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5. 6. 24. 선고 2024가단5644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399,715원, 원고 B, C에게 각 266,477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3. 2. 18.부터 2025. 6. 2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1)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8. 3. 10.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9. 1. 13.까지 근무하였고, 2019. 1. 14.부터 2021. 8. 31.까지는 피고의 하도급사인 F에서 근무하다가 F의 폐업으로 고용승계되어 2021. 9.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23. 2. 2. 사망하였다.

2)

원고 A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B과 C은 망인의 자녀들이고, 피고는 국내외 광물자원의 조사, 탐사, 시추, 개발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며 2023. 12. 31.을 기준으로 사원수는 43명이다.

나.

근로계약의 내용

망인과 피고 사이에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다.

망인의 건강상태와 이 사건 사고 경위

1)

망인은 1957년생으로 2021년 이전에 실시된 건강검진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았고, 2022. 11. 7. 실시한 건강검진에서는 고혈압(수축기/이완기) 140/90㎜Hg로 '고혈압 의심' 판정을 받았다.

2)

망인은 2023. 1. 31.경 어지러움을 호소하여 같은 날 H병원에서 '기타 열공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다음 날인 2023. 2. 1.까지 휴가를 사용하였다.

3)

망인은 2023. 2. 2. 출근하여 근무하던 중 17:18경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18:38 사망(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하였다.

4)

사망진단서상 망인의 직접사인은 미상이나, 자문의 소견서에 의하면 '사망 당시 정황, 검진소견에서 고혈압 의심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뇌심혈관계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되어 있다.

라.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3. 8. 11. '근로계약서, 출근부, 작업일보, 사업주와 청구인의 진술을 근거로 산정한 업무시간에 따르면, 발병 전 1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발병 전 4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46시간 15분,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4시간 5분으로 조사되었고, 실제 업무시간은 조사된 시간보다 더 길것으로 추정되는 점, 고인의 작업환경이 영하의 한랭한 외부에서 소음과 분진이 발생하는 유해한 작업환경으로 볼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고인의 사망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마.

피고는 2023. 2.경 원고 A에게 '피고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 중 망인의 산업재해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원고 A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처분결과와 상관없이 이 사건 사고 관련 모든 내용 등에 대하여 피고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 A은 이를 거절하였다.

바.

근로복지공단은 2023. 8. 29. 원고 A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유족연금 10,642,400원과 장례비 13,457,200원을 지급하였다.

사.

한편 피고는 망인에게 2018. 3. 10.부터 2019. 1. 13.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직금 2,654,143원 및 2021. 9. 1.부터 2023. 2. 3.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4,483,668원을 지급하였고, F은 망인에게 퇴직금 6,297,664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9, 16, 17호증, 갑 제3호증의 1, 갑 제8호 증의 1, 갑 제10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①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망인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등 근로자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망인에게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여 이로 인해 피로 및 스트레스의 누적되어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사망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1억 3,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망인은 통상 오전 6시부터 오전 7시까지 추가로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2020. 11.부터의 미지급 연장근로 수당 14,674,166원과 미지급 퇴직금 11,690,441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에 의하면 사업주의 의무에는 '근로조건의 개선을 통하여 적절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생명보전과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도록' 하는 의무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재해보상이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음에 비하여,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은 위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여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망인의 사망이 피고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져야 하고, 둘째, 피고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망인의 질병 및 사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며,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들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망인의 이 사건 사고 전 1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4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46시간 15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4시간 5분이고, 영하의 한랭한 외부에서 소음과 분진이 발생하는 유해한 작업환경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여 이 사건 사고에 이르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53조 제3항에 의하여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지 않은 이상 망인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 을 제6, 8호증의 각 기재및 영상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은 2018년경 입사할 때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시까지 사업장 내 기계 점검, 보수, 작업장 순회, 미분 청소 등 업무를 담당하였고 망인의 업무가 특별하게 증가하였거나 변경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어 근무환경이 열악하거나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업무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망인은 근무시간 중 하루 1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되어 있었고, 피고의 공장에는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던 점, ③ 망인이 평소에 근무시간에 따른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 등을 호소하거나 이로 인한 업무조정 등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가능성을 예측하거나 망인의 과로가 건강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연장근로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1)

근로시간 연장에 관한 판단

갑 제3, 28, 3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은 2023. 1. 25.부터 2023. 1. 28.까지, 같은 해 1. 30., 같은 해 2. 2. 오전 5시경 출근하여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오전 6시경부터 롤러 현장에 들어간 사실, I 과장도 오전 6시경 출근한 사실, 분체라인이 6시부터 가동된 사실이 인정되고, 망인의 업무(공장 순회, 청소)에 비추어 공무팀장인 J가 출근하기 전에는 해야 할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분체라인에는 망인의 역할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망인이 위 기간 동안 06:00부터 근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나 망인의 급여명세서에 의하면 망인이 07:00부터 08:00까지 추가연장근로를 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 점에 비추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위 기간외에도 통상 06:00부터 근무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기간을 제외한 기간에도 통상 06:00시부터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연장근로수당 청구는 이유 없다.

2)

연장근로수당 액수에 관한 판단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망인에게 정기상여금 명목으로 2020년 40만 원, 2021년 50만 원, 2022년 6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망인의 통상시급은 2020년 9,939원, 2021년 9,979원, 2022년 10,019원인 사실, 망인의 추가 근무시간은 별지 인용금액표 중 '실제 연장 근로시간'란 기재와 같고, [법적 통상시급 × 연장 근로시간 × 1.5]의 산식으로 산정한 망인의 연장수당은 같은 표 '연장수당'란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같은 표 '연장수당'에서 '기지급 수당'을 뺀 나머지 '미지급 수당'란 기재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은 2020. 11.경부터 2021. 8.까지의 연장근로수당도 구하고 있으나, 위 기간은 망인이 F의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으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F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를 승계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위 기간 동안의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근로자가 법인격이 다른 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었음에도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아니하고 다른 기업에서 계속된다고 볼 수 있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종전 기업과 다른 기업 사이에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법률관계가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7. 10. 28. 선고 96다13415 판결 등 참조).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별개의 기업체인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그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고, 이와 같은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므로,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되고, 이적하게 될 기업이 당해 근로자의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2270 판결 등 참조).

2)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 의하면 망인이 F의 폐업과 동시에 피고의 사업장으로 고용승계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망인이 F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고, 피고 회사에 2021. 9. 1. 입사하는 형식을 취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F으로부터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물적 · 인적 조직을 양수하는 등으로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망인의 계속근로기간에 망인이 F에서 근무한 기간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이 2021. 9.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23. 2. 3. 퇴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망인의 1일 평균임금이 113,816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망인이 지급받아야 할 정당한 퇴직금은 4,873,819원(= 521일/365일 × 30일 × 1일 평균임금 113,816원)이고, 피고가 기지급한 퇴직금 4,483,668원은 정당한 퇴직금보다 390,151원(= 4,873,819원 - 4,483,668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390,151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932,670원(= 연장근로수당 542,519원 + 퇴직금 390,151원)을 상속지분에 따라 원고 A에게 399,715원(= 932,670원 × 3/7), 원고 B, C에게 각 266,477원(= 932,670원 × 2/7)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23. 2. 3.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23. 2. 18.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6. 2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