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3. 6. 13. 선고 2013노17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2011. 5.경 근로자들의 근로의 내용은, 배관공사가 제대로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수압테스트 등의 시운전을 통하여 점검하고, 만약 하자가 발견되는 경우 이를 보수하여 배관공사를 완료하기 위한 작업인 것이고, 이는 피고인이 하도급 받은 공사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은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C 403호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충북 단양군 E에 있는 'F' 주식회사(이하 'F'라고 한다) 단양공장 폐열발전설비 신설공사 중 배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는 주식회사 'G'(대표이사 H, 이하 'G'라고 한다)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주식회사 'I'(대표이사 J, 이하 'I'라고 한다)로부터 재하도급을, 스팀배관청소(STEAM PIPING BLOWING & FLUSHING)는 G로부터 직접 하도급을 받아 상시근로자 70명을 사용하여 시공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기일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피의자는 위 공사현장에서 2011. 5. 1.부터 같은 달 24.까지 배관공으로 근로한 소속 근로자 K의 2011년 5월분 임금 5,86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총 8명(이하 '8명의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의 임금 합계 39,387,000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그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K 등 근로자들이 미지급받았다는 임금 부분은 근로자들이 2011. 5.경 근로한 부분으로 이른바 수압시험, 플러싱, 스팀블로잉아웃을 제외한 시운전 부분(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근로자들은 이를 모두 지급받았다)인데, 이 사건 공사는 F가 발주한 '단양공장 폐열발전설비 신설공사' 중 배관공사로서 G가 I에게, I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게 순차로 하도급을 준 것으로, 공사공급범위 내용에 관하여 계약서에 '수압시험 및 Flushing' 또는 'Hydro Test & Flushing'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 시운전 부분에 관하여는 그 내용이 없는 점, ② I측의 L, J 등은 위 시운전 부분은 I와 G 사이의 하도급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G의 H은 계약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I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 받은 D 역시 위 시운전 부분이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운영하는 D과 I는 2011. 4. 말경까지 수압시험 및 플러싱 등 계약에 포함된 공사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판단하고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려 하자 G의 현장소장인 M은 이에 반발하여 I측에게 현장에 근로자들을 계속하여 남아있게 하도록 요구하였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M은 근로자들에게 "누가 되었든 임금을 지급받게 해 줄 테니 현장에 계속하여 남아 있으라"고 말하고 그들로 하여금 근로를 하도록 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불명확한 계약의 내용과 M이 8명의 근로자들에게 근로를 하도록 지시한 사정 등을 들어 8명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에서 요구하는 2011. 5.경의 임금 부분에 관하여 다툴 이유가 충분히 있어 보이는 점, ④ K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2011. 4. 말경 근로자들에게 자신은 공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했고, M은 근로자들에게 4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5월에 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자기가 책임진다. 돈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 후에도 피고인이 공사현장에 나오기는 하였지만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팀블로잉아웃과 관련한 문제와 I와의 정산문제 등으로 인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2011. 5.경부터는 근로자들이 근로한 부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진술과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고, 최초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에 피고인이 아닌 G를 상대로 진정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8명의 근로자들에게 대한 임금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본문의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당심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1. 4. 말경까지 수압시험 및 플러싱 등 계약에 포함된 공사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판단하여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면서 근로자들에게 자신은 공사에서 손을 떼겠다고 말하였던 점, ② G의 현장소장인 M이 근로자들에게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책임을 지겠으니 남아서 일을 하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근로자들이 계속하여 근로를 한 점, ③ 실제로 근로자들은 최초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에 피고인이 아닌 G를 상대로 진정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주식회사 V가 주식회사 I(I)로부터 하도급 받은 배관공사를 동일하게 인수한 것인데, 그 계약서에 시운전 부분이 하도급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⑤ I도 동일한 이유로 2011. 4. 말경 D 및 I가 위 공사(수압시험 및 플러싱 포함)를 모두 종료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G 측에 이후의 시운전은 D 및 자신들이 할 공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말하였던 점 등 및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추후 사용자로서 민사상 임금 등 지급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지, 이 사건 시운전 부분이 도급계약의 범위에 포함된 것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으로서는 불명확한 계약내용과 관련하여 자신이 하도급 받은 부분의 공사를 모두 완료하였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근로와 관련한 자신의 임금 지급 의무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심의 사실인정 및 임금지급의무의 존부에 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을 발견할 수 없는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관용(재판장) 인형준 박보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