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32,142,857원, 원고 B, C에게 각 38,883,833원, 원고 D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6. 12. 13.부터 2019. 2.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망 F(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피고의 직원으로서 'G 개선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 A은 망인의 부인, 원고 B, C는 망인의 자녀, 원고 D은 망인의 모친이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의 관리업무를 위하여 현장사무실, 창고 등의 용도로 쓸 가설건축물을 건축하면서 현장사무실의 일부를 구획하여 약 6.6m²(2평) 정도의 간이휴게실(이하 '이 사건 휴게실'이라 한다)을 설치하고 그곳에 전기장판, 석유난로, 전기난로, 등을 구비하였다. 망인은 현장관리업무가 늦어지거나 회식 등으로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경우 자주 이 사건 휴게실에서 잠을 잤다.
망인은 2016. 12. 12. 저녁 무렵 업무상 알고 지내던 건설업자 등과 저녁식사를 하며 술을 마신 뒤 다음날 04:30경 이 사건 휴게실에서 잠을 자던 중 06:50경 이 사건 휴게실에서 발생한 화재(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일응 이 사건 휴게실에서 사용하던 전기난로 또는 석유난로 과열, 전선의 손상(단락) 부분에서 발생한 불꽃이나 발열 가능성을 발화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이 사건 사고를 조사한 경찰은 이 사건 사고를 이 사건 휴게실에서 사용하던 석유난로의 과열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망인의 변사사건을 내사종결하였다.
원고 A, D은 망인이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하였음을 들어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업무와 관계없이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자발적으로 이 사건 휴게실에서 자다 사망하였을 뿐이므로 그 사망을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2017. 3. 31. 위 원고들에게 부지급 결정을 통보하였다. 이에 위 원고들은 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2018. 1. 12. 2017구합67858호로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이 위 판결에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8. 5. 15. 2018누34994호로 항소를 기각하였고, 그 무렵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8, 10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휴게실을 설치하고 전기장판, 석유난로, 전기난로 등을 구비한 점, ② 피고는 망인이 현장관리 업무가 늦어지거나 회식 등으로 일찍 퇴근하지 못하는 경우 이 사건 휴게실에서 취침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특별히 제지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위와 같이 전기장판, 석유난로 등을 설치하여 망인이 이 사건 휴게실을 숙소로 쓰도록 도운 점, ③ 이 사건 휴게실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가건물로 그 자체로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2평 정도에 불과한 이 사건 휴게실에 전기난로, 석유난로 및 전기장판 등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장비 등이 밀집하여 있어 화재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점,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휴게실에 화재의 발생이나 확대를 막을 수 있는 방염 시설 등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점, ⑤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제공한 전기난로, 석유난로 또는 전선의 손상(단락)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휴게실이 통상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휴게실의 점유자 또는 소유자인 피고는 민법 제758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피고의 공작물 점유자 내지 소유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들이 선택적으로 청구하고 있는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휴게실의 점유자 또는 소유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휴게실은 이 사건 공사의 관리업무를 위하여 피고가 설치한 공작물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으로서도 현장소장으로서 이 사건 휴게실을 사용하면서 화재 발생 여부에 주의하여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는 점,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음주상태에 있어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망인의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과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30% 정도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로 계산한 중간이 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9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망인의 인적사항: H생 남자, 사고당시 만 55세 10개월 18일
직업 및 월 소득
불법행위 당시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던 피해자의 일실수입 손해액은 피해자가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었던 수입금액을 기초로 산정하여야 할 것인데, 갑 제9호증의 2,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6. 12. 당시 건설업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월 3,278,660원(= 급여 3,150,000원 + 식대 100,000원 + 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28,660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동연한 만 60세가 되는 날까지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망인의 가동연한이 만 65세까지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일반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이 구체적으로 몇 살인가 하는 점은 평균여명과 기능직공무원의 정년 등 사유만 가지고 정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생각되므로, 사실조사의 권능을 가진 사실심에서 앞에서 본 사유 외에 연령별 근로자인구수, 취업율 또는 근로참가율 및 직종별 근로조건과 정년제한 등 제반사정을 조사하여 이로부터 경험칙 상 추정되는 일반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도출하던가 또는 당해 피해자의 연령, 직업, 경력, 건강상태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그 가동연한을 인정하든가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였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된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상당히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갑 제13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망인의 직업에 해당하는 건설업 현장소장의 대다수가 만 65세에 이를 때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에서는 법정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그 하한을 65세로 정하고 있지 않으며, 국가공무원법 제74조에서는 공무원의 정년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60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과 공무원의 경우 직무수행 시 육체활동의 비중이 일반 육체노동자 보다 낮다고 할 수 있음에도 그 정년이 아직 60세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과 같은 건설업 현장소장의 가동연한이 65세가 될 때까지로 늘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존의 실무례에 따라 망인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본다.
생계비 공제: 월 수입의 1/3
계산
피고의 책임비율에 따른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액
68,093,418원(= 97,276,312원 × 0.7)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나이 및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한 망인의 과실 정도, 원고들과의 인적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 망인 40,000,000원, 원고 A 15,000,000원, 원고 B, C 각 8,000,000원, 원고 D 5,000,000원
상속관계
상속대상금액 : 108,093,418원(재산상손해 68,093,418원 + 위자료 40,000,000원)
상속지분 : 원고 A 3/7, 원고 B, C 각 2/7
상속금액 : 원고 A 46,325,750원, 원고 B, C 각 30,883,833원
인용금액
원고 A : 32,142,857원(= 상속금액 17,142,857원 + 위자료 15,000,000원, 원고 A은 상속한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초과하는 유족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면서, 상속한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배상금은 모두 공제되었음을 이유로 위 손해배상금은 이 사건 청구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망인의 위자료 상속금액에 해당하는 위 17,142,857 원과 원고 A 고유의 위자료를 합산한 금액을 인용금액으로 한다).
원고 B, C : 각 38,883,833원(= 상속금액 30,883,833원 + 위자료 8,000,000원)
원고 D : 5,000,000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32,142,857원, 원고 B, C에게 각 38,883,833원, 원고 D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6. 12. 1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2. 20.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승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