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G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근로계약체결에 대한 권한을 위임한 이상 근로자 F의 채용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부정할 수 없고, F은 퇴사하기 전 이 사건 공사현장과 관련한 공정회의를 개최한 사실이 있으므로, 피고인 역시 F의 근로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부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G이 이 사건 공사의 수주와 시행, 근로자 채용을 전담한 점, ② G은 F을 현장소장으로 고용하면서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회사에는 그에 관한 보고를 전혀 하지 아니함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명부 등에 F이 등재되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F의 고용관계를 인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근로계약서 미교부, 임금체불에 관한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이에 더하여 원심과 당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공사의 현장대리인으로 F이 아닌 ‘O’으로 신고되어 있고, 사용자인 피고인이 G에게 근로계약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모르게 정식으로 채용되지 않은 고용관계에 대해서까지 민·형사상의 법률 책임을 전부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② F이 퇴사 전 이 사건 회사 소속 P과 회사 관계자 Q를 만나 공정회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공정회의 개최 사실을 알고 있었다거나 F이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③ F은 ‘피고인을 본 적도 없고, G을 사용자로 알고 있었으며 임금지급 요청도 G에게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G도 ‘피고인에게 F과 관련된 사항을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 진정이 제기된 후에야 피고인도 알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⑤ 피고인이 고용노동청 조사 시 ‘F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현장 총괄자로 근무한 사람이고, 최종적으로 제가 채용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피고인이 노동청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F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의미로 볼 여지가 있어 위 진술을 곧바로 F이 근로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피고인의 자인 진술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가 내세우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보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하고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재판장) 강현호 이인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