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6,752,098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10.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4은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0. 10. 1.부터 2024. 10. 11.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사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 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36,377,098원을 지급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6,377,09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이하 '이 사건 퇴직금 청구권'이라 한다), 그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일응 이유 있다.
피고의 상계 항변들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요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유효하지는 않지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를 하고 도합16,975,979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이 사건 퇴직금 청구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원고는 일용직 근로자로서, 원고에 대한 급여는 정해진 일당에 근무일수를 곱하여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데, 피고는 원고가 근무일수를 못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합계 214만 원의 급여를 초과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있고,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이 사건 퇴직금 청구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원고가 C를 폭행함으로 인한 합의금 200만 원을 피고가 대납하였고, 원고의 폭언으로 피고가 다수의 거래처를 잃음으로써 총액 331,389,615원의 피해를 입은 상황이므로, 동액 상당의 구상금 내지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이 사건 퇴직금 청구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대법원 2002. 7.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나,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43조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대법원 1995. 12.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위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런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위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의 첫 번째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원고의 근로분에 해당하는 퇴직금 정산이라는 명목으로 원고에게 돈을 지급하였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그런데 위 정산을 통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던 퇴직금 명목의 돈의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는 위 기간 7년 동안 연 2,425,139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위 기간 동안 연 150만 원씩의 돈만을 매년 2월 말일을 기준으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며, 반증이 없으므로, 원고가 2010. 10. 1.부터 2017. 2. 28.까지의 퇴직금 명목 돈으로 도합 9,625,000원[=1,500,000원 x (6 + 5/12)]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위 9,625,000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 이 사건 퇴직금청구권과 상계할 수 있다 할 것이고, 그 금액은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채권액의 1/2을 초과하는 부분인 18,188,549원{= 36,377,098원 x (1 - 1/2)}에 미달함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결국 피고의 첫 번째 상계 항변은 위 9,625,000원의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하겠다.
피고의 두 번째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21. 3.부터 2024. 9.까지 도합 45일간 결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근일에 해당하는 일당을 지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가 있으나, ① 이들이 전부 피고 측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된 문서에 불과하고 원고가 확인한 문서가 아니라는 점, ② 일당제로 급여를 받은 원고가 이와 같이 많은 날을 결근했음에도 피고가 그 급여를 전부 지급한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결근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를 초과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두 번째 상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의 세 번째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급여의 착오 지급 등으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등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설령 피고가 세 번째 상계 항변에서 주장하는 구상금채무나 손해배상 채무를 원고가 부담한다 할지라도, 근로기준법 제43조 본문이 정하고 있는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상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위 구상금 채권 및 손해배상 채권으로 이 사건 퇴직금청구권과 상계할 수 없다 하겠으므로, 피고의 세 번째 상계 항변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이득반환채권 9,625,000원을 상계한 후의 퇴직금 26,752,098원((= 36,377,098원 - 9,62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다음날임이 역수상 명백한 2024. 10. 2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겠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