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9. 4. 18. 선고 2018가합469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한국산업은행과 소외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는 2011. 12. 27. B 소유인 청주시 흥덕구 E 공장용지 6,400㎡ 및 위 공장용지 지상 건물과 공장 기계설비(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무자 B, 근저당권자 한국산업은행, 채권최고액 200억 원으로 정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나.

원고는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법인으로 2015. 12. 29.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B에 대한 근저당권부 채권을 양수 받았고, 이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에 따라 B에 대한 근저당권을 취득하였다.

다.

B는 2017. 1. 25. 청주지방법원 2016하합50014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피고는 같은 날 B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라.

소외 근로복지공단은 B의 소속 근로자들에게 최종 3월분의 미지급 임금 및 최종 3년분의 퇴직금 명목으로 합계 576,538,130원의 체당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2017. 5. 12. 재단채권신고를 하였다.

마.

원고는 2017. 4. 27. 근저당권자로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청주지방법원 D로 임의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

바.

위 경매 절차에서(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라 한다)에서 경매법원은 2018. 7. 13.

집행비용을 제외한 실제 배당금 5,373,759,575원 중 최우선변제 임금채권 등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액에 해당하는 576,538,130원을 공동 1순위 배당권자인 피고에게, 4,668,938,447원을 근저당권자로서 3순위 배당권자인 원고에게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이하 ‘이 사건 배당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의 배당액 전부에 대하여 이의를 진술하였고, 그로부터 7일 이내인 2018. 7. 17.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의 요지

근저당권자인 원고는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고 근로자의 최종 3개월분의 임금채권 및 최종 3년분의 퇴직금(이하, 위 각 채권을 통틀어 ‘최우선 임금채권’이라 한다)을 체당금으로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은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 2항에 따라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을 대위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파산절차에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415조의2 단서가 적용되어 근로복지공단은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제권 행사로 진행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경매법원은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최우선 임금채권을 대위하는 근로복지공단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여 담보물권자인 원고보다 우선하여 파산관재인인 피고에게 체당금 상당액의 돈을 배당하였다. 이 사건 배당표에는 위와 같은 위법이 있으므로 경정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령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 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근로자에게 체당금을 지급하였을 때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근로자가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대위하고,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임금채권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급여 등 채권(최우선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은 위 대위되는 권리에 존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채무자회생법(2014. 12. 30. 법률 제12892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5. 7. 1.부터 시행된 것) 제415조의2(이하 ’이 사건 신설조항‘이라 한다)는 ’최우선 임금채권의 채권자는 해당 채권을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에 대한 별제권 행사 또는 제349조 제1항의 체납처분에 따른 환가대금에서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다만,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해당 채권을 대위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문제의 소재

이와 같이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 2항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 채권의 경우에도 우선변제권이 존속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신설조항 본문에서는 최우선 임금채권자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고 있는 반면, 이 사건 신설조항 단서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 채권에 기한 대위행사에 대하여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상호 충돌되는 듯한 위 규정간의 해석에 따라 근로복지공단(다만 배당을 실제 받게 되는 것은 파산관재인이다)과 근저당권자 사이 배당순위의 우열이 결정된다.

다.

판단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신설조항 단서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별제권 행사에 따른 경매절차에서 최우선 임금채권 부분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 채권은 별제권부 채권에 대하여 그 우선변제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체당금 채권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담보물권자인 원고의 채권보다 우선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별제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여 새로 창설된 권리가 아니라 기존 민사법상 담보물권의 효력을 파산절차에서 그대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 채무자회생법 제412조는 ‘별제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행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별제권의 권리행사절차에 관한 규정일 뿐이고, 별제권부 채권이 그 순위에 있어 재단채권 등에 앞선다는 취지의 권리내용을 창설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채무자회생법은 별제권부 채권과 재단채권 상호 간의 순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②

이와 같이 별제권은 기존 민사법상 담보물권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별제권의 실체적인 내용 역시 어디까지나 담보권 본래의 효력에 따라야 한다. 즉, 일반 민사법에 따른 집행절차에서 최우선 임금채권(체당금이 지급되어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대위행사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은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담보권에 앞서는 효력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우선적 효력을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달리 볼 이유가 없다. 나아가 만일 별제권부 채권이 최우선 임금채권에 우선한다고 본다면, 통상 실체법이 규정하는 권리 순위에 따른 채권 회수만을 예상하고 있었을 별제권자로서는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 진행이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기대하지 않은 이득을 보게 되어 부당하다.

③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를 대위하는 대위변제의 경우 채권자의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하므로(민법 제482조 제1항), 최우선 임금채권자인 근로자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은 피대위채권에 인정되던 것과 같은 순위로 다른 채권자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이 사건 신설조항 단서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한다면, 근로복지공단이 근로자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후 그 근로자의 최우선 임금채권을 대위행사하는 경우,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 진행이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원래부터 보유하고 있던 성질인 우선변제권을 상실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앞서 본 대위변제에 관한 민법의 대원칙에도 반하게 된다.

④

이 사건 신설조항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최우선 임금채권을 별제권보다 우선순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파산관재인에게 배당하더라도 파산재단이 재단채권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것이 분명하게 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477조에 정한 순서에 따라 최우선 임금채권도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1호 내지 제7호 및 그 밖의 임금채권과 동등한 순위로 채권액의 비율에 따라 안분배당을 받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최우선 임금채권의 우선변제의 효력이 상실되어 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 사건 신설조항을 둔 취지는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여 임금채권자들에게 파산절차 개시 전․후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최우선 임금채권의 최우선변제권을 확보하려는 데 있을 뿐이고, 종전과 달리 파산절차에 한하여 일반 경매절차와 다르게 담보물권자에게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대위행사 되는 최우선 임금채권보다 우선하여 배당받을 권리를 인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⑤

그러므로 이 사건 신설조항 본문의 경우 최우선 임금채권자에게 배당될 배당액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이를 재단채권으로 보아 파산관재인이 이를 수령하여 채무자회생법 제477조에 의해 재단채권의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것이 분명하게 된 때에 그 최우선 임금채권을 포함하여 아직 변제하지 아니한 모든 채권액의 비율에 따라 재단채권을 변제할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최우선 임금채권자인 근로자가 직접 우선적으로 그 배당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직접적인 배당요구권을 인정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 신설조항 단서의 경우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함으로써 근로자가 직접 최우선 임금채권을 청구하는 경우와 달리, 근로복지공단이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에 따라 최우선 임금채권을 대위행사하는 경우에는 이 사건 신설조항의 신설 이전의 경우와 동일하게 파산관재인에게 일단 해당 배당금을 배당한 후 파산관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477조에 의해 재단채권의 총액을 변제하기에 부족한 파산재단에 해당되면 그 최우선 임금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의 비율에 따라 재단채권을 변제하도록 할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기두(재판장) 이지형 조민식

각주1) 입법자들의 의도 역시 최우선 임금채권의 대위권자(근로복지공단)의 지위를 종전보다 불리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 보인다(이 사건 전자기록의 첨부물인 참고자료2 법제사법소위원회 2014. 11. 18.자 회의록 제7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