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10,000,000원의 형을 선고하였고, 피고인 및 검사는 원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며, 환송 전 당심은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위와 같은 환송 전 당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에 관한 헌법 및 형사소송법상의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이유로 환송 전 당심판결을 파기하였는바, 검사는 위 항소기각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지 아니하여 검사의 항소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법정관리회사인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관리인일뿐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D의 관리인으로서 회사 회생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2008. 9.경부터 발생한 금융위기, 천안함 사태, 해난사고 등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회사 운영자금 및 직원들에게 지급할 급여를 마련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개인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부족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범행에 관하여 책임조각사유가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3조 제1항에 따라 회사사업의 경영과 재산의 관리 및 처분을 하는 권한이 관리인에게 전속되므로 정리회사의 관리인이 근로관계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2도270 판결, 2001. 1. 19. 선고 99다72422 판결, 1984. 4. 10. 선고 83도185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D의 관리인이자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D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 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649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같은 법 제109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그렇게 볼 때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원심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관리하는 D이 2008. 9.경부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교역량 감소, 2010. 3.경 발생한 천안함 사태, 2010. 10. 발생한 회사 소유의 선박 사고로 인한 운항중단 등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점, D의 임·직원들이 2010. 10. 17.경 무급휴가를 시행하기로 결의한 사실, D의 임·직원들이 2011. 2. 10. 선박운항이 재개되면 최우선적으로 과장급 이하 근로자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결의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10. 3.경 이후부터 근로자인 선원들에 대하여 임금 및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근로자들이 수차례 요구를 하여 D측에서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에 대한 지급계획을 제시하기도 하였으나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 등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청산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근로자들과의 지급연장에 대하여 성실히 협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비록 근로자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이 다액이어서 근로자들의 생계에 상당한 위협이 초래되었으나, 피고인이 회사정리절차 진행 중인 D의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어 보수를 받지 아니하고 법원의 관리감독 하에 직무를 수행하여 왔고 임금체불이 회사의 경영난에서 비롯되었으며 D 소유 재산에 대한 경매결차 등에서 근로자들에게 일부 임금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기타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전황, 전과 등 여러 가지 양형조건을 참작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