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0. 11. 10. 선고 2020가합302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7. 11. 6. B시 정규직(공무직) 근로자를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하기 위하여 채용분야 및 선발예정인원, 채용기간, 응시자격요건, 보수조건, 시험일정 및 방법, 유의사항 등이 담겨있는 'B시 정규직(공무직) 근로자 공개경쟁채용시험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하였다.

나.

이 사건 공고에 따르면, 12명을 채용할 예정인 CCTV모니터요원은 서류전형(1차심사)을 통해 그 2배수인 24명의 합격자를 결정한 후 면접심사(2차심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채용할 예정이었는데, CCTV모니터요원에 관한 서류전형(1차심사)의 주요 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

다.

원고는 CCTV모니터요원에 응시하여 최종합격하였고, 이에 따라 2018. 1. 1.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세대원을 늘려 가산점을 받을 목적으로 2017. 11. 21. 및 2017. 11. 24. 이틀에 걸쳐 C아파트, D호에 거주하는 누나 E과 서울 노원구 F아파트, G호에 거주하는 누나 H, 조카 I이 마치 원고의 거주지인 J으로 거주지를 이전한 것처럼 각 전입신고함으로써 주민등록에 관하여 거짓의 사실을 신고하였다"는 주민등록법위반죄로 2019. 5. 30.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9고약379)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그 후 피고는 자체조사 결과와 위 형사사건 결과를 토대로 원고가 'B시 공무직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관리규정'이라 한다) 제54조 제5호에서 정한 당연퇴직 사유인 '채용관련시 허위사실이 있음을 알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9. 8. 5. 해고통지서(해고예정일 2019. 9. 9. )를 발송하였는데, 이 사건 관리규정 중 주요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

바.

원고는 2019. 11. 2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 2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호증, 을 제2, 4,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가 누나들과 조카에 관하여 허위 전입신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형사절차에서 대응을 소홀히 한 결과일 뿐 사실은 2017. 11. 27.부터 최종합격자 발표일 이후까지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원고의 주소지에 세대원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었으므로, 허위로 전입신고를 한 사실이 없어 당연 퇴직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가 2017. 11. 6. 이 사건 공고를 하면서 세대원 수에 따른 배점의 기준시점을 응시원서 접수 시작일인 2017. 11. 27.로 삼았고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하여야 한다고 하였을 뿐 실거주 요건을 명시하지 않아 채용절차에 관하여 논란을 야기하였으며, 설령 원고가 세대원 3명을 허위로 전입신고한 것이더라도 이것이 서류전형(1차심사)통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

다.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 해고 등에 관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관리규정 제63조에 따른 징계위원회에 의한 의결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위법이 있다.

라.

이 사건 관리규정 제54조 제5호는 같은 조 제1 내지 4호의 사유에 비하여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고 너무 포괄적이므로 이 사건 관리규정 제15조에서 정한 채용결격사유가 있는 경우를 참고하여 같은 조 제1 내지 4호에 준할 정도로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로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당연퇴직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3145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세대원 수를 늘려 가산점을 받을 목적으로 누나들과 조카의 거주지를 이전한 것처럼 허위 전입신고를 하였다는 주민등록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받아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공개경쟁채용시험에 응시하면서 세대원수를 늘려 가산점을 받기 위하여 허위로 전입신고를 하였고, 이는 이 사건 관리규정 제54조 제5호에서 정한 '채용관련시 허위사실이 있음을 알 때'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당연퇴직처분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기는 하나 성질상 '해고'라 할 것이므로 그 퇴직 처분이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등 참조). 다만 비록 인사규정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의 정당성 판단에 있어서는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들의 취지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대법원 2015. 12. 4.자 2014마2060 결정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관리규정 제54조 제5호에서 당연퇴직 사유로 '채용관련시 허위사실이 있음을 알 때'를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서류전형(1차심사)의 합격점수는 15점(20점 만점)이었는데, 원고는 서류전형 항목별 배점표 중 '세대주인 경우' 5점, '세대원 수 5명 이상' 5점, 'B시 거주기간 10년 이상' 5점 등 합계 15점을 받아 서류전형(1차심사)에 합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전입신고는 거주지를 이전하는 경우에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공고를 하면서 항목별 배점표 중 세대원 수 항목에 관하여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하여야 한다고 정한 것은 그 자체로 주소지에 함께 거주하는 세대원 수를 의미한다고 보이는 점, ② 주민등록에 관하여 거짓의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 주민등록법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 사건 공고를 하면서 세대원 수에 따른 가점을 부여함으로써 관내 주민등록 주민수를 늘리고자 허위로 전입신고를 하는 것을 묵인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점수를 받기 위하여 허위로 전입신고를 하여 약식명령을 선고받아 그대로 확정되었는데, 원고가 허위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세대원 수가 5명 이상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서류전형 합격점수인 15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아 서류전형에서 불합격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허위로 전입신고를 하여 서류전형에 합격한 원고에게 당연퇴직 사유가 있다고 보아 해고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징계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하면서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당연퇴직 사유가 실질적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관리규정에는 당연퇴직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당연퇴직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한 사실, 당연퇴직 사유인 '채용관련시 허위사실이 있음을 알 때'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해고통지를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제한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관리규정 제54조 제5호에서 정한 '채용관련시 허위사실이 있음을 알 때'란 이 사건처럼 채용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허위사실이 기재된 채용서류를 제출하는 등 채용과 관련하여 허위사실이 존재하는 것이 밝혀진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명백하고, 이를 위 관리규정 제15조의 채용결격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할 이유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류경진(재판장) 한동석 홍유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