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정208
판결선고
2018. 10. 30.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시 남구 C에 있는 D(주)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0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경비업)을 경영하면서, 2014. 3.경 청주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주한 청주 외국인보호소 특수경비용역을 낙찰받아 기존 업체에 이미 고용되어 청주 외국인보호소의 경비원으로 종사중이던 E등의 고용을 2014. 4. 1.부터 승계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청주 외국인보호소 사업장에서 2014. 4. 1.부터 2014. 12. 31.까지 특수경비원으로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4년 4월 임금 414,514원 등 퇴직시까지의 임금 합계 1,998,819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5명의 임금 합계 9,756,77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진술 부분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 부분
E,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E, F, G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중 E, F 진술 부분
E의 각 진정서
내사자료 입수보고, 수사자료 입수보고
진정인 출근현황, 일일근무편성표, 용역입찰공고, 특수경비용역계약 특수조건, 직무교육계획,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설명자료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벌금형)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유죄의 이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특수경비원이 되기 위해 받은 교육훈련으로 인해 늘어난 근로시간에 대한 연장수당이나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교육훈련 시간은 임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한 근로자들과의 합의에 따른 것이고, 위 교육훈련은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계약 승계를 위해 필요한 것이어서 근로자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위 합의는 유효하다. 그러므로 위 임금 미지급 행위는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거나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그 위반의 범의가 없다. ②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임금 중 기본급과 연장근로수당 항목의 지급이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부분은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 형태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연장근무와 야간근무가 당연히 포함된 경우로서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과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임금이 모두 지급된 이상 피고인에게 금품청산의무 위반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위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야간근로수당이 초과하여 지급된 부분이 있어 전체적으로 미지급금품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거나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그 위반의 범의가 없다. 또한, 설령 피고인이 기본급 등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합의하여 정한 임금수준을 나중에 근로자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신의칙에 반한다.
판단
먼저, 교육훈련 시간으로 늘어난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미지급한 부분에 관하여 본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자들은 2014. 4. 1. 이전부터 청주 외국인보호소에서 일반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자들이고, 피고인이 대표자인 D(주)가 그 무렵 위 기관이 발주한 특수경비용역계약에 입찰하여 낙찰되면서 위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을 승계하게 되었다. 또한, 청주 외국인보호소는 2014. 4.경부터 관련 법령상 특수경비원을 채용해야 하는 사업장으로 변경되어 위 용역업무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에게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은 사업주의 의무사항이었다. D(주)가 위와 같이 이 사건 특수경비용역계약을 낙찰받을 당시 위 특수경비용역계약에 관한 특수조건에는 '사업자는 기존 근무하고 있는 종사원에 대하여 특수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고용을 승계하도록 한다'는 취지가 규정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특수경비원으로 전환되면서 그 업무 수행을 위해 피고인 회사의 지시에 따라 의무교육인 특수경비원 교육을 받은 것은 그 업무관련성, 교육의 강제성의 정도 및 위 교육이 이루어진 과정에서의 사업주와의 지휘·복종 관계 등에 비추어 근로 제공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비록 근로자들이 피고인 회사와 사이에 위 교육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지급청구권이 발생하기 전 근로자로 하여금 임금채권을 포기하도록 하는 약정으로서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인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위 교육훈련 시간으로 늘어난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해 피고인 등은 위 임금 미지급합의가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승계를 위한 것으로서 근로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을 승계하는 것은 피고인 회사가 청주 외국인보호소와 사이에 이 사건 특수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조건이었으므로, 근로계약 승계를 근로자들에게 이익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고 하여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로 하여금 당연히 받아야 할 교육훈련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포기하도록 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이는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특수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충족해야 할 조건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교육훈련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방법으로 근로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는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합의가 근로자들에게 이익되는 내용으로서 유효함을 전제로 한 피고인 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미지급한 임금 부분에 관하여 본다.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월 급여를 '기본급, 연장, 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수당과 기타 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으로 하여 포괄임금제 형식을 취하고, 기본급과 연장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각종 항목을 구분하되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각 항목별로 미리 일정한 금액을 정하여 지급한 사실, 이로 인해 근로기간 동안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에 따라 지급해야 할 임금과 실제 지급된 금액을 비교하여 보면 기본급과 연장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보다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부족하고, 야간수당 등은 초과하여 지급된 사실, 또한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실근로시간을 24시간 3교대로, 휴게시간을 주간 1시간, 야간 4시간 또는 5시간으로 정하고, 1주차 주간근무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실 근로 8시간씩, 2주차 야간근무 A는 월, 수, 금 1일 11시간씩, 일요일 19시간씩, 3주차 야간근무 B는 화, 목 1일 11시간씩, 토요일 19시간씩 일정한 출퇴근 시간을 정하여 특수경비용역업무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해진 일과에 따라 근무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특별히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의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위와 같이 미달하여 지급된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피고인 회사가 같은 기간 야간수당을 초과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피고인 등은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기본급 등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합의하여 정한 임금수준을 나중에 근로자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추가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등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미달한 부분에 대한 임금청구권을 인정하고 피고인 회사에 그 임금청산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등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인 등은 교육훈련 시간으로 늘어난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미지급한 부분과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임금을 미지급한 부분에 관하여 그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그 위반의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교육훈련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에 관한 포기약정과 포괄임금약정이 무효가 되는 사정을 몰랐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의 범의를 부인할 정당한 이유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인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야간수당을 초과하여 지급한 금액 등은 피고인에 대한 양형 사유로 참작하기로 한다.
판사 고승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