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원주시 C 소재 D교회 증축공사 중 실내인테리어 공사를 상시 6인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공한 사용자인바,
2011. 12. 6.경 위 공사 현장에서 2011. 11. 30.부터 2011. 12. 28.까지 근로한 E의 2011년 12월 임금 1,420,000원, 2011. 11. 20.부터 2011. 11. 24.까지 근로한 F의 2011년 11월 임금 900,000원, 2011. 11, 20.부터 2011. 11. 24.까지 근로한 G의 2011년 11월 임금 900,000원 등 근로자 3인의 임금 총 3,2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E, F, G(이하 3인을 모두 가리킬 때는 'E 등'이라 한다)과 함께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일 뿐이고 E 등의 사용자가 아니다.
판단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검토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에 해당하는지 각각 구체적으로 검토해 본다.
사업주 해당 여부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기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는데, 근로자와 체결한 근로계약의 타방 당사자인 것이 일반적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E 등을 사용한 사업주임에 부합하는 핵심적 증거로는, ① 피고인이 H라는 상호로 2011. 11.경 I종교단체 D교회(이하 '이 사건 교회'라 한다) 대표자 J의 대리인 K과 사이에 위 교회 증축공사 실내 인테리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체결한 각 시설공사계약의 계약서(검사 증거목록 순번 11, 12, 17번), ②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인 L, M이 이 사건 교회로부터 고용된 것이 아니고, 피고인으로부터 고용된 것이라는 내용의 L, M 명의의 2012. 2. 14.자, 2012. 5. 3.자 및 2012. 8. 31.자 각 (사실)확인서(검사 증거목록 18, 19, 27번), ③ 피고인이 L에게 근로자들의 임금청구 권한을 위임하니 (건축주에 대하여) L에게 임금을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기재한 피고인 명의의 위임장(검사 증거목록 29번), ④ 자신은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일부 진술기재 및 ⑤ 피고인이 E 등을 고용한 것이라는 내용의 증인 K의 일부 법정진술 등이 있다.
그러나 먼저, ①의 각 계약서는 이 사건 공사 진행 중에 근로자 N가 추락하여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비로소 산업재해보상 등을 위하여 피고인과 이 사건 교회의 실질적인 대표인 K 사이에 형식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더욱이 산재 처리 요건을 맞추기 위하여 세 번이나 수정하여 작성되었다,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E, L, M의 각 진술기재 및 증인 K의 일부 법정진술 등 참조),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적어도 피고인이 E 등을 사용한 사업주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다음으로, ②, ③의 각 (사실)확인서와 위임장도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제2회 공판조서(2012. 11. 27.자로서 위 각 확인서의 작성일 이후이다) 중 증인 L, M의 각 진술기재(즉 ㉠ L, M이 K에게 밀린 임금을 달라고 계속 요구하자, K이 계속 주지 않다가 L, M에게 '자신이 요구하는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오면 돈을 주겠다'라고 하였고, ㉡ 그리하여 L, M은 임금을 받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K이 임의로 작성해 온 사실확인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아니한 채 K의 요구에 따라 서명하여 교부하였으며, ㉢ L, M은 이러한 사정을 피고인에게 알리고 피고인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K에게 교부하였다는 등의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④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F의 일부 진술기재(자신은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역시, F이 일한 기간이 5일에 불과한 점, 다른 근로자들은 대부분 K으로부터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F도 (E, G과 마찬가지로) 애초에는 노동청에 이 사건 교회의 목사를 진정하러 갔던 점, 나아가 F도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다른 근로자들과 똑같이 일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끝으로, ⑤ K의 일부 법정진술(피고인이 E 등을 고용한 것이라는 내용)은, 피고인도 다른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일당 180,000원을 받고 일을 한 점, K은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 요구에 사채를 빌려서라도 지급하겠다고 하기도 한 점, 피고인뿐만 아니라 증인으로 출석한 근로자들도 이 사건 교회 증축공사는 소위 직영공사로 진행되었다고 진술한 점(한편, 자재비도 피고인이 아닌 이 사건 교회 측에서 부담하였다), 그 밖에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에게까지 불필요하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등의 K의 진술의 뉘앙스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그다지 신빙성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근로제공상의 사용종속관계, 임금지급의 주체, 근로제공의 상대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측면에서, 피고인이 E 등을 사용하여 자기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주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사업 경영 담당자 해당 여부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데(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참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 등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사업경영담당자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해당 여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다른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일당 180,000원을 받고 일을 한 점(이와 관련하여, ㉠ 증인 E은 피고인이 일당으로 일했으므로 소위 '오야지'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 증인 L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반장' 역할은 한 것은 전혀 아니며 다른 인부들과 동일한 일당을 받고 일한 인부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 증인 M은 피고인이 같이 일하는 사람이지 작업반장이 아니라고 진술하였고, ㉣ 증인 F은 피고인도 다른 목수들과 똑같이 일은 한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 증인 G은 피고인도 G과 같은 인부들처럼 같이 일을 한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E에게 1,1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E이 K에게 임금 지급을 요청하자, K이 다음 주까지 사채를 빌려서라도 주겠다고 하였고, 이에 E이 피고인에게 이러한 사정과 더불어 자신의 아버지가 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사정 등을 이야기하며 급히 돈을 요구하여 피고인이 지급하게 된 것인 점, 나아가 K 또는 그의 지시를 받은 O은 거의 매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나와 작업을 감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피고인이 E 등의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검사가 제시한 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505 판결은, 회사로부터 고용된 현장소장이 근로자의 임금 지급을 위하여 지급받은 돈을 임의로 다른 용도에 사용하여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서 본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은 어느 모로 보나 E 등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