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4. 12. 5. 선고 2024노30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① B, T, U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V, W, X, Y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및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하여 각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고, ② 피해자 C에 대한 2022. 1. 3.경 사기의 점, 2022. 1. 6.경 사기의 점, 2022. 3. 20.경 사기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③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③항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도 공소기 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②항의 무죄 부분 및 ③항의 유죄 부분에 한하여 항소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나.

한편,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 B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배상신청인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각하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C에 대한 2021. 12. 14.경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C으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차용 당시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도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C을 기망하였고, 피해자 C이 그로 인한 착오에 빠져 2022. 1. 3.경, 2022. 1. 6.경 및 2022. 3. 20.경 각 처분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은 원심에서와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약속한 변제기일에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 C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함으로써 피해자 C을 기망하였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 편취의 고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차용 당시 담양에서 진행한 공사대금 5억여 원의 채권이 존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담양 공사 시공사 측에서 2021. 5.경 공사대금 5,000만 원만 지급한 채 나머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에 2021. 가을 무렵 피고인이 1억 원을 빌려 창호공사에 소요되는 유리값을 지급하면서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으로, 위와 같은 채권의 회수가능성은 피고인의 기대 내지 희망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그 존재 여부나 실제 집행 가능 여부가 불분명한 민사상 채권이 있다는 것만으로 피고인에게 변제자력이 충분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은 피해자 C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기계장치들을 다른 채권자로부터 차용하면서 이미 담보로 제공한 상황이어서 잔존가치가 별로 없었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러한 사정을 피해자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는바, 피고인이 피해자 C에 대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의 평가에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담보가치가 충분하지 않은 담보를 제공하였다.

3)

피고인은 전시관 공사 등을 위한 사업자금으로 사용한다고 하며 피해자 C으로부터 판시 금원을 차용하였음에도 그 중 1억 원을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하고 일부는 근로자들의 밀린 급여 지급 용도로 사용하는 등 이 사건 차용 당시 이미 재정이 악화된 상태였다.

4)

피해자 C이 담보로 제공받은 기계장치에 대한 유체동산 경매절차에서 차용금의 일부를 배당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차용 이후에 발생한 사정으로 사기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피고인의 피해자 C에 대한 2022. 1. 3.경, 2022. 1. 6.경 및 2022. 3. 20.경 각 사기의 점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C을 기망하였고, 피해자 C이 그로 인한 착오에 빠져 각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1)

2022. 1. 3.자 에어컨의 경우, 피해자 C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에어컨이 필요하다고 하였고 이에 피해자 C이 먼저 피고인에게 자신이 경매낙찰물건을 가져오겠다고 제안하여 피고인이 이에 응하였다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에어컨 대금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정산하기로 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나 증거가 없다.

2)

2022. 1. 6.자 4,200만 원의 경우, 피해자 C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장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해 달라. 빚쟁이들 줘야 하니 입금해라’고 하여 돈을 보냈다는 것으로, 피해자 C은 피고인의 당시 악화된 재정상황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보이고 그럼에도 1)항과 같이 에어컨을 설치해 주고 돈을 보냈다.

3)

2022. 3. 20.자 실외기 공사비의 경우, Q은 원심 법정에서 실외기 공사비를 피해자 C으로부터 받게 된 경위에 관해 ‘피고인이 실외기 공사비 8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술자리에서 C에게 하소연을 하니 C이 “그럼 내가 결제를 해주고 나중에 피고인에게 받으면 되니까 내가 해 주겠다”고 하여 C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았다‘, ’피고인이 나에게 C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으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2022. 3. 20.자 인테리어 공사비의 경우, S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계속하여 대금 지급을 미뤄 피고인을 소개하여 준 C에게 따져 묻자 C이 일단 내가 변제를 하겠다고 하며 공사비를 지급해 주었다‘고 진술하였다. 이들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C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Q과 S에게 실외기 공사비와 인테리어 공사비를 지급해 주었다고 보인다. 더욱이 아무런 차용증 작성이나 담보 조치 없이, 그것도 이미 거액의 돈을 빌려주었고 그 변제기가 지나도록 전혀 변제받지 못한 상황에서 위 각 공사비를 선뜻 지급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요청으로 위 각 공사비를 지급하였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 기망당해서가 아니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자신의 판단 하에 각 지급을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4)

피해자 C은 2021. 12. 14.자 대여 당시에는 변제기를 한 달 후로 분명히 정하고 담보를 요구하여 제공받았으며 공정증서까지 작성하였다. 이에 반해 2022. 1. 3.경, 같은 해 1. 6.경, 같은 해 3. 20.경 각 지급에 관하여는 아무런 차용증이나 약정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이자약정을 하지 않았으며 변제기도 정하지 않았다. 더욱이 변제기가 2022. 1. 13.인 대여금 1억 5,000만 원이 전혀 회수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피고인이 공장에 돈이나 시설이 필요하다고 하면 별다른 이의 없이 적극적으로 공장 시설 마련을 위해 각 지출을 하였다.

5)

피고인은 위 각 지출이 피해자가 동업을 전제로 스스로 지출한 돈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C이 수사기관에서 2022. 3. 20.경 실외기 공사비 및 인테리어 공사비를 자신이 지급한 경위에 관해 ‘Q과 S이 자꾸 나에게 언제 공사비를 지급하냐고 물어봐 피고인에게 왜 대금을 지급하지 않느냐고 하니 피고인이 “이왕 이렇게 된 거 동업을 하자. 토지 등기를 넘겨주겠다. 수익률을 6:4로 하자”라고 하여 땅 시세도 있고 하니 믿고 대위변제를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C이 각 돈을 지출하기 전부터 계속 동업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C이 피고인에게 1억 5,000만 원을 빌려준 후 피고인에게 그 변제를 독촉하거나 이를 변제받는 것보다는 피고인의 공장, 사무실 설비 등 공사 추진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추진한 점, Q이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C이 같이 여기서 일할 것이다. 이 동생이 돈에 대해서 다 관리할 것이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C이 명시적으로 동업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동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는 동업을 전제로 피해자가 위 각 돈을 지출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6)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2022. 1. 3.경, 2022. 1. 6.경, 2022. 3. 20.경 각 지출은 피고인에게 기망당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사업적·경제적 판단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해자 C이 피고인의 기망행위에 속아서 그와 같은 각 지출로 나아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나아가 검사가 항소이유로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원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 범행은 그 범행내용과 범행수법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은 근로자 F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중 1,000만 원을 지급한 점, 사기죄의 피해자 C은 피고인으로부터 양도담보로 제공받은 유체동산의 경매절차에서 일부 금원을 배당받았고,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 C에 대하여 편취금 중 상당한 금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이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