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당시 퇴직금 수령에 대하여 피고에게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치 않을 것을 서약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퇴직금 청구 부분은 부제소특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판단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리의무의 주체인 당사자 간에서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그 합의 당시 각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이 퇴사할 당시 피고에게 제출한 퇴직금 지급신청서에 “앞으로 본 퇴직금 수령에 대하여 민형사상에 이의를 제기치 아니할 것을 확약함”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퇴직금 산출내역이 기재된 ‘퇴직금 산정 계산서’를 교부받고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은 채 퇴직금을 수령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기재 부분은 퇴직금지급신청서 등에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것으로서 퇴직금을 지급받고자 하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징구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퇴직금 지급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규정은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액의 하한을 규정한 것이므로, 노사 간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하는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인데(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들 주장과 같이 위 법정하한에 미달하는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면 이에 관한 부제소합의는 당사자 사이에 처분할 수 없는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 그 효력이 부인되어야 하는 점, ③ 위 퇴직금지급신청서 등의 작성 당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최저임금 미지급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분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들과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의 여부를 다투는 분쟁까지 예상하고 위 서류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퇴직금지급신청서 등의 기재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부분까지 민사상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가 퇴사<1>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임금지급방식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교섭단체인 ‘H노동조합 I본부 산하 J분회(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위 기준운송수입금을 재원으로 하여 피고로부터 기본급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신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제6조 제5항으로 “일반 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다. 위 법률 부칙 제1호에 의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의 사업장이 소재한 청주시에서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이 제외되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신설 이후 임금협정 등의 체결
노동조합과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2010. 7. 1. 이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변동되었다.
<2>
<3>
<4>
<5>
<6>
<7>
<8>
<9>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임금
고용노동부장관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결정‧고시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8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이므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30분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미지급 최저임금 및 이에 근거하여 산정된 퇴직금과 피고가 원고들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는 택시요금의 인상, 택시호출 서비스로 인한 편의 증대 등 사회·경제적 요인의 변화 등으로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큰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고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동 없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유효하다.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피고와 노동조합의 각 이해관계에 기초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될 경우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의 노사 합의를 통하여 정한 임금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게 되어 피고는 노사 합의 당시 예상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반면,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추가적인 이익을 얻게 되는바, 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라고 보는 것은 정의와 형평에 비추어 신의칙에 반하고 사회 일반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판단을 위한 관련 법리와 판단 구조 등
관련 법리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본소), 2023다280563(반소)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한편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체협약별로 당사자의 의사뿐 아니라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참조).
판단 구조 등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하에서는,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에 대하여 각 임금협정마다 개별적으로 탈법행위 여부를 판단하되, ① 소정근로시간 단축 여부, ②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③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여부, ④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면 그 경위 등에 비추어 본 당사자의 의사가 무엇인지, ⑤ 종전 단체협약과 비교 시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등을 주된 판단기준으로 삼아,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를 판단한다.
한편 앞서 본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임금협정 당시의 기준운송수입금, 비교대상임금(A), 시간급 환산 비교대상임금(B),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 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C)을 기준으로 한 비교대상임금(B′) 등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10>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2010. 7. 1. 이후 피고의 소정근로시간이 2014년 일 5시간 30분에서 2016년 일 5시간, 2017년 일 4시간 30분, 2018년 일 4시간, 2019년 일 3시간 30분으로 점차 단축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1 내지 2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하여,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과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에 비추어 볼 때,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더라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지 않으므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비교대상임금을 종전 임금협정인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시간급으로 환산한 금액이 7,427.93원인데, 이는 2016년 당시 최저시급 6,030원보다 현저히 높을 뿐만 아니라, 2017년 최저시급 6,470원보다도 현저히 또는 상당히 높다.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비교대상임금을 종전 임금협정인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시간급으로 환산한 금액이 8,159.89원인데, 이는 2017년 당시 최저시급 6,470원보다 현저히 높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최저시급 7,530원보다도 현저히 또는 상당히 높다.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비교대상임금을 종전 임금협정인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시간급으로 환산한 금액이 9,248.14원인데, 이는 2018년 당시 최저시급 7,530원보다 현저히 높을 뿐만 아니라 2019년 최저시급 8,350원보다도 현저히 또는 상당히 높다.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산정표에 의하면, 2019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비교대상임금을 종전 임금협정인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시간급으로 환산한 금액이 10,404.51원인데, 이는 2019년 당시 최저시급 8,350원보다 현저히 높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최저시급 8,590원보다도 현저히 또는 상당히 높다.
다음과 같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상당 정도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
청주시는 2013. 2. 15. 택시 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2,800원으로, 거리당 요금을 150m당 100원에서 143m당 100원(청원군의 경우 155원)으로, 시간요금을 36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각 인상하였다. 기본요금만 기준으로 인상률을 산정하더라도 약 27%에 이르는 한편, 기준운송수입금 인상률은 2016년에는 약 1.8%, 2017년에는 0%, 2018년에는 약 7%, 2019년에는 0% 인상되는데 그쳤으므로, 동일한 운송수입을 전제로 한다면, 나머지 인상률은 운행시간의 단축으로 현출될 수밖에 없다.
한편, 2015년경부터 ‘K’와 같이 모바일 앱을 통해 승객의 현재 위치나 지정지역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호출 앱이 보편화되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는 종전의 배회식 내지 순항식 영업방식에서 대기식 영업방식, 즉 특정한 장소에서 대기를 하다가 호출을 받아 운행을 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위와 같은 택시호출 앱을 통하여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거리 손님을 골라 받거나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구상하여 운행할 수 있게 되는 등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도 향상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위 각 임금협정은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경위를 보더라도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한 당사자인 노동조합과 피고의 의사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당시 국회 논의 상황을 보면, 입법을 둘러싸고 노사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된 상황에서 사납금 인상 여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되는 고정적 수당의 종류 등에 관하여 유예기간 동안 노사 간 합의가 이루어져 이 사건 특례조항이 원만히 시행될 수 있도록,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앞서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앞서 고정급과 수당 등 임금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준근로시간 대비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 교섭한 후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제 최저임금법 위반이 문제되는 사례가 거의 없었고, 그 결과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별도로 합의할 필요성 또한 적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을 계기로 고정급의 구성과 액수뿐만 아니라 고정급의 재원(財源)이 되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기 위한 운행시간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고, 그에 따라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를 실질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종래 형식적으로 법정 기준근로시간에 맞추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택시 운행시간이 갖는 특수성(일부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기 위한 운행시간이고 일부는 초과운송수입금을 획득하기 위한 운행시간으로, 후자의 경우 근로자에게 전적인 재량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과 실태 등을 고려하여 비로소 기준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이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계기가 되었음은 분명하나, 그렇다고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과 수치상으로만 단순 비교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청주시에서는 2010. 7. 1.부터 시행되었는데,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4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30분으로 정한 후 2015년까지 이를 유지하다가, 2016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으로, 2017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30분으로, 2018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2019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30분으로 각 변경하였는바, 위 각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변경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기도 하다.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 또한 경미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과 비교하여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임금협정에 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는 10 내지 13%에 불과하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이 사건 특례조항에 반한 탈법행위로 판단한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사안의 경우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는 상태에서 소정근로시간을 한 번에 절반 정도로 단축한 것과 비교하면, 그 단축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노사는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자유로이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는 점, 설령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정하다고 하더라도, 그 소정근로시간만이 적정한 것이 아니라,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일정한 상하 폭의 범위에 대하여는 적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택시 노사는 기준운송수입금과 고정급 액수에만 관심을 가질 뿐 초과운송수입금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기고 있으므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준운송수입금 납입에 필요한 근로시간을 미리 합의로 정한 것으로 이해함이 합리적인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임금협정 당시의 제반사정을 토대로 할 때, 기준운송수입금 납입에 필요한 근로시간의 적정 범위를 특정할 수 없어, 위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기준운송수입금 납입에 필요한 근로시간보다 상당한 정도로 적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형석(재판장) 이종인 전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