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2018. 12. 4. 주식회사 D(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으로부터 이천시 E에 있는 소외 회사의 공장 내의 GMP설비 크린룸 설치공사 및 항온항습기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은 398,000,000원, 공사기간은 2018. 12. 4.부터 2019. 2. 20.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은 후, 2018. 12. 28. 'F'이라는 상호로 건설업(공사철구조물조립일반건축)을 하는 피고 C에게 이 사건 공사 중 GMP설비 크린룸 우레탄판넬 및 부대설비 설치공사를 공사대금은 200,000,000원, 공사기간은 2018. 12. 28.부터 2019. 2. 18.까지로 정하여 하도급 주어, 2019. 3.경 이 사건 공사가 완성되었다. 이 사건 공사가 시행된 위치는 별지 도면 중 파란색으로 표시된 네모 안이다(이하 '이 사건 공사 구역'이라 한다).
한편, 피고 C은 2019. 3.경 소외 회사로부터 직접 이 사건 공사 구역 밖의 자재창고 설치공사(이하 '자재창고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후, 2019. 4.경 'G'라는 상호로 건설업(전기통신소방설비)을 하는 H에게 자재창고 공사 중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전기공사'라 한다)를 하도급 주었다. 자재창고 공사가 시행된 위치는 별지 도면 중 붉은 색으로 표시된 네모 안이다(이하 '자재창고 공사 구역'이라 한다).
H은 인력 사무소에서 인부로 원고와 I을 소개받아 이들을 자재창고 공사 구역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서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였는데, 원고는 2019. 4. 18. 15:30경 3~4미터 높이의 자재창고 천장구조물 위에서 전기선을 연장하는 작업을 하던 중 자재창고 천장이 무너지는 바람에 추락하여 좌측 종골 분쇄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위와 같이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함에 있어 추락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추락 방지용 안전벨트나 충격 방지용 헬멧 등의 보호 장구도 지급받지 않았다.
그 후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 신청 과정에서, 원고가 H의 근로자로서 보험급여 신청을 할 경우에는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없는 반면, 피고 회사가 발주자인 사업장에서 재해를 당한 피고 C의 근로자로서 보험급여 신청을 할 경우에는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되자, 피고 C은 2019. 5. 2.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2019. 5. 7. 관할 관청에 원고를 근로자, 피고 회사를 발주자로 표시한 산업재해 조사표를 작성·제출하였고, 피고 회사는 피고 C의 요청으로 2019. 5. 15.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른 보험료 지원사업장 확인 신청을 하였으며, 피고 C은 2019. 7. 29. 피고 회사에게,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피고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 경우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하자이행기간을 2020. 6. 30.까지로 하여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원고의 치료비 일체, 향후 치료비, 보상비 등 합의금 일체를 지급할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하자이행각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같은 날 공증인으로부터 위 하자이행각서에 대한 사서증서인증을 받았다.
그 결과 관할 관청으로부터, 피고 C은 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 위반(중대재해 발생 지연 보고)에 따른 과태료를, 피고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73조 제1항 위반(지도계약 미체결)에 따른 과태료를 각 부과받았고,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52,010,910원, 요양급여 105,696,780원, 장해급여 16,314,84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호증, 을가 제1, 2, 4, 6, 7, 8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H,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와 피고 C 및 피고 C과 원고는 연쇄적 노무도급의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회사와 원고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고,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 회사는 도급인, 원고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가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함에 있어 추락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원고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재해를 당하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와 피고 C 사이의 하도급 관계는 이 사건 공사구역에서 시행된 이 사건 공사 중 일부에 관한 것이나, 피고 C과 H 사이의 하도급 관계<1>는 이 사건 공사 구역 밖의 자재창고 공사 구역에서 시행된 자재창고 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전기공사에 관한 것으로서 원도급인이 피고 회사가 아닌 소외 회사이므로, 위 각 하도급 관계는 연쇄적 노무도급의 관계로 볼 수 없어 피고 회사와 원고가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이와 같은 사정과 앞서 본 원고가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게 된 경위에 비추어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 회사는 도급인, 원고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는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는,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재해 발생 후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고를 하였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받았음에도 이 사건 소송에서는 원고의 사용자가 아니니 이 사건 재해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행행위에 모순되는 권리의 행사로서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주장하나, 앞서 본 원고가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게 된 경위에 비추어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재해에 대하여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다는 신뢰를 부여하여 객관적으로 보아 원고가 이와 같은 신뢰를 갖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재해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C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 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또는 노무도급인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원고가 추락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함에 있어 추락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원고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재해를 당하게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C을 상대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보호의무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다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 규정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와 관련하여, 사업의 일부 또는 전문분야 공사의 전부를 도급 주는 사업주 중 그 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도급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면서(제29조 제1항), 그 사업주는 수급인의 근로자가 추락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는데(제29조 제3항),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은 "도급"의 의미를 "명칭에 관계 없이 물건의 제조·건설·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타인에게 맡기는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6호)."라고 정의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도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도급인의 사업장(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경우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장소를 포함한다)에서 작업을 하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서도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함으로써(제63조),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도급인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건설공사발주자'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제2조 제7호 단서),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 다만 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다시 도급하는 자는 제외한다."라고 정의하고(제2조 제10호), 건설공사발주자에 대하여 별도의 조항에서 산업재해 예방 조치의무를 부과하였다(제67조).
노무도급의 경우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 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 도급인은 수급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보호의무는 실질적인 고용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부수적 의무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시행령(1995. 10. 19. 대통령령 제1478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사업주의 안전상 조치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가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용자일지라도 마찬가지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만일 실질적인 사용관계에 있는 노무도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그 노무수급인의 생명·신체·건강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그 노무도급인은 노무도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피고 C의 지위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H은 'G'라는 상호로 건설업(전기통신소방설비)을 하는 개인 사업자인 점, ②이 사건 전기공사와 관련된 2019. 6. 28.자 세금계산서(을나 제1호증)에는 '공급자 G(H), 공급받는 자 F(C)', '전기공사 외 노무비 14,3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H이 인력 사무소에서 데리고 온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 전인 2019. 4. 16., 2019. 4. 17.에는 서울에 있는 H의 사업장에서 일을 하였고, H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았으며, 이 사건 재해 발생 전에 피고 C을 본 적이 없는 점, ④2019. 5. 2.자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는 원고가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재해 발생 후 작성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는 피고 C이 아닌 H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안전·보건조치의무가 있는지 여부
이 사건 재해 발생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의하면, 도급사업 시 사업주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한하여 도급 사업주에게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가 부과되는데, 도급사업주인 피고 C의 근로자와 수급인(H)의 근로자인 원고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C에게 원고에 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 안전·보건조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노무도급인으로서 보호의무가 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기공사와 관련된 2019. 6. 28.자 세금계산서(을나 제1호증)에는 '공급자 G(H), 공급받는 자 F(C)', '전기공사 외 노무비 14,3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 전에 피고 C을 본 적이 없는 점, 원고는 자재창고 공사 구역은 물론 H의 다른 사업장에서도 H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증인 H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H은 피고 C이 자재창고의 어느 부분에 전기등을 몇 개 설치할 것인지 등을 도면에 표시해 주면 그에 따라 작업을 하였다는 것이지 피고 C이 위 도면에 의한 작업 의뢰 외에 자재창고 공사 구역에서 H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취지는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기공사의 하도급에 있어 피고 C이 자재창고 공사 구역에서 수급인인 H이나 H이 인부로 고용한 원고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전기공사의 하도급이 노무도급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2>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C에게 원고에 대한 노무도급인으로서의 보호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
따라서 피고 C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 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또는 노무도급인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위에 있어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 역시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원고는, 피고 C이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재해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행행위에 모순되는 권리의 행사로서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 2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