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3가단6802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97,902,03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30.부터 2024. 7.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

피고는 2021. 12월 상주시장으로부터 상주시 C 소재 면적 98,000㎡의 산림에 대한 입목벌채허가(허가기간 : 허가일부터 2022. 3. 31.까지)를 받았다.

○

피고는 2021. 12. 20. D과 사이에, D으로 하여금 위 산림에서의 벌목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입목벌목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원고는 D에게 벌목부로 고용되어 2021. 12. 30. 위 벌목작업 현장에서 벌목작업을 하다가, 벌목되어 다른 나무에 걸려 있던 5m 길이 참나무가 강한 바람에 쓰러지면서 원고를 덮치는 사고로, ‘제1늑골을 침범하지 않은 다발골절, 폐쇄성’, ‘견갑골의 상세불명 부분의 골절, 폐쇄성’, ‘요추의 상세불명 부위의 골절, 폐쇄성’, ‘목의 상세불명 부분의 골절, 폐쇄성’, ‘상세불명 부위의 흉추의 골절, 폐쇄성’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와 D의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 노무제공 계약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 등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작업을 시킨 사용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는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쓰러지는 나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불이행하여 발생하였다.

설령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하더라도, 피고는 벌목작업의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하였으므로, 사고의 발생에 책임이 있다.

또한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정해진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다.

나.

피고가 원고를 고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D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달리 위 인정과 판단을 뒤집을 반증이 없다.

◎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와 D이다. 피고가 원고 등 벌목부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이 없다.

◎ 이 사건 계약은 ‘벌목작업 끝남’에 대하여 ‘대금 25,000,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계약서에는 위 돈을 ‘계약대금’, ‘작업 임금’, ‘작업금액’으로 기재하였는데, 내용상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로 정해진 것이어서 이는 도급대금으로 볼 수밖에 없다).

◎ 이 사건 계약에는 벌목작업의 방식을 정한 외에는, D이 고용할 인부의 인원수, 각 인부에게 지급할 노임 산정 기준, 각 인부의 1일 작업시간 등에 대하여 정한 내용은 없다(이러한 사항은 수급인인 D에게 전적으로 맡겨진 것이다).

◎ 피고는 D이 고용한 원고 등 벌목부들을 산재보험에 가입시켜 주었으나, 이는 D과의 계약 내용(제3조)을 이행한 것일 뿐이다.

다.

피고가 벌목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1)

관련법리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 그 노무도급의 도급인과 수급인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으나( 민법 제757조), 다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 또는 그 피용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이치는 하도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바,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 인정의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감독은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는 것이고, 단순히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가를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데에 불과한 이른바 감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참조).

2)

판단

피고가 D의 벌목작업을 현장에서 직접 구체적으로 지휘, 감독하였는지에 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2조가 벌목작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였으므로 피고가 구체적 지휘, 감독권을 유보하고 행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계약 제2조는 그 문언대로 도급하는 일의 내용을 정한 것일 뿐 피고가 구체적으로 벌목작업을 지휘, 감독할 권한을 갖는다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령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하여

1)

관련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2)

판단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와 D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 제7호(도급인), 제8조(수급인)의 사업주에 각 해당하고, 이 사건 사고는 다른 나무에 걸려 있던 5m 길이 참나무가 강한 바람에 쓰러지면서 원고를 덮치는 바람에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인 피고와 D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로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405조가 정한 ‘벌목작업 시의 위험방지조치’ 의무 중 제4호 가.목의 “나무가 다른 나무에 걸려 있는 경우, 걸려 있는 나무 밑에서 작업하지 않게 할 의무”를 위반한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것이다.

피고는 이에 관하여 ‘이 사건 현장에서는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에도, 원고가 부주의 내지 독단적인 판단으로 위험목이 쓰러질 수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과실은 없다’고 다투나, 사고 당시 다른 나무에 걸려 있던 5m 길이 참나무 밑에서 원고가 작업하고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당시 원고가 그 위치에서 작업하지 말라는 제지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그곳에서 작업을 계속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는 주장, 입증도 없는 이상, 사업주의 안전보건규칙 제405조 제4호 가.목 위반이 부정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피고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다만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부주의’는 과실상계의 사유로 참작한다).

마.

소결

이상에서 본 바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고용하였으므로 사용자에 해당한다’라거나, 또는 ‘피고가 도급인이라도 구체적인 작업의 지휘, 감독을 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다름없는 자에 해당한다’라고 인정되지는 않으므로, 피고에게 ‘사용자로서 근로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으나,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동법과 안전보건규칙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사고 당시 다른 나무에 걸려 있는 참나무의 상태에 유의하며 그 장소를 피해 있는 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그러한 원고의 잘못이 손해 발생의 원인으로 경합하였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피고의 책임을 제한함이 타당하다.

나아가 사고의 경위, 작업의 내용과 위험성, 원고의 잘못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과실비율을 70%로 보아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하기로 한다.

4.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 각 사실의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하며,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

인적사항 : 남자, F생, 사고 당시 50세 7개월 20일

○

소득 : 벌목부 개별직종노임단가(월 평균 가동일수 20일)

○

가동기간 : 만 65세가 되는 2036. 5. 9.까지

○

노동능력상실율

-

2021. 12. 30.부터 2022. 3. 17.까지(입원기간) : 100%

-

그 다음날부터 2036. 5. 9.까지 : 50.36%(아래 ①, ②의 중복장해율)

①

제8흉추 압박골절에 따른 후유증으로 맥브라이드 장애평가표 척주손상 I–A-1–b 항목(직업계수 5) 해당 27%

②

제1요추 압박골절에 따른 후유증으로 맥브라이드 장애평가표 척주손상 I–A-1–c 항목(직업계수 5) 해당 32%

○

계산 : 아래 계산표와 같이 317,941,062원이 된다(그 중 입원기간 중의 일실수입액, 입원기간 후의 일실수입은 아래 계산표의 각 해당 기재와 같다).

나.

기왕치료비

2,800,960원(원고가 직접 지급한 비급여항목 치료비)

다.

향후치료비

등부위, 오른쪽 팔꿈치, 왼쪽 어깨 총 27cm 선상 및 비대성 반흔이 남았는바, 그 반흔제거수술 예상 소요비용 5,060,000원

라.

공제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2)

휴업급여 공제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39,512,820원을 수령하였다. 입원기간 중의 일실수입 8,479,986원에서 위 수령액을 공제하면, 0원이 남는다.

3)

장해급여 공제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 74,315,240을 수령하였다. 입원기간 후의 일실수입 309,461,076원에서 위 수령액을 공제하면, 235,145,836원이 남는다.

4)

소결

위 2)와 3)의 각 공제 후 남는 일실수입 손해 합계액은 235,145,836원이 된다.

마.

책임의 제한

○

피고의 책임비율 : 30%

○

계산 : (기왕치료비 2,800,960원 + 향후치료비 5,060,000원 + 일실수입 235,145,836원) × 30% = 72,902,038원

바.

위자료

사고의 경위, 피고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과실의 내용과 정도, 원고의 연령, 부상과 후유장애의 정도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를 25,000,000원으로 정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97,902,038원(= 재산상 손해 72,902,038원 +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12. 30.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7.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