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9. 2. 13. 선고 2016가단5329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7,321,803원과 이에 대하여 2018. 11.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3. 1. 23. 유한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피고의 삼척공장 물류파트 중 구매팀의 자재창고부서에서 원·부원료의 적재, 반입, 이적 및 원할한 공급업무에 종사하는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16. 2. 14. 퇴사하였고, 2016. 2. 15. 피고의 자회사인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에 입사하여 자재창고에 배치되어 근무하다가 2016. 5. 16. 사직하였다.

나.

피고는 1957. 6. 15.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200명을 사용하여 시멘트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삼척시 소재 F, G, H광구로부터 채광된 석회석과 고령토를 I광구에서 분쇄한 뒤 피고 삼척공장에서 시멘트로 제조 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D은 피고로부터 피고 삼척공장의 기계 점검, 청소, 시멘트 선적·수송 등의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였다.

다.

한편, 피고는 2013. 10. 17.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4. 3. 18.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고, 피고의 관리인은 원고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가 피고의 위 회생절차에서 회생채권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2015. 3. 6. 회생절차가 종결되었다.

라.

피고와 D 등은, 삼척시 J에 있는 피고의 삼척공장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사내협력업체 D의 대표 K로부터 원고를 포함한 D 소속 근로자 L 등 134명을 파견받아 위 삼척공장의 기계 점검, 청소, 시멘트 선적·수송 등의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들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다는 범죄 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위 형이 확정되었다(2017고단1호, 위 형사사건에서 피고는 자백하였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업무상 명백한 사실, 갑1, 6, 39호증, 을8, 10, 11, 13, 14, 4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 10.부터 2016. 2.까지 원고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의 근로자에 비하여 임금 40,515,678원 및 퇴직금 6,806,125원을 적게 지급받았고, 이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손해배상으로 위 합계 47,321,803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3.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의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6. 1. 26. E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D에서의 근로관계 등과 관련(위장도급 및 불법파견 이슈 포함)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위반하여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판단

(1)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6, 38호증, 을1, 2, 38호증의 각 기재, 증인 M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D 소속 근로자들 중 30여 명은 2014. 6.경 N노동조합 O지부를 설립한 후 2014. 7. 31. 중부지방고용노동부 태백지청에 피고와 D 사이에 체결한 도급계약의 실질이 위장도급 및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태백지청은 2015. 2. 13. D의 사업주로서의 실체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D 소속 근로자들 중 35명은 2015. 3.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을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차액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15가합516521호. 예비적청구인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에 따른 고용간주 규정에 따른 임금 차액 및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2016. 6.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에 의하여 추가되었다).

(나)

그 후 피고는 2016. 1. 4. 자회사인 E를 설립하고 시멘트 출하 및 출하공정라인 관련 업무를 위 회사에 위탁하였고, 위 회사는 2016. 1. 19. D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하였으며, 원고를 포함한 49명이 E에 입사지원을 하였고, 2016. 1. 26. 약 10분간 원고를 면접한 후 채용결정을 하였다. 당시 면접을 담당한 E 대표 이사 M는 원고에게 부제소합의서를 제시하고 원고로 하여금 이에 서명하게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1.

회사와 근로자들은 본 합의서가 체결되는 즉시, 근로관계와 관련하여(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이슈를 포함한다) 제기중인 민사상, 형사상, 행정상 모든 청구, 소, 고소·고발, 진정, 신청 등을 상호 취하한다.

2.

회사와 근로자들은 과거 D에서의 근로관계와 관련하여(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 이슈를 포함한다) 향후 청구, 소 제기, 고소·고발, 진정, 신청 등 민사상, 형사상, 행정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

3.

회사와 근로자들은 자유로운 의사로 본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 본 합의서를 작성하기 전에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였으며, 합의에 따른 법적인 효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작성하였음을 확인한다.

(2)

살피건대,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을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합의 당시 중부지방고용노동부 태백지청은 진정사건에 관하여 D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D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가 2015. 3.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을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차액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 성립을 원인으로 한 근로자지위 확인 및 임금차액 청구는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에 따른 차별금지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는 상이할 뿐만 아니라 원고로서는 위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아니었고 소송 외에서 위와 같은 청구를 한 바도 없으므로 묵시적 근로관계 성립이나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에 따른 피고의 고용의사표시 의무 및 차별적 처우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등의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또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9. 2.자 2015카합795 임금지급가처분 결정은, D 외의 협력업체인 P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해고를 이유로 한 것으로서 역시 차별금지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는 상이한 점, 부당해고 대상자가 아닌 원고로서는 당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에 기하여 차별적 처우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 가능하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거나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를 할 당시 부제소 합의의 대상인 법률관계가 특정되지 아니하였거나, 원고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근로관계 전반에 대한 모든 법률분쟁에 관한 포괄적인 소권의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합의는 무효라 할 것이다.

(3)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합의가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법률행위의 당사자 일방이 궁박, 경솔, 무경험의 상태에 있고, 상대방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 즉 폭리행위의 악의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어야 할 것인바, 앞서 든 각 증거 및 을40호증의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뜻하지 않게 D 자재과를 포함한 팀이 타 회사인 'Q'으로 이직하게 된다 하여, 후에 관련자 면담을 요구한 후 보다 안정적인 E로 이직하게 되었는바,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하지 아니하더라도 E에 무조건 입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라고 보기 어려운 점, E의 대표인 M는 원고의 E에 입사를 위한 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위 부제소합의서를 건네고 서명하게 한 것으로서, 원고로서는 위와 같은 면접과정에서 제3자인 피고와의 관계에서 피고에 대한 부제소합의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거나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위와 같은 채용과정에서 면접자에게 위와 같은 부제소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은 궁박한 상태에 있는 원고에게 작성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서 피고는 원고의 이러한 궁박한 사정을 알고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며, 피고 스스로도 위와 같은 부제소 합의의 유효 여부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누구는 재판결과 보상금으로 몇 천만 원을 받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자 E에 입사한 직원들 간에 상대적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없느냐는 말이 있어서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줘야 되겠다고 하여 2017. 1. 경 다시 E에 채용된 근로자들(당시는 원고가 퇴직한 이후임)로 하여금 불법파견에 대한 보상으로 이전 하청업체 근무연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5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다시 부제소합의서를 작성하게 하였는바, 이와 비교할 때 원고의 경우 위로금조로 아무 금원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은 현저히 불공정한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합의는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점에서 보아도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여부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에게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96922 판결 참조). 그 구체적 판단 기준은 다음의 각 항의 소제목과 같다.

위와 같은 각 판단 기준항목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6 내지 38, 40호증, 을1, 2,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D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계약의 내용

(가)

일의 완성에 대한 합의 존부

D이 체결한 도급계약 대부분은 도급비가 모두 작업물량, 기성고와 상관없이 인건비를 기초로 산정된 뒤 매월 정액으로 지급되었으므로, 일의 완성에 대한 합의가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

(나)

도급업무 범위에 관하여

D이 피고와 체결한 도급계약에는 도급대상 업무로 ㉠ 삼척공장 라인별 각종 생산·출하·후생 업무, ㉡ 차량·중장비 정비, ㉢ 굴착기 등을 활용한 원료 및 연료의 투입, ㉣ 차량 운전, 사고차량 정리, 사무실 청소, ㉤ 보일러 운전, ㉥ 조경관리 등을 정하면서, 도급업무의 범위에 관하여 'D과 피고 간에 합의한 작업'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D이 수행해야 하는 도급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D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 범위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었다.

(다)

도급비에 관하여

도급비 중 대부분은 인건비에 해당했는데, 피고는 D에 대한 도급비를 산정함에 있어 대부분 작업량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D 소속 근로자의 임금 수준에 따라 결정하였다. 또한, 인건비가 많이 지출되는 달에는 계약 내용과 달리 도급비가 더 지급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D이 받은 도급비는 일의 완성이나 결과가 아닌 노동력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인다.

(라)

수급인의 책임에 관하여

D은 도급계약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보험 등에 가입한 적이 없으며, 피고가 D을 상대로 지연손해금 또는 하자담보책임을 청구한 적도 없다.

(2)

업무수행의 과정

(가)

D의 인사권에 관하여

삼척공장에서 필요한 D의 근로자 정원은 피고가 결정하여 D에 통보하였다. 또한 D은 피고에게 소속 근로자 퇴직 현황, 퇴직 시기, 충원 여부, 충원 근로자의 신상정보, 소속 근로자의 작업장소 전환 여부 등을 수시로 보고하였고, 피고는 삼척공장 전체 인원의 배치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가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D에게 D 소속 근로자를 피고 소속 근로자로 채용하겠다는 뜻을 통보하면, D은 일정 인원을 피고에게 추천하였다. 그렇게 선발되어 피고에 채용된 인원은 약 30명에 달한다. 반대로 피고에서 퇴직 후 D에 채용된 인원은 약 10명이고, 이들은 대부분 피고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그대로 계속해서 수행하였다.

또한 D은 소속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필요한 경우 피고에게 이를 반영하여 도급비를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는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도급비 인상 여부를 결정하였다. 만일 피고가 도급비를 인상하지 않는 경우 D은 소속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할 수 없었다.

D은 2009. 3.경 삼척공장의 일부 소성로의 장기 운영중지로 인해 발생한 여유인력을 피고의 협력업체인 P로 이관하여 배치하고자 소속 근로자들을 의원면직하였다.

(나)

D 소속 근로자의 임금 결정권에 관하여

D은 신규인원을 채용 결정전에 피고에게 신규채용 인원들에 대한 임금 책정안을 발송였고, 피고는 이를 수용하거나 수정해서 회신했고, D은 원고의 회신에 따라 개별 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했다.

(다)

작업현장에서의 구체적 지휘·감독

피고는 시멘트 제조 공정별 개별적 업무에 대한 담당 인원 및 장비별 근무인원, 근무일자, 휴무일자 등을 특정하여 D에게 통보하였고, D은 그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을 배치하였다.

D이 담당한 업무는 대부분 자동화된 벨트라인의 공정에 관한 것이었다. 각 공정은 대부분 컨베이어로 연결되어 있는데, 중앙통제실(이하 'CCP'라 한다)에서는 자동화되어 있는 컨베이어와 각 공정의 기계를 운전 및 감시하였다. D은 그에 따라 작업량, 작업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하지 않고, 피고의 작업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재배치로 인하여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D 소속 근로자를 재배치하여 결원이 발생한 자리를 충원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2006. 9. 21. D 소속 근로자의 근무일, 근로시간을 피고 소속 근로자의 그것들과 같이 조정하고자, D에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휴무일수, 연차휴가 일수 등에 관한 변경 내용을 통보하였다.

D 소속 근로자는 생산 1, 2팀, 제품팀, 물류팀, 품질관리팀, 출하팀, 후생팀, 조경팀, 구매팀 등으로 나뉘어 근무하였다. 그중 원료공정과 소성공정 중 일부를 담당하는 생산 1, 2팀에는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이 소속되어 있었다. 생산 1, 2팀에서는 교대 근무가 이루어졌는데, 일부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이 혼재되어 같은 조에 편성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D 소속 근로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조의 경우에도 D 소속 반장이 따로 존재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제품팀은 시멘트 분쇄기(시멘트밀)와 시멘트 저장소(시멘트 사일로)와 관련된 분쇄 및 포장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구역은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D 소속 근로자를 관리하는 D 소속 반장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연속된 작업의 특성상 D 소속 근로자들은 수시로 피고 소속 반장들과 업무에 관하여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으며, 피고 소속 반장이 특정 업무를 요청하면 D 소속 근로자들은 요청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다.

물류팀은 지게차 등을 이용하여 연료를 투입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물류팀 근로자들은 장비배차 편성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장비배차 편성표는 피고가 D과의 의견 교환을 거쳐 작성하였다. 그런데 장비배차 편성표에 의하면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는 혼재하여 같은 조에 편성되었고, 일부 D의 근로자는 피고의 반장이 있는 조에 소속되었다. 한편 물류팀의 삼척공장 대형기관차 일지, 작업일지는 피고와 D 소속 근로자가 작성하여 피고 관리자의 결재를 받았다.

품질관리팀은 제품검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D의 근로자는 피고 근로자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만 하였고, 특별히 D에서 D 소속 근로자에게 작업을 지시할 일이 없었다.

출하팀은 삼척항과 동해공장에서 시멘트 선적 및 수송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D 소속 근로자가 피고의 근로자들만 근무하는 CCP에 연락하여 목표 선적량을 알려주면 CCP에서는 일정량의 시멘트를 선박이 있는 곳으로 이송되도록 조작하였다. 이후 D 소속 근로자가 시멘트 물량이 목표 선적량에 도달한 것을 확인하면 다시 CCP에 연락하여 이송 중단을 요청하였다.

후생팀은 피고 기술훈련원의 보일러 등을 관리하였고, 조경팀은 삼척공장 내 조경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모두 P 소속 근로자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구매팀에는 구매업무(피고 소속 8명)과 자재업무(피고 소속 1명과 원고를 포함한 D 소속 3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자재창고 2층에서 피고 소속 1명, 1층 창고에서 원고 등 D 소속 3명이 교대로 주간근무를 하면서 피고의 자재를 반출하는 업무를 하였다. D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의 물류팀 소속 직원들(R 차장 이하 근로자들)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다.

피고 삼척공장에서 운행된 차량에 관하여 차량별 작업계획서가 작성되었는데, 해당 작업계획서에 의하면 D 소속 근로자 중 로우더, 크레인, 지게차 운전자들이 피고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D에게 '도급작업 시방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는데, 위 시방서에는 D이 수행해야 하는 세부적인 업무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나아가 위 시방서 끝에 첨부된 '세부 작업 시방'에는 D의 근로자는 매 교대 근무시간 20분 전에 대기실에 모여 중요사항을 전달받고 피고가 직접 D 소속 근로자들에게 실시한 위험예지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D의 근로자는 작업현장에서 운전 및 작업표준, 안전작업 절차서의 설비별 세부작업 내용에 명시된 작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 D의 근로자는 중요작업 사항, 공정 이상 징후, 비상사태 발생 시 임시조치를 하고 D과 피고의 교대반장, 운전공에게 연락을 취하여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D의 근로자는 공정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현장 조작 등 조치가 필요하여 피고의 운전공이 유·무선을 통해 조치를 의뢰한 경우 응해야 한다는 내용, D의 근로자는 작업 내용 및 공정 특이사항 등 인수인계에 필요한 사항들을 근무일지에 기록하여 유지 및 관리하여야 한다는 내용, D의 근로자는 보수 및 중요작업 시 피고에게 통보하여 내용 및 일정을 조율 받아야 하며 피고는 이를 위해 회의 소집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있었다.

D은 '세부 작업 시방'에 기초하여 '도급작업 표준서'를 작성하여 D 소속 근로자들에게 배포하였는데 위 '도급작업 표준서'의 내용은 D의 근로자가 근무시간 20분 전이 아닌 30분 전에 대기실에 모여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세부 작업 시방'의 내용과 같다.

피고는 매월 근무지별로 D 근로자의 청소상태를 평가하여 점수를 부여하였다.

위와 같이 D 소속 근로자 중 일부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같은 조에 편입되어 근무하거나, 혼재되어 유사하거나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소속 반장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무하였다.

D이 체결한 도급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체결되었으며, 도급계약서에는 D의 근로자는 피고의 사내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D은 소속 근로자가 위 사내규칙을 준수하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라)

원고의 작업배치권, 변경 결정권

D은 필요에 따라 소속 근로자를 이직시켰는데, 공정별 작업배치 인원을 피고가 결정하였고, D의 근로자는 피고 근로자가 결근 시에 대신 근무하기도 하였다.

(마)

근무시간, 근태, 휴가 등에 대한 관리

피고는 2013년도 추석 때 물류팀에 근무하는 피고와 D 소속 근로자들의 추석 휴무현황을 파악하였고, 근로자들에게 휴무 가능 일수, 초과 시 처리 방법 등을 공지하였다.

생산 1, 2팀의 경우 주로 피고의 반장들만 존재했기 때문에 D의 근로자에 대한 교대조 편성, 대근자 결정, 잔업 지시는 전반적으로 피고 반장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기타 부서의 경우에도 피고가 직접 또는 D의 중간 관리자를 통하여 D의 근로자에게 연장근로를 지시하였다.

피고는 D 소속 근로자의 연장·휴일·야간 근로가 필요한 경우 P·D 소속 관리자에게 요청하면, D 소속 관리자가 소속 근로자에게 연장 근로 등을 지시하였다.

(바)

원고의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에 대한 교육 등

피고는 삼척공장 내에서 운행하는 차량·기계들에 대한 운행지침을 작성하였고, 그에 따라 D 소속 근로자 중 차량·기계 운전자는 피고가 시행하는 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피고는 2008년까지 수시로 D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피고 산하 기술훈련원에서 제작한 교재를 이용하여 '협력업체 종업원 생산기계 실무과정'이란 이름으로 시멘트 제조 공정, 관련 법규 등에 대한 교육 과정을 운영한 바 있다.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1조에 따른 안전교육을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P·D 소속 근로자들에게 함께 실시하였다. 교육 시 D 소속 근로자들의 참석 여부를 확인하였고, D에게 미 참석자 명단을 통보하였다.

D 소속 근로자는 2014. 3.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안전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아차사고 사례'를 작성하여 피고 담당자의 결재를 받았다.

피고는 D 소속 기관사들을 상대로 안전운행에 대한 교육을 매월 시행하였다.

피고는 2007. 10.경부터 2010. 2.경까지 D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위험예지훈련'이란 이름 아래 작업 중 발생 가능한 위험 상황 및 그에 대한 대책을 교육하면서 팀의 행동 목표(예를 들어 '작업원 확인 후 후진하자', '안전거리 확보로 사고예방 하자' 등)를 설정하였다.

D은 2016. 2.경 물류팀, 출하팀 등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중 일부를 생산팀으로 배치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가 위 근로자들에게 생산 관련 기술교육을 하였다.

피고는 광산보안법 제5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D 소속 근로자들에게 광산안전교육을 하였다.

(3)

계약당사자의 적격성

(가)

D의 독립된 사업시설, 장비 보유 여부

D은 2012. 12. 31. 기준 승용차 1대, 굴착기 3대, 기중기 1대와 각종 사무용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D의 고정자산 관리대장상 위 물품들의 기초가액은 124,842,126원이었음에도 2012. 12. 31. 기준 가액은 218,625원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굴착기 3대는 유한회사 S에 임대하여, 가용 가능한 장비 중 도급업무에 직접적으로 사용 가능한 장비는 기중기 1대가 유일했다.

D의 2012년도 재무제표에 의하면 D이 보유하는 유형자산의 총 금액은 1,094,615원에 불과했다.

D은 2013년까지 무상으로 피고의 사무실, 장비, 설비 등을 사용하였다. P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13년 이후부터는 임대료를 도급비에 계상한 뒤 도급비 중 임대료에 상응하는 만큼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하였다.

D의 근로자들은 주로 벨트라인에서 작업했는데, 벨트라인은 피고 소유이며 관리·보수도 피고 계획에 따라 시행되었다.

한편 D이 피고로부터 임차한 장비와 설비가 고장 난 경우 피고가 무상으로 조치하였다.

위와 같이 D은 일부 도급업무를 위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장비들의 가치가 극히 미미했고, 장기간 피고로부터 도급업무에 필요한 사무실, 장비 등을 제공받아 무상으로 사용하였으며, 2013년부터 임대료를 납부하였다고 하더라도 도급비에 임대료를 계상한 뒤 도급비와 임대료를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방식을 취하여 실질적으로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피고는 D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분, 차량유지비, 장비 등 추가 구매비, 사무실 임대료, 장비 임대료, 인허가 보증보험료, 철도운임 등을 도급비에 계상해달라고 요청하면 이를 도급비에 반영하는 등으로 자신이 부담하였다.

(나)

D의 독자적 사업 영위 여부

D은 설립 이래 주로 피고와의 도급계약을 통하여 사업을 수행하였다. D은 피고 외 다른 회사와 선적계약을 체결하여 작업비를 수령한 바 있는데, 작업비가 D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에 불과했고, 나머지 매출액은 대부분 피고와의 도급계약을 통하여 발생했다.

이처럼 D은 대부분의 매출을 피고의 도급계약을 통하여 얻었는데, 재무제표상 매출액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매출액 × 100%)이 높아야 1%에 불과했고, 대부분 0%에 수렴하며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었다. D은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는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에 충당될 재원이었다.

따라서 D은 피고와의 도급계약을 통하여 어떠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

D의 전문적 기술능력, 고도의 전문인력 보유 여부

D에도 도급업무에 필요한 기관사 자격증, 로우더·지게차 운전기능사 등을 보유한 근로자들이 소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멘트 제조과정의 전문성으로 인하여 피고가 P과 D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시멘트 제조과정에 대해 교육을 하였다.

D은 일반하역업 등록증, 항만하역업 등록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D은 위 등록증 등을 기초로 피고 외에 T 주식회사 등과 선적계약을 체결하여 작업비로 2014년에 약 1억 5,000만 원 정도를 수령하였다. 다만 위 작업비가 D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 정도에 불과했다.

위 소속 근로자들의 위와 같은 자격 보유만으로 D이 고도의 전문적 기술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6, 3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구매팀에는 구매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소속 8명과 자재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소속 1명과 원고를 포함한 D 소속 3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자재창고 2층에서 피고 소속 1명, 1층 창고에서 원고 등 D 소속 3명이 교대로 주간근무를 하면서 각 부서에서 발행한 전표대로 피고 소유의 자재를 반출하였던 사실, 원고 등 D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의 물류팀 소속 직원들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고 피고 소속 근로자와 혼재되어 동일한 자재관리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본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담당한 자재업무와 관련해서는 D 소속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도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② 원고의 담당 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담당 업무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었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의 특성상 담당 업무의 대체도 충분히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근무한 층이 구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하여 온 업무는 피고의 자재 업무에 종사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와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원고의 업무는 위 물류팀에서 근무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원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의 액수는 같은 공정에서 근무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산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원고가 2013. 10. 부터 2016. 2. 14. 까지 사이에 수령한 임금과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하여 원고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의 생산직 6급 기준 임금 최저액과의 차액이 별지 '임금내역'표의 '차액'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1>, 피고는 원고에게 파견법 제21조 제1항 위반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별지 계산표의 각 임금차액 합계 53,596,588원 중 원고가 구하는 47,321,803원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47,321,803원과 이에 대하여 각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18. 11. 28.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