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6. 11. 18. 선고 2016노18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사기죄에 대하여-

(1)

피고인은 2008. 12. 15.자 약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소유권을 이전(피고인의 모 L 명의로 이전받았다)받은 F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2억 5,000만원으로 G 토지에 마쳐진 J의 가등기를 말소하려 하였으나, J이 무리한 요구를 하여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던 중 피해자가 J과의 소송에서 자신이 직접 해결할테니 합의를 보류하라고 하여 가등기를 말소하지 않았다.

(2)

그럼에도 피해자는 피고인이 J의 가등기를 말소해주기로 약정한 2009. 1. 30.이 경과한 직후인 2009. 3. 5. 피고인 소유 토지인 F 토지에 가압류를 하는 바람에, 피고인은 위 F 토지를 담보로 한 자금 융통이 어렵게 되었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2013. 2. 13.자 약정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위 약정 상 피고인이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2억 800만원 중 1억 5,400만원 상당의 돈을 이미 지급(J이 피해자의 근저당권 말소를 위해 공탁한 1억원의 공탁금을 수령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양도받은 S에 대한 5,400만원의 채권을 추심하였다) 받아 피해자와 위 약정에 대한 다툼이 발생하여 위 약정 상 피고인의 의무인 F 토지에 대한 피해자 명의의 2순위 근저당권 설정 및 2억 800만원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였다. 특히 위 약정상 채무에 대한 민사소송(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15가단20257)에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1억원 상당으로 인정하는 조정이 성립한 사실은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한다.

(3)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각서 상 피고인의 채무불이행은 피해자의 요구 및 지급액에 대한 피해자와의 분쟁으로 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거나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사기죄에 대하여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20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1)

2008. 12. 15.자 각서 관련 사기

피고인은 충주시 C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충주시 F 토지에 대하여 당신이 설정해놓은 채권최고액 5억원 상당의 근저당권 2개를 말소하고 이 부동산을 나의 어머니 L에게 넘겨 달라. 그러면 내가 충주시 G 건물에 설정되어 있는 D 주식회사의 가압류와 G 토지에 설정되어 있는 J의 소유권이전가등기를 말소하여 당신이 G에 대하여 온전한 권리를 갖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F 토지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이를 피고인 측에 넘겨주더라도 G 토지에 설정되어 있는 J의 가등기를 말소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09. 1. 21. 충주시 F 토지에 대하여 설정되어 있는 근저당권자를 피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합계 5억원의 근저당권 2개를 각각 말소하게 하고, 같은 날 이 부동산을 피고인의 모 L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게 하여 5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2)

2013. 2. 13.자 각서 관련 사기

피해자는 위와 같이 자신의 근저당권 2개를 말소하였으나 피고인이 약속대로 J의 가등기를 말소하지 않고 오히려 J이 충주시 G 토지에 대하여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경료하게 되자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09카합65 가압류결정에 따라 2009. 3. 5.경 M 명의로 위 F 토지에 대하여 청구금액 2억 5천만원의 가압류를 설정하였다.

피고인은 2013. 2. 13. 위 D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M 명의로 F 토지에 설정되어 있는 가압류를 말소해 달라. 그러면 F 토지를 담보로 받은 대출계약을 연장한 뒤 F 토지에 대하여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고, 2억 8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실 피해자로부터 가압류를 말소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2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고 2억 800만원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3. 2. 25. 충주시 F 토지에 대하여 설정되어 있는 M 명의의 청구금액 2억 5천만원의 가압류를 말소하게 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였으나,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의 위와 같은 상세한 판시이유에다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➊ 2008. 12. 15.자 각서에 따른 피고인의 가등기말소의무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는 F 토지를 피고인이 매각하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행할 것을 피고인과 피해자가 묵시적으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이 각종 공사대금채무로 인하여 자력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만연히 위 토지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여 위 토지를 담보로 대출 받은 돈으로 J의 가등기를 말소하지도 못하고 기존 공사대금채무조차도 모두 변제하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J의 가등기를 말소하는데 1억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하나, J의 채권은 원금만 1억 5,000만원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제96쪽).

이와 같이 위 약정 상 피해자의 의무는 피해자의 재산 출연을 조건으로 즉시 이행이 가능한 반면, 피고인의 의무는 J과의 협의 및 위 F 토지의 가치에 따라 이행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피고인은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근저당권을 말소하게 하고 소유권을 이전하게 하였으므로,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충분히 인정된다)가 인정된다. 그리고 사후적으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가등기 말소를 보류하라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위와 같이 성립한 사기죄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➋ 2013. 2. 13. 자 각서의 내용 역시 피해자의 가압류말소 의무는 피해자의 재산출연을 조건으로 바로 이행이 가능한 반면, 피고인의 의무는 칠금신협협동조합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대출액수에 따라 이행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피고인은 위 신협에 대한 이자조차 제대로 납부할 수 없어 대출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따라서 위 약정과 같은 피해자에 대한 근저당권설정은 불가능했던 점, 피고인은 결국 피해자가 위 각서에 따라 F 토지에 대한 가압류를 말소한 후에 위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였으나 매수인으로부터 실제로 현금을 받지 못하고 매각할 정도로 자력이 좋지 못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그리고 위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가압류를 말소 받아 사기죄가 기수에 이른 이상, 이후에 2억 800만원의 지급의무를 두고 다툼이 생겼다거나 이에 대한 민사소송이 진행되었다는 사정은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에게는 다음과 같은 유리한 정상들이 있다. 즉, 피고인과 사기 범행의 피해자 사이에는 2013. 2. 13.자 각서의 채무액 2억 800만원에 대한 분쟁이 실제로 발생하였고,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고인의 채무를 2억 800만원이 아닌 1억원으로 인정하는 조정이 성립되었다. 피고인이 확정적 고의로 사기 범행에 이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위 조정을 통하여 사기 범행의 피해자와 합의하였고, 위 조정에 따른 1억원의 채무 중 6,000만원을 변제한 후 당심에서 나머지 4,000만원을 변제하여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되었다.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의 경우, 미지급 임금 19,925,000원 중 14,875,000원 상당의 금원은 배당을 통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의 양형과중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