행, 기업은행에 대한 예금 채권에 대하여 가압류 등이 이루어 진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더 나아가 피고인이 이 사건 간병인들에 대한 임금의 청산을 위한 변제노력이 있었다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바 없고 이와 관련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한 흔적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간병인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M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져 의료법인 F의료재단을 2011. 6. 27. 주식회사 에프디아이에 양도하기 전까지는 피고인이 위 의료법인의 이사장으로서 위 두 병원을 모두 운영하였는바, 따라서 M병원의 경영난에 대하여 피고인이 전혀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물러났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1. 11. 25. 제천시장에 대하여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위·수탁운영 협약의 해지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위·수탁운영 협약 해지의사표시로 인하여 곧바로 협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니며(협약 제16조 3항에 의하면 60일 이전에 통보하여야 한다), 위 협약은 2012. 1. 31. 비로소 해지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협약 해지의 의사표시로 인하여 피고인이 사용자의 지위에서 물러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2. 1. 2.부터 이 사건 병원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되는바, 피고인이 출근을 하지 못한 경위와 상관없이, 피고인이 출근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바로 사용자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미지급 임금의 매우 많으며, 아직까지도 전혀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죄질이 좋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의료법인 F의료재단이 운영하던 M병원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M병원의 채권자들이 이 사건 병원의 채권을 가압류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의료법인이 주식회사 에프디아이를 거쳐 N에게 양도되는 과정에서 피고인과 N 사이에 M병원의 채무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에 피해가 없도록 협조하고, 이 사건 병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채권을 보장해 주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위 약정이 지켜지지 않아 이 사건에 이른 점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간병인이 근로자가 아는 것으로 판단하여 체당금 지급 등 임금 지급에 협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제반 양형조건들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및 피고인 B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충주시 O, 3층에 있는 K협회에서 상시근로자인 간병인 약 47명을 고용하여 제천시 E에 있는 의료법인 F의료재단 G병원의 입원환자 간병업을 운영하던 사용자이고, 피고인 B는 위 병원의 실운영자로서 위 병원의 입원환자 간병업을 피고인 A에게 도급을 준 사람이다.
피고인 A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병원에서 2011. 6. 22.부터 2012. 2. 2.까지 간병인으로 근로한 H의 2011. 11. 임금 1,440,000원, 같은 해 12. 임금 2,507,100원, 2012. 1. 임금 2,520,000원 합계 6,467,100원을 특별한 사정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근로한 근로자 24명의 임금 합계 78,990,910원을 특별한 사정없이 각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그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
피고인은 위 병원의 실운영자로서 위 병원의 입원환자 간병업을 A에게 도급을 준 사람인바, A에게 위 병원의 경영난을 이유로 위 도급계약에서 정한 2011. 11.~2012. 1.까지의 간병업의 수행에 따른 도급금액 합계 80,580,000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도급금액 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결국 제1항과 같이 A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였다.
판 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이 운영하는 K협회의 운영은, 간병인들이 K협회에 가입하면 위 협회가 간병인들이 일할 수 있는 병원을 알선하고, 병원으로부터 간병인들의 간병비를 일괄하여 지급받아 그 중 일정 수수료(소개비)를 공제한 후 이를 간병인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점, ② 간병인들이 K협회에 자유롭게 가입하거나 탈퇴할 수 있는 점, ③ 간병인들이 일단 병원에서 일하게 되면 그 업무에 관한 지휘 · 감독은 주로 병원에서 하였고, K협회에서 간병인들에게 업무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하지는 않은 점, ④ K협회에 간병인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은 없는 점, ⑤ K협회에서 간병인들에게 지급하는 기본급 내지 고정급이 없고, 간병인들이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간병인들이 피고인 A이 운영하는 K협회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간병인들이 K협회에 대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에 대한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A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만큼 따로 주문에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태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