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2나5558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구조용 금속 판제품 및 공작물 제조업을 영위하는 개인 사업자이고, 원고는 2017. 2. 1.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0. 10. 31. 퇴직한 자이다.

나.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1개월 단위로 일당을 85,000원으로, 근로시간을 05:00부터 12:00까지[조식(07:00~08:00), 중식(12:00~13:00) 시간 각 제외]로, 근로장소를 충북 음성군 D로 정하여 판넬 조립·해체 직원으로 근로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를 구두로 체결하고 근무하여 왔다.

다.

원고는 C에서 퇴직한 후인 2021. 8. 9.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에 피고를 퇴직금 체불 사유로 진정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2. 1. 6. "피고가 2022. 1. 4. 원고에게 3,000,000원을 입금하는 것으로 합의한다"는 내용으로 형사조정이 성립되었고, 이에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은 2022. 1. 19. 피고에 대하여 공소권없음 처분을 하였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청 2022형제285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2017. 2. 1.부터 2020. 12. 3.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합의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2)

만약 이 사건 소 제기가 적법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이 있었고 위 약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가사 위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합의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모두 소멸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와의 사이에서 퇴직금과 관련하여 3,000,000원을 지급하면 피고에 대한 소를 취하하겠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부제소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2017. 2. 1.부터 2020. 12. 3.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2020. 9. 4. ~ 2020. 12. 3.) 동안의 임금은 총 7,618,500원(= 2020. 9. 4.부터 2020. 9. 30.까지의 임금 1,660,500원 + 2020. 10. 1.부터 2020. 10. 31.까지의 임금 3,132,000원 + 2020. 11. 1.부터 2020. 11. 30.까지의 임금 2,517,000원 + 2020. 12. 1.부터 2020. 12. 3.까지의 임금 309,00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나.

이를 기초로 하여 산정한 1일 평균임금은 83,719.78원(= 7,618,500원 ÷ 91일, 소수점 둘째 자리 미만 버림)이고, 원고의 법정 퇴직금은 9,647,271원[= 83,719.78원 × 30일 × (1,402일 ÷ 365일), 소수점 이하 버림]이 된다.

다.

한편 원고는 형사조정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합의금으로 3,0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 및 위 합의금을 퇴직금의 일부로 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라.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법정 퇴직금에서 위 3,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퇴직금 6,647,271원(= 9,647,271원 -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사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20. 1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1)

설령 이 사건 소 제기가 적법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을 매월 200,000원씩 분할·정산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이 있었고, 위 약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총 9,200,000원(= 매월 200,000원 × 2017. 3월경부터 2020. 12. 3.까지 총 46개월)을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가사 이 사건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 퇴직금 지급이 무효라고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합계 12,200,000원(= 무효인 이 사건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9,200,000원 + 피고가 2022. 1. 4. 원고에게 지급한 3,000,00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는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원고의 채권은 모두 소멸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다.

판단

1)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이미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설령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이는 무효인 약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하여

가)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지급된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관련하여, 갑 제2호증의 1,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할 당시 식사를 회사 식당에서 해결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월 20만 원 상당의 돈을 퇴직금의 일부로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의 근로계약이 원고에게 불리하지 않은 내용임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나)

합의금 상당액 채권의 경우, 피고의 주장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3,000,000원이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선해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로부터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3,000,000원을 퇴직금으로 받았음을 전제로 이를 공제한 금액만을 구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계항변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황정환 정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