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9. 7. 25. 선고 2018노38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5,000,000원에, 피고인 B 주식회사를 벌금 2,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산업안전보건법의 해석상 잠수작업을 함에 있어서 잠수부 외에 별도의 감시인을 둘 필요까지는 없고 현실적으로 감시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당시 잠수부들은 번갈아가면서 갑판에서 감시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벌금 500만 원, 피고인 B 주식회사 : 벌금 2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피해자는 이 사건 잠수작업에 있어서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는 등의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 내지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벌금 500만 원, 피고인 B 주식회사 : 벌금 200만 원)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가.

검사는 피고인 A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으로,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를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으로 각 기소하였다. 이에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감시인 미배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벌금형을,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각 선고하였고, 피고인 A에 대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유 중에 무죄로 판단하였다.<1>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공소사실 이외에도 피고인 회사에 대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이 포함됨에도 이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으므로, 당심으로서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제1심의 누락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 재판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7848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도8661 판결 등의 취지 참조). 즉, 원심판결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또한,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감시인 미배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적용법조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를 적용하였어야 함에도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를 잘못 적용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 점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다만, 앞서 살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아

래에서 살펴보기로 하되, 누락 부분의 쟁점은 검사의 항소이유와 공통되므로 함께 판단하도록 한다.

3.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잠수작업 현장들 중에는 잠수부가 아닌 감시인을 별도로 선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잠수작업에 있어서 감시인을 별도로 선임할 필요 없이 잠수부들이 번갈아가면서 갑판에서 감시업무를 수행하면 족하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감시인을 두도록 한 취지를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잠수작업에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감시인은 단순히 현실적으로 감시업무를 병행하는 잠수부가 아닌 별도의 독립된 감시인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들이 원심 판시와 같이 이 사건 잠수작업에 있어서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는 감시인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4.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과 원심판결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강원 고성군 C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 기술이사로서 'D' 업무를 총괄하면서 안전보건 업무를 수행하는 현장소장이고, 피고인 회사는 강릉시 E에서 '수중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1)

피고인 A

피고인 A은 2016. 11. 17. 14:20경 C 작업 현장에서 이동식 공기공급장치를 이용하여 잠수작업자인 피해자 H(30세)과 F이 2인 1조로 교대로 입수하여 수심 약 2m~4m 아래 바위에 설치된 도루묵 산란초(이식 플레이트)에 너트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게 되었으면, 작업 시작에 앞서 장비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공사과정을 직접 감독하며, 현장에 감시인을 배치하고 감시인으로 하여금 사고로 인하여 잠수작업자에게 위험이나 건강상 장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 보령에 있는 인공어초 제작 현장을 점검한다는 명목으로 위 C 작업 현장을 직접 관리·감독하지 아니하고 별도로 감시인을 배치하지 아니한 과실로 잠수작업 중이던 피해자의 호흡조절기 연결 부분의 굽힘 등으로 피해자가 호흡 곤란을 겪는 등 건강상 장해가 발생하였음에도 즉시 필요한 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16. 11. 19. 03:39경 강릉시에 있는 J병원에서 심정지, 심혈관 허탈, 익수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회사

피고인은 전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종업원인 위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전항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위반 등 주의의무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입증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앞서 살폈듯이 피고인 A이 이 사건 잠수작업에 있어서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는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우선, 감시인을 배치하지 않아 잠수작업 전 장비점검이 소홀하게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공기호스와 호흡조절기 연결 부위인 가드 부분이 힘으로써 피해자가 질식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

F 등 잠수부들은 이 사건 잠수작업 당일 장비를 사전 점검하였고, 이에 잠수부들이 잠수장비를 이용하여 사건 당일 오전에 이미 2차례 잠수작업을 하였음에도 별다른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였고, 피해자도 오후에 위 장비를 인계받아 잠수작업을 하던 20분 동안 장비에서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또한 R에서 정한 잠수운용계획서상으로도 1회의 잠수작업시 여러 명의 잠수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잠수할 것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매 잠수 횟수에 대응하는 장비점검란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잠수작업을 위한 장비점검은 잠수할 때마다 매번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

무엇보다도 CPR 당시 피해자 입 속에 점심에 먹었던 라면이 있었는데, 위 라면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질식한 것인지, 아니면 호흡곤란이 발생하여 라면이 역류하여 올라온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점, 피해자는 당시 잠수부 중 가장 숙련된 잠수부였는바, 순간적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취했어야 할 조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수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수심이 2-3미터에 불과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사망의 원인이 가드 부분의 굴절로 인한 산소 공급 부족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3)

또한, 감시인의 미배치로 사전 안전교육이 미비하게 이루어져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즉, 앞서 살폈듯이 피해자의 사망 원인 자체가 불분명한 점, 피해자는 숙련된 잠수부였던 반면 감시인이 되는 데에는 별다른 자격 제한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감시인이 선임되어 안전교육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의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4)

나아가, 감시인의 미배치 내지 직접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나머지 사후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피해자가 사망하였는지에 관하여도 본다.

가)

이 사건 당시 상황을 보자면, ① 피해자와 F은 잠수작업을 하고 있었고, 배의 갑판 앞 통신장비 부근에는 S, G, T이 있었는데, ② G은 잠수작업 도중 통신장비를 통하여 피해자의 비정상적인 꼭꼭거리는 숨소리를 듣고, ③ 곧바로 통신기를 통하여 피해자의 이름을 불러보았으나 피해자로부터 응답이 없었고, ④ 그로부터 약 10~20초 이후 피해자가 쓰고 있던 산소마스크를 벗으면서 수면으로 튀어 올랐다가 다시 수면 밑으로 내려갔으며, ⑤ 이에 G은 F에게 피해자를 확인하여 달라고 말하고, ⑤ 즉시 S, T과 피해자의 공기호스를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견인해 내어 CPR을 하였다.

나)

위와 같은 피해자의 구호과정을 고려하면, F, G, S, T은 모두 잠수작업 도중 피해자에게 어떤 이상이 발생하였다고 인식하자마자 곧바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보이고, 위와 같이 취한 조치에 어떠한 부적절한 점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위와 같은 구호과정은, 감시인이 배치되거나 피고인 A이 직접 감독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

한편, 피고인들이나 잠수부들이 이 사건 잠수작업 전에 CCTV가 달린 통신기계의 전력량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CCTV가 달린 통신기계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는 안전장비에 해당하지 않고 단지 업무의 사후보고를 위한 장비에 불과한바, 전력량 부족으로 위 장비를 가동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수중작업 도중 피해자에게 이상이 발생한 것을 즉시 인지하지 못한 데에 어떠한 위법함이 있다고 볼 수 없다.

5)

그 외에 작업 당시의 환경, 잠수부들의 경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작업과정에 다른 잘못이 있었다거나 그와 같은 잘못이 감시인의 배치 또는 피고인 A의 직접 감독으로 방지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회사에 대한 부분,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피고인 A의 감시인 미배치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과는 일죄의 관계, 업무상과실치사의 점과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바,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