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7. 4. 21. 선고 2015노896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 이유의 요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위력'의 주요 표지인 '전격성'은 파업목적·절차의 불법 등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전격성 판단의 주요표지가 된다. 원심은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나 절차가 불법하다고 판단하였음에도 이를 전격성 판단의 요소에서 제외한 채 단지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의 사실상 예측가증성 및 대비가능성만을 기준으로 이 사건 파업의 전격성을 판단하였다. 또한 이 사건 파업은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위력의 요건인 '전격성' 및 '손해·혼란의 막대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일반사업장보다 요건의 적용을 더 완화하여 업무방해죄의 적용범위를 더 확대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필수공익사업장이라는 특성을 전격성 부정의 근거로 적시하였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파업의 진정한 목적이 '철도산업 발전방안 저지'임이 분명함에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인 것으로 오인하였다. 결국,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목적과 절차에 중대한 불법이 있어 '전격성'이 충분히 인정되는 이 사건 파업의 '전격성'을 부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며,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의 쟁의행위로서 파업·태업 등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근로자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 쟁의행위로서 파업·태업 등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위력'의 표지 중 하나인 '전격성'의 판단 기준 위와 같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의 표지 중 하나로 '사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고려한 전격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과 사용자의 조업(操業) 계속의 자유를 조화시키려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근로자들이 단체행동권에 근거하여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반면 사용자는 비조합원, 쟁의행위 탈락자 또는 법이 허용하는 대체근로자의 사용 등으로 조업을 계속할 자유를 가진다. 따라서 '단순한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이하 '단순파업'이라 한다)라 하더라도, 그것이 사용자에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파업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조차 갖추지 못하게 하고, 그로 인하여 사용자의 조업계속의 자유가 부당하게 제한된다면 그 쟁의행위는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위력'으로 평가되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파업의 '전격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용자의 예측가능 여부'는 단순히 '노동조합이 파업을 사전에 예고하여 사용자가 파업 일정을 알 수 있었는지'라는 사실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객관적으로 파업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는지'를 규범적인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737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2979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를 구체적 사안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ᄀ 쟁의행위가 그 개념상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6호]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본질적·필연적으로 '위세와 인원수'라는 위력의 요건과 사용자의 업무 저해라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점, ᄂ 노동관계 당사자 간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발생한 분쟁상태에서 헌법이 보장한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행사로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 즉 정당한 쟁의행위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배제됨이 마땅한 점, ᄃ 쟁의행위가 목적·방법·절차상의 내재적 한계를 일탈한 경우에도, 쟁의행위에 대하여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 제3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의 보호영역을 지나치게 축소하지 아니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노동관계 당사자의 상반된 이해관계와 관련된 대립과 항쟁, 교섭과 타협을 통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필요한 영역에 대하여 형벌권의 개입은 자제되어야 하는 점, ᄅ 근로자의 노무제공 거부는 원칙적으로 민사상 계약불이행에 해당하고 근로자들은 노무제공의 거부가 부당한 경우 인사상, 민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파업의 경우 업무방해죄 성립의 요소인 '전격성'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다.

다.

쟁의행위의 목적, 절차의 불법성과 '전격성'의 관계

(1)

검사의 주장 파업의 목적이나 절차는 논리 필연적으로 단체행동권의 일환으로 행사된 '쟁의행위'인지 여부에 대한 기준임과 동시에 '전격성'판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위력'의 징표들을 판단하는 주요 표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이 파업의 목적이나 절차가 불법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전격성'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은 논리모순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이 사건 파업의 목적·절차에 있어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형법의 적용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록 이 사건 파업이 정당하지 않더라도 규범적·객관적으로 철도공사는 이 사건 파업의 시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평가함이 상당하고 이 사건 파업이 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또한「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파업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규범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정당하지 않은 파업은 정당한 파업과 비교하여 규범적·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볼 것이지만」이라고 설시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심법원은 파업의 목적·절차가 적법한지 여부를 가지고 이 사건 파업이 형법의 적용대상인지 여부와 이 사건 파업의 '전격성'판단의 요소로도 일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3)

당심의 판단 단순파업의 경우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업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판결을 통하여 과거의「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는 해석론은 변경·폐기되었다). 이러한 법리에 기반을 두고 살피건대, 검사의 주장대로라면 파업의 목적·절차가 불법인 경우 곧바로 파업의 전격성을 인정하여 업무방해죄의 위력이 인정되고(그 전격적 파업으로 인하여 사업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형법 제20조 정당행위로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당해 파업에 가담한 근로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파업의 목적·절차의 불법이 있는 경우 기존 대법원 판례(파업의 경우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이 당연 충족되는 것으로 보았다)와 달리 구성요건과 위법성 2단계에 걸쳐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심리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발생할 뿐 업무방해죄의 성립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위와 같이 판례를 변경한 이유는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기반으로 한 근로자의 파업에 대하여 그 행위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바로 업무방해죄의 위력을 인정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것이고, 그로 인하여 단순파업의 경우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축소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파업의 목적·절차에 불법이 있는 경우라도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당해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파업의 목적·절차가 불법적인 경우에 '전격성'판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위력'의 징표를 판단하는 주요표지로 고려하여 '전격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검사의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파업의 목적·절차에 개재되어 있는 불법성의 '정도'는 전격성판단을 위한 규범적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 파업의 목적이 근로자의 근로조건 향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추상적으로만 관계가 있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정치파업' 또는 '동정파업'과 같은 경우에는 사업자 입장에서 그와 같은 목적으로 실제 파업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어서 전격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노동조합법상 조합원 찬성 결정,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전혀 혹은 거의 거치지 않은 상태로 파업에 이르게 된다면 역시 사업자는 이를 예측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파업의 목적·절차의 불법성의 정도가 중대한지에 따라 전격성 인정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이 점에 있어서는 '전격성'판단과 연관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아래에서는 위와 같은 '전격성'의 판단 기준을 염두에 두고, 1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나 절차의 불법성 및 그 정도, 2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가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라고만 한다)의 파업 돌입을 객관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는지 등을 차례로 살펴본 다음, 그러한 판단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로 한다.

라.

이 사건 파업의 목적과 관련하여

(1)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가)

검사의 주장 및 원심의 판단 검사는, 원심이 이 사건 파업의 진정한 목적이 '철도산업 발전방안 저지'임이 분명함에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인 것으로 오인하였다며 항소하였으나, 원심은「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임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나타나는 파업의 경과나 시점 등에 의하여 분명히 드러난다. 이 사건 파업의 목적에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 또는 '철도민영화 저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을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 또는 '철도민영화 저지'로 보았으므로 검사가 지적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다만, 앞에서 보듯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은 '전격성'판단의 고려요소가 되는바, 직권으로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나)

당심의 판단 기록에 나타난 증거들에 의하면 철도노조가 지속적으로 '철도민영화'를 반대해 온 사실 자체는 인정되며, 원심이나 피고인도 이를 부인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나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 반대'를 줄곧 주장하여 왔던 점에 주로 주목하여, 이 사건 파업의 진정한 목적은, 철도노조가 대외적으로 명백하게 표명한 것과 달리 '철도산업 발전방안 저지'라는 검사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1 기본적으로, 근로자단체와 사용자 사이의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는 상대방의 태도와 주변상황의 변화, 쟁의행위 자체가 향후 어떠한 규범적 평가를 받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검토 결과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진행되는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과정이라고 일반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따라서 철도노조가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의 입장과 의견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철도노조가 그러한 반대 입장의 관철을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지 여부는 또 다른 국면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가령 철도노조로서는 명백한 정치파업이라는 규범적 평가를 무릅쓰고라도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의 관철 자체를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목적의 쟁의행위를 선택하지 않고 이 사건의 경우처럼 근로조건과의 관련성이나 사용자의 처분권을 나름 주장할 수 있는 주제인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를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정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를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평가할 여지는 있을지언정, 그러한 배경이 바로 쟁의행위의 목적 또는 '진정한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쟁의행위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단체교섭의 내용 및 경과, 쟁의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쟁의행위 전후의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쟁의행위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요건이므로 그 판단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특히 단체교섭 당사자가 실제 사건과 다른 상황에 있었다면 이러저러하게 행동하였으리라는 가정적인 판단을 기초로 목적을 함부로 추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 사이의 본교섭 교섭회의록(증거기록 III 2권 549쪽 이하)에 의하면, 양 교섭당사자들이 '한국철도공사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경영상 결정을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자율적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기본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철도노조는 2013. 11. 6. 제2회 본교섭에서 구체적으로 '수서발 KTX 준비단 해체'와 '국토교통부와의 합동 T/F 중단'을 요구하였는데(증거기록 III 2권 590쪽 이하, 630쪽 이하), 이는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가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사항들에 대한 요구임이 분명하고, 철도노조가 한국철도공사에 대하여 정부정책인 '철도산업 발전방안'의 철회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국토교통부가 2013년 6월 말경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확정·발표하자, 철도노조는 2013. 6. 25. ~ 2013. 6. 27.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파업을 가결하였으나(증거기록 III 2권 449쪽),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지는 아니하였다. 철도노조 정책위원 N은 그 이유에 관하여, "수서발 KTX의 경우에는 한국철도공사 내부에서도 좀 더 노력해 보자는 입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강한 메시지 전달의 의미가 강했다"고 진술하였다. 4 한편, BP(한국철도공사 인사노무실 BQ)은 수사기관에서, "2011년 말경 국토해양부에서 KTX 민간개방을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그때부터 철도노조가 각종 집회 등에서 '철도민영화 반대'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III 1권 16쪽), 위 N도 "2011. 12. 당시에도 정부가 수서발 KTX 민간개방을 추진하였으나 파업을 하지는 않았다. 2011년에는 한국철도공사와 철도노조의 입장 차이가 크지 않았고, 한국철도공사가 수서발 KTX 민간개방에 적극 반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업할 이유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정부가 2011년경에도 '철도민영화' 정책을 발표한 사실이 있지만, 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 반대' 집회 등을 개최하였을 뿐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파업에 돌입하지는 아니하였다.

(다)

소결론 이상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건대, 철도노조가 이른바 '철도민영화'를 줄곧 반대해 온 것은 분명하지만,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에 대하여 '철도민영화 철회'를 직접적인 요구사항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는, 당시의 다른 사정도 고려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의식적으로 피하였다고도 볼 정황이다. 다만 정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한국철도공사가 자회사에 대하여 출자를 하여야 하는데, 한국철도공사는 이사회 결정을 통한 자율적 운영을 보장받는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위 출자 여부에 관한 처분권을 가지고 있었고, 철도노조는 바로 위 출자 결의 저지를 목표로 이 사건 파업에 나아갔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파업 목적의 불법성 및 그 정도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임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의하여 나타나는 파업의 경과나 시점 등에 의하여 분명히 드러난다. 이 사건 파업의 목적에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 또는 '철도민영화 저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면서,「이러한 목적은 경영 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 결과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도 원심은「이 사건 파업은 정치파업이 아니라 경영간섭 파업의 일종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하면서 이 사건 파업의 목적이 헌법 제33조 제1항의 '근로조건의 향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면서「정당하지 않은 파업은 정당한 파업과 비교하여 규범적·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볼 것이지만, 이 사건 파업은 정당하지 않더라도 규범적·객관적으로 철도공사는 이 사건 파업의 시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고 하여 그 불법성의 정도가 크지는 않은 것처럼 설시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여부'는 근로조건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어서 근로자들에게는 중대한 현안이었고, 따라서 근로자들이 이에 관하여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회사에는 이익을 내는 소위 '황금노선'의 운영을 맡기고, 반면 한국철도공사에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운영할 수밖에 없는 적자노선이 포함된 노선의 운영을 맡긴다면, 결국 한국철도공사의 재무상태가 나빠지고 그로 인하여 근로조건도 악화될 것임은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로서도 '자회사, 즉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추진할 경우 철도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거기에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목적의 불법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1 한국철도공사는 2011년 12월경 정부가 'KTX 민간개방'을 추진하자, 내부적으로 "철도운영부문 경쟁 도입시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속철도 민간개방, 무엇이 문제인가?", "고속철도 민간개방, 국가와 국민 모두 손해입니다"라는 제목의 문서들을 작성하였다. 위 문서들에는, "철도산업에는 '규모·범위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다수의 운영자가 존재할 때는 비용 측면에서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한다", "철도운영자에게는 적자노선을 존속시켜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는데, 민간 기업이 고속철도만을 운영할 때에는 비수익노선의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지게 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 스스로도 수서발 KTX 노선이 분리될 경우 회사의 재무상태가 나빠질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한국철도공사는 수서발 KTX 노선 분리로 인한 매출 감소를 연 1,078억원 정도로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2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의 2013. 11. 6.자 2차 본교섭에서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는 중요 현안으로 논의되었고(증거기록 III 2권 590쪽 이하), 철도노조는 "3,000~4,000억 원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고, 당연히 한국철도공사에 돈이 없으니 구조조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하여 한국철도공사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취지로 발언하여,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를 가장 절박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3 한국철도공사 인사노무실 BQ인 BP도 수사기관에서, "기존 철도노선을 독점 운영하던 것을 새로운 법인을 통해 분리운영하게 되면 수익창출을 위해서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고, 신규노선과의 경쟁으로 인하여 한국철도공사의 수익구조가 더 악화될 경우 민간에 매각할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철도민영화라고 주장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노조 측의 현실인식 자체는 수긍하는 듯한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III 1권 32쪽). 4 수서발 KTX 운영을 위해서는 한국철도공사 직원들이 수서발 KTX 법인으로 이직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 한국철도공사가 직원 이직 등 인력운영계획을 수립하려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한국철도공사 근로자 약 1만 8,000명이 2013. 10. 21. 한국철도공사에 '전직거부 선언서'를 일괄 전달하기도 하였다.

마.

이 사건 파업의 절차와 관련하여

(1)

이 부분에서의 쟁점

(가)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의 시기·절차와 관련하여, 조합원의 찬반투표(제41조 제1항), 쟁의발생시 상대방에 대한 통보(제45조 제1항), 조정전치주의(제45조 제2항 본문), 법정조정·중재기간 중 쟁의행위 금지(제45조 제2항 단서, 제63조) 등 규정을 두고 있다.

(나)

그런데 원심이 적절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철도노조는 1 2013. 11. 20. ~ 22. '2013년 임금투쟁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재적 조합원 20,572명 중 18,780명이 투표하고 15,022명이 찬성함으로써 쟁의행위를 가결하였고[투표율 91.3%, 찬성률 80.0%(재적 대비 73.0%), 공판기록 제4권 1727~1728쪽 참조, 이하 '이 사건 찬반투표'라고 한다], 2 2013. 11. 12.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여 2차례 조정회의를 거쳐 2013. 11. 27.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종료 결정을 받는 등 노동조합법이 정한 사전 조정 절차도 거쳤다(공판기록 제4권 1722~1726쪽). 그렇다면 이 사건 파업의 절차는 노동조합법이 규정한 절차들을 일응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1 철도노조가 임금교섭 과정에서 임금 안건과 관계없는 '수서발 KTX 회사 설립 저지'를 주된 요구사안으로 주장하고 이를 이유로 파업을 강행하여 교섭의 실질이 없었고, 성실교섭의 원칙도 위반하였고, 2 위 파업찬반투표의 안건은 오로지 '임금요구안'으로 철도노조가 파업의 목적이라고 주장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저지' 안건에 대해서는 파업찬반투표를 거친 바 없으며, 3 파업찬반투표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조합원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므로 조정절차를 거친 후 실시하여야 함에도 조정절차를 종료하기 전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이 사건 파업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결국 검사가 주장하는 위 사항들이 이 부분 "파업의 절차적 정당성 여하"에서의 주요 쟁점이라고 할 것인바, 이하에서는 항을 달리하여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에 관하여 살펴본다.

(2)

이 사건 파업에서의 절차상 불법 정도

(가)

철도노조가 성실교섭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 기록에 나타난 증거들에 의하면, 1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는 2013. 9. 12.부터 10. 8.까지 총 5차례의 절차협의를, 같은 해 10. 14.부터 11. 6.까지는 총 6차례의 임금 및 현안 관련 실무교섭과 2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한 사실, 2 특히 2013. 11. 6.자 본교섭에서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가 중요 현안으로 논의되었고, 한국철도공사도 위 안건이 중요 현안이라는 점을 부인하거나 위 안건이 임금교섭 사항이 아님을 이유로 교섭 자체를 거부하지는 아니한 사실(증거기록 III 2권 590쪽 이하), 3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와는 별개로 임금 안건에 관해서도 6.7%(= 2012년 경제성장률 3.6% + 10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평균 3.1%)의 인상을 주장하는 노조측과 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측 사이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었던 사실(증거기록 III 2권 649~650쪽), 4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안에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반대' 안건이 노조측 현안요구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증거기록 III 2권 679쪽), 5 조정신청 이후에도 철도노조의 요구로 2013. 12. 5. 추가 본교섭이 1회 더 실시되었고, 철도노조가 두 차례의 집중교섭을 추가로 요구하여 12월 7일(토요일)과 8일(일요일) 집중교섭을 하기로 하였으나 집중교섭도 끝내 무산된 사실 등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노사 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인하여 교섭이 결렬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있을지언정, 교섭의 실질이 없었다거나 철도노조가 성실교섭의 원칙을 위반하여 단체교섭권을 남용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조합원 찬반투표의 시기에 관하여 검사는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53 판결을 들어,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조정절차까지 거친 후 쟁의행위에 돌입하기 직전에 실시되어야 하는데, 철도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결정이 있기 전에 이 사건 찬반투표를 실시함으로써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절차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건대, 노동조합이 조정절차가 종료되기 전에 미리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다고 하여 그 찬반투표가 위법하다거나 나아가 그 효력이 부인된다고 할 수는 없다. 1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와 근로자단체의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의 단결권은 근로자단체의 존속, 유지, 발전, 확장 등을 국가공권력으로부터 보장하고(단체존속의 권리), 근로자단체의 조직 및 의사형성절차에 관하여 규약의 형태로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보장하며(단체자치의 권리), 근로조건의 유지와 향상을 위한 근로자단체의 활동, 즉 단체교섭, 단체협약 체결, 단체행동, 단체의 선전 및 단체가입의 권유 등(단체활동의 권리)을 보호한다(헌법재판소 1999. 11. 25. 선고 95헌마154 결정 참조). 따라서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은 조직형태나 내부운영 및 대외적 활동과 관련하여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며 그에 대해서 외부로부터의 간섭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를 거쳐 조합원 과반수가 파업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된 때에는 쟁의행위를 개시하기로 한 조합원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찬반투표의 효력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쟁의행위는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정당성이 상실되고(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게 업무방해죄라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런데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는 법에 의한 사전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제45조 제2항), 조정절차를 거친 후에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며, 달리 찬반투표의 시기에 관하여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 노동조합법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조정절차를 종료한 후에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것'이라는 요건을 추출하여 찬반투표의 효력을 부정하고 이를 형사처벌의 기초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관점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노동조합법 제45조의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도4812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조정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찬반투표 실시시기를 반드시 조정절차 종료 후로 제한하여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검사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1도53 판결은, 관련 사실관계가 어떤 것인지와 무관하게,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반드시 노동위원회 조정안이 제시된 이후에 실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는 다른 사실관계를 기초로 법리가 제시된 것으로 보여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위와 같은 판단에 더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11. 27. 노사 양측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의견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조정 종료 결정을 하였으므로, 결국 철도노조가 수용하거나 찬반투표에 반영할 만한 조정안이 제시된 바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찬반투표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결정 전에 실시되었다고 하여 위법하다거나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

찬반투표의 안건에 관

사실관계가 어떤 것인지와 무관하게,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반드시 노동위원회 조정안이 제시된 이후에 실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는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는 다른 사실관계를 기초로 법리가 제시된 것으로 보여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위와 같은 판단에 더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11. 27. 노사 양측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의견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조정 종료 결정을 하였으므로, 결국 철도노조가 수용하거나 찬반투표에 반영할 만한 조정안이 제시된 바 없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찬반투표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종료 결정 전에 실시되었다고 하여 위법하다거나 효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

찬반투표의 안건에 관하여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2013. 11. 20.부터 같은 달 22. 사이에 실시된 이 사건 찬반투표의 안건이 '2013년 철도노조 임금 요구안'으로 공고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조합원 찬반투표 당시 중요한 현안 사항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여부'라는 것은 철도노조의 조합원 대다수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철도노조가 위 찬반투표의 안건을 '임금 요구안'으로 공고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조합원들의 총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정도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우선 쟁의행위의 전제가 되는 단체교섭 과정을 살펴보면,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는 노조측 현안요구안에 포함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요 현안으로 논의되었다. 한국철도공사도 위 안건이 중요 현안이라는 점을 부인하거나 위 안건이 임금교섭 사항이 아님을 이유로 교섭 자체를 거부하지는 아니하였으며, 다만 철도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등 노사 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었다. 2 철도노조는 2013. 11. 12.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임금 및 현안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의 압도적 가결을 위해 투쟁하자는 취지로 결의하고, 조정신청안에 '수서발 KTX 법인설립 반대' 안건을 노조측 현안요구안에 포함시켜 쟁의조정신청을 하였다. 3 2013. 11. 20.부터 22. 사이에 실시 된 이 사건 찬반투표는 같은 해 6. 25.부터 27. 사이에 이미 실시 된 바 있는 조합원 찬반투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찬반투표의 안건은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였으며, 위 안건은 재적조합원 20,724명 중 19,016명 찬성(투표율 91.8%, 찬성율 82.3%)으로 가결되었다(증거기록 III 2권 450쪽). 4 한국철도공사 인사노무실 BP은 원심 법정에서, "위 찬반투표에 관하여 임금을 안건으로 내세우기는 했지만 현안사항이 민영화라는 것은 현장에서도 다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공판기록 2권 718, 722쪽), BR이 작성한 일일 노사현안보고에도 찬반투표의 안건은 '2013년 임금 및 현안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로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III 2권 533~534쪽).

(라)

이 사건 파업에서의 절차상 불법 정도에 관한 당심의 판단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여 판단하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파업에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철도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중대한 절차의 불법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바.

한국철도공사가 이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는지

(1)

한국철도공사가 이 사건 파업을 예측할 수 있었는지 여부 우선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및 경과들을 종합하여 보면, 한국철도공사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개최에 맞추어 철도노조가 이 사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예측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철도노조는 철도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분명하게 밝혀 왔고, 한국철도공사도 2013년 6월경까지는 수서발 KTX의 민간 개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므로 노사 간의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3. 6. 26. 철도산업위원회에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주요 골자로 하는「철도산업 발전방안」을 확정·발표하자 한국철도공사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노사 간에 현격한 의견대립이 발생하였으며, 그 무렵부터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여부 및 그를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여부가 노사 간에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2 그리하여 노사간 교섭 필요성이 제기되자, 철도노조와 한국철도공사는 2013. 9. 12.부터 10. 8.까지 총 5차례의 절차협의를, 같은 해 10. 14.부터 11. 6.까지는 총 6차례의 임금 및 현안 관련 실무교섭과 2차례의 본교섭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교섭과정에서 철도노조가 임금 6.7% 인상과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반대 등을 안건으로 제시하자, 철도공사가 정부 방침을 이유로 임금동결을,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등 노사 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었다. 3 이에 철도노조는 2013. 11. 6. 2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같은 달 12.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2013년 임금 및 현안요구안 관철을 위한 쟁의 발생을 결의한 다음, 같은 날 '임금요구안과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반대 등의 현안요구'를 조정신청 대상에 포함시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5일의 조정 기간 동안 2차례의 조정회의를 진행하였으나, 2013. 11. 27. 노사 양측 주장의 현격한 차이로 의견조율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조정 종료 결정을 하였다. 4 조정신청 이후에도 철도노조의 요구로 2013. 12. 5. 추가 본교섭이 1회 더 실시되었으며, 노사는 주말인 같은 달 7일(토요일)과 8일(일요일) 집중교섭을 두 차례 더 하기로 합의하였다. 2013. 12. 7. 16:00경의 집중교섭에서, 철도노조는 같은 달 10일로 예정된 이사회 중단과 수서발 KTX 분리에 관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촉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한국철도공사는 이사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다시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가 이사회를 통해 수서발 KTX 분리를 추진할 경우 2013. 12. 9.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노사 간에 종전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노사는 2013. 12. 8. 16:00경 다시 집중교섭을 시도하였으나, 철도노조 측이 양측의 모두발언까지는 언론에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철도공사 측은 회의 사진만 공개하고 발언 내용은 비공개하자고 주장하는 등 언론 공개 범위에 관한 의견 대립이 있었고, 한국철도공사 측 교섭위원들이 이를 이유로 회의실에 입장하지 않자 철도노조 측 교섭위원들도 같은 날 17:00경 회의실을 떠남으로써 12. 8.자 집중교섭은 무산되었다. 5 한편 철도노조는 2013. 11. 20.부터 22. 사이에 이 사건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재적조합원 20,572명 중 18,780명이 투표하고 15,022명이 찬성함으로써 쟁의행위를 가결하였다. 위 찬반투표의 투표율은 91.3%, 찬성률은 80.0%(재적대비 73.0%)로서 조합원 대다수가 파업 돌입에 찬성하였다. 6 철도노조는 2013. 8. 7.경부터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일정에 맞춰 총파업을 전개하자는 투쟁방침을 확정하였고, 수서발 KTX 법인 설립 관련 이사회 일정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이후에는 H 담화문, 기자회견문 등을 통하여 철도공사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결의를 한다면 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하였으며,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을 통하여 그 일정을 공개하였다. 철도노조는 2013. 12. 3. "임시이사회 개최 전날인 12. 9.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였다. 7 한국철도공사도 2013년 2월경부터 2013년 12월경까지 BR를 통해 지속적으로 철도노조의 동향 및 쟁의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왔고, 그에 따라 2013. 11. 26. 철도노조가 제5차 확대쟁의대책위원회에서 '출자를 결정하는 이사회 개최 전날 또는 당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결의를 한 사실, 철도노조가 이사회 개최 전날인 2013. 12. 9.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사실 등을 알고 있었다. 8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업무 결정문에 따라 파업예정일인 2013. 12. 9.로부터 5일 전인 12. 3. 한국철도공사에 필수유지업무 종사자 명단을 통보하였다. 9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기 전인 2013. 12. 5. 사장 명의로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였고(증거기록 III 2권 702쪽), 국토교통부도 같은 달 6. 장관 명의로 같은 취지의 호소문을 발표하였다(증거기록 III 2권 734쪽).

(2)

이 사건 파업에 대한 한국철도공사의 대비가능성 한편 위와 같이 한국철도공사가 이 사건 파업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점에 철도업무의 특성상 이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였다면, 이 사건 파업이 '위력'으로 평가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한국철도공사는 이 사건 파업에 대비하여 조업을 계속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가능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준비를 갖추어 조업을 계속하였다고 보이므로, 철도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전격성'을 인정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1 [한국철도공사의 비상수송대책 수립] 한국철도공사는 파업대비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일자별 조치사항이 기재된 파업대비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하였으며, 2013. 12. 1.에는 '대체인력에 대한 사전교육 실시 계획안'을 마련하고, 같은 달 4.에는 국방부에 기관사 경력자 지원을 요청하여 다음날 국방부로부터 전동차 기관사 명단을 통보받는 등 대체인력 투입을 위한 준비를 하였다. 한국철도공사는 2013. 12. 6.에는 '철도노조가 12. 9. 파업 돌입시 즉시 비상수송체제로 전환하여 철도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고, 이를 위하여 필수유지 인력과 내·외부의 가용한 모든 인력을 동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발표하였다. 위 보도자료에 첨부된 투입인력 및 열차 운행계획은 다음과 같다. 2 [필수유지업무의 유지] 한편 한국철도공사의 비상수송대책은 파업기간 중에도 필수유지업무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수립된 것인데, 실제로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업무 결정문에 따라 철도공사에 필수유지업무 종사자 명단을 통보하였으며, 필수유지업무 종사자 8,600여 명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근무하였다.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의 요청에 따라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교체 지정하기도 하였다. 3 [대체인력의 투입] 필수공익사업장에서는 쟁의행위 기간 중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대체인원의 투입이 허용된다(노동조합법 제43조 제3항). 실제로 이 사건 파업에서는 군(軍), 운전기술협회 등 외부에서 대체인력이 투입되었고, 철도노조는 한국철도공사가 사업장에 투입한 대체인력의 업무수행을 방해하지 아니하였다. 4 [여객 운송] 일정한 자격 내지 경력이 요구되는 운전 분야 승무원의 대체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은 검사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는 2013. 12. 30. 기준 평상시 사무업무에 종사하던 내부인력 중 4,036명, 외부인력 1,166명 등 합계 5,200명 이상을 현장에 투입할 수 있었는데, 그 중 1,015명 이상이 운전 업무에 투입됨으로써 KTX와 수도권 전철은 큰 불편이나 혼란 없이 운영되었다. 5 [화물 운송] 한국철도공사는 물류분야 비상수송계획을 수립하여 고객사에게 사전수송을 안내·유도하였고, 대체수송수단 등을 고지하였다. 철도노조가 2013. 12. 9. 파업에 돌입하자 국토교통부는 "파업에 대비하여 미리 물량을 확보해 당분간 수급에 차질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였고, 파업 당시 한국철도공사 물류수송차량실에서 근무하였던 BW도 원심 법정에서,「"이미 사전수송이 다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수송기간 중에 철도로 가야 할 물량들이 이미 도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예정된 화물을 운송하지 못해서 손해를 배상해 주거나, 화물운송업체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한 경우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화물 운송에 있어서도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불편이나 혼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

철도사업의 특수성이 전격성의 긍정적 요소로 고려되어야 하는지

(1)

검사의 주장 필수공익사업장의 경우 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의 재산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및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위력의 요건인 전격성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 사기업과 달리 조금 더 쉽게 전격성을 인정하여야 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철도사업의 특수성 그 자체를 전격성의 긍정적 요소로 고려할 것인지 아니면 부정적 요소로 고려할 것인지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원심은,「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지 않는 쟁의행위는 노동조합법에서 보장하는 쟁의행위에 포함된다. 필수공익사업장은 파업기간 동안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대체인원의 투입도 가능하다」고 하였는데 실제로 이 사건 파업 당시 새로 도입된 제도에 따라 필수유지업무는 정상적으로 수행되었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으로 비상대책도 마련되었으니 전격성을 부정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3)

당심의 판단 국회는 2006. 12. 30.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쟁의권 보장'과 '공익의 보호'를 동시에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고 필수유지업무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으로 노동조합법을 개정하였다. 따라서 필수공익사업에 해당하는 철도사업의 특수성을 전격성의 긍정적 요소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정적 요소로 볼 것인지는 위와 같은 노동조합법의 개정 취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은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최소한 필수유지업무에 대해서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그 업무가 유지·운영되도록 하였다. 필수유지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이나 건강과 같이 중대한 법익이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노동조합이 필수유지업무가 유지·운영되도록 협조하지 않는 상태에서 파업에 돌입하리라고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면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기간 동안 근무하여야 할 조합원 명단을 사용자에게 통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들의 파업 돌입을 예측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파업과 관련된 2013. 11. 28.자 확대 쟁의대책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파업의 방식을 '전면 파업'으로 할지 '필공파업(필수유지업무를 유지하는 파업)'으로 할지에 관한 치열한 의견 대립이 있었고, 결정권을 위임받은 피고인 H이 '필공파업'을 하기로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는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할 조합원 명단을 통보하였고, 대체인력을 포함한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활동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위에서 본 노동조합법의 개정 취지를 함께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이 사건 파업의 전개 과정은 '전격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의미 있게 고려되어야 할 사정이라 할 것이다. 필수유지업무제도가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이상, 철도사업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이 필수유지업무에 종사할 조합원 명단을 통보하는 등으로 파업 돌입을 예고한다면 파업의 전격성은 부정될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필수유지업무가 유지·운영되었다면 적어도 공중의 생명이나 건강, 안전과 같이 중대한 법익이 침해될 위험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는 '전격성' 판단에 있어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를 다투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아.

소결론 이 사건 파업은 '경영사항'에 속하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 저지'를 목적으로 한 것이어서 정당성이 인정되는 쟁의행위는 아니지만, 파업 목적 및 절차의 불법성이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철도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는 이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고, 이에 대비하여 준비태세를 갖출 수도 있었다. 나아가 한국철도공사는 실제로 비상수송대책 등을 세우는 등으로 이 사건 파업을 예측하고 대비하였다. 이러한 경우까지도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는 것은, 실제와 동떨어진 형식 논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면서 이에 배치되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취지를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열차운행이 중단되는 등의 혼란과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같은 취지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정선희 김재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