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5. 1. 16. 선고 2024가합5037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15,109,6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13.부터 2025. 1. 16.까지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7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화약류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1997. 5. 27.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09. 12. 1. 피고가 해산간주되자, 2009. 12. 2. 이사 및 청산인으로 취임하였고, 2012. 12. 2. 퇴임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4. 12. 11.부터 다시 이사로 취임하여 2020. 6. 21. 임기만료로 인한 퇴임등기가 마쳐졌지만, 그 후로도 계속하여 이사로 재직하였고, 2024. 3. 6.경 퇴직하였다.

다.

피고의 총 발행주식 수는 10,000주이고, 그중 8,000주는 C이 보유하고 있으며, 2,000주는 원고가 보유하고 있다.

라.

피고는 2011. 12. 28.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정관 변경의 건과 임원퇴직금규정 개정의 건을 주주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 정관 및 임원퇴직금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원고는 퇴직 무렵 월 평균 3,000,000원의 보수<1>를 지급받았다.

바.

한편, 원고는 피고 이사로 재직하면서 원고, 배우자(D), 자녀(E, F)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 명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퇴직금청구

원고는 피고의 이사로 취임하여 2024. 3.경까지 재직하였으므로, 임원퇴직금규정 제5조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45,623,515원(= 퇴직한 날 직전 3개월간 평균임금 2,967,030원 × 재임연수 30년 1월 × 5)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대여금반환청구

원고는 피고의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원고 가족의 이름으로 피고에게 자금을 대여하고 일부를 변제받았으나, 현재까지 미변제된 대여금이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대여금 247,400,9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원고가 작성한 이행각서(을 제4호증)에 따라 원고는 피고 운영 중 발생시킨 제 문제에 대하여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고에게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원고는 위 약정을 이행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약정 위반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다.

나.

판단

1)

원고는 이행각서(을 제4호증)의 성명란 이하 부분을 자필로 기재한 사실은 맞다고 진술하면서도 이행각서에 서명하지 아니하였다고 진술한다(원고 제출 2024. 11. 29.자 준비서면 참조). 결국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문서의 위조항변으로 선해할 수 있다.

2)

처분문서에 기재된 작성명의인인 당사자의 서명이 자기의 자필임을 그 당사자 자신도 다투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설사 날인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문서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므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함부로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17222 등 참조).

3)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행각서가 미완성 상태에서 원고가 자필로 서명한 후 원고가 아닌 자가 보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2> 다만, 이행각서에 피고의 외상대금 전액 상환, 재직 중인 직원들의 퇴직금 전액 지불 등과 같은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행각서 작성일 기준 외상대금, 퇴직금의 규모가 얼마인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그 기준이 될 만한 자료에 대한 언급도 없다.

4)

따라서 이행각서의 진정성립은 인정되나, 위 문서상 ‘민·형사 행정상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추상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퇴직금청구에 대한 포기 의사 표시를 도출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행각서에 따른 약정 위반으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상법 제388조). 여기서 ‘보수’는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기본급, 상여급’ 등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되고, 퇴직금도 그 재직 중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급여로서 이에 해당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정관 제43조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로 제정된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르면, 임원의 퇴직금은 ‘평균임금(기본금+상여금)×재임연수×지급률’로 산정한다.

3)

원고는 1994. 3. 1.경 피고에 입사하였음을 전제로 재임연수를 계산하고 있으나, 원고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맺은 근로관계는 원고가 이사로 취임함으로써 종료되었고, 원고는 이사로 취임한 날부터 피고와 새로이 위임관계를 맺었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원고가 이사로 취임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직원으로 근무한 데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는 하였으나, 달리 재임연수에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을 포함한다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까지 포함하여 임원퇴직금규정에 정하여진 재임연수를 계산하여 퇴직금을 사정한 사례(다른 이사가 존재하지 아니하다)도 없으므로, 직원으로 근무한 기간은 재임연수 산정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다16092, 16108 판결 등 참조). 한편, 원고는 2020. 6. 21. 임기만료로 퇴임한 후로도 계속하여 피고의 유일한 이사로 재직하였고, 달리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퇴직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상법 제386조 제1항).

원고의 이사로서의 재임연수는 피고의 이사로 취임한 2009. 12. 2.부터 2024. 3. 6.까지(14년 3개월)로 봄이 타당하다.

4)

한편, 원고의 월 평균임금<3>은 2,967,030원[= 퇴직 3개월 전 1일 평균임금 98,901원(= 9,000,000원 ÷ 91일) × 30일]인바,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계산한 총 퇴직금액은 215,109,675원(= 2,967,030원 × 72.5<4>)이다.

5)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15,109,67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1)

임원퇴직금규정이 형식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주장

피고는 형식적으로만 주식회사의 형태를 취하였을 뿐이고, 법인세나 소득세 등의 세금절감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임원퇴직금규정이라는 형식을 취하여 공증을 받았을 뿐 위 규정에 따라 자금을 집행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주인 원고와 C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피고 정관을 개정하면서 임원퇴직금규정을 제정하였고, 원고만이 피고의 유일한 임원(이사)으로서 재직하였기 때문에 원고의 퇴임 전까지 위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6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임원퇴직금규정이 제정되었을 무렵인 2012. 3.을 전후한 피고의 재무상태표에 퇴직급여충당부채 적립항목에 별다른 변화가 없기는 하나(2010. 12. 31. 기준 10,869,345원, 2011. 12. 31. 기준 6,682,662원, 2012. 12. 31. 기준 4,038,142원), 퇴직급여충당부채는 근로기준법이나 회사의 사규에 의하여 종업원의 퇴직 시에 지급할 퇴직금에 충당하기 위하여 설정하는 부채로, 법인의 자산부채 실질가치 평가 또는 매회계연도의 적정한 손익계산이라는 회계 처리 목적으로 계상되는 것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임원퇴직금규정이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임원퇴직금규정을 소급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피고는 임원퇴직금규정에 소급적용에 관한 내용이 없으므로, 재임연수 기산일도 위 규정 시행일부터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사에 대한 퇴직금은 성격상 퇴직한 이사에 대해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므로, 이사가 재직하는 한 이사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할 여지가 없고 이사가 퇴직하는 때에 비로소 지급의무가 생긴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7다17436 판결 등 참조). 비록 원고가 이사로 취임한 이후인 2011. 11. 16.부터 임원퇴직금규정이 시행되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지급의무는 원고가 퇴직한 2024. 3. 6.에서야 비로소 발생하였으므로, 재임연수를 산정할 때는 원고가 이사로 취임한 날부터 기산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의 퇴직금청구는 권리남용이라는 항변

피고는 원고의 요청으로 원고에게 경영을 위임하였고, 원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고를 운영하다가 더는 영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부도 상태에 이르게 되자, 피고를 상대로 거액의 퇴직금을 요구하였는바, 이는 권리남용이라는 취지로 항변한다.

권리의 행사가 주관적으로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이를 행사하는 사람에게는 이익이 없고,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으면, 그 권리의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이때 권리의 행사가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손해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관적 요건은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결여한 권리행사로 보이는 객관적인 사정들을 모아서 추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이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는 외관을 지닌 어떠한 행위가 권리남용이 되는가는 권리남용 제도의 취지 및 그 근간이 되는 동시대 객관적인 사회질서의 토대 하에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다214108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의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기는 하나, 2009년경 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원고가 홀로 피고를 운영한 것으로 보이고,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재무상태표상 당기순이익이 2018. 12. 31. 기준 38,900,661원, 2019. 12. 31.기준 25,431,397원, 2020. 12. 31. 기준 42,738,383원인 사실, 부채비율도 20%를 전후한 사실이 인정된다. 회사의 자본규모나 영업이익률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청구가 과다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그동안 명목상 이사로서 직무를 집행하지 아니한 채 보수만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피고의 계속 영업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퇴직금 청구가 원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다거나 객관적으로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215,109,675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4. 4.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 16.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대여금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대여금반환청구소송에서 금전소비대차계약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효과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

2)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배우자와 자녀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에게 송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갑 제1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오히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사실상 피고를 운영하면서 피고 명의의 계좌(공근농협, (계좌번호 1 생략))로 다수의 ATM기기 출금사실이 인정되고, 원고는 2019. 12. 3. 11,600,000원을 피고로부터 상환 받았을 뿐 나머지 대여금을 변제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소장 3, 4쪽 참조),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9. 1. 4. 10,000,000원, 2019. 10. 4. 5,000,000원을 각 송금받은 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2019. 1. 25. 25,000,000원, 2019. 5. 21. 7,000,000원, 2019. 5. 26. 10,000,000원, 2019. 6. 27. 10,000,000원 등을 입금함으로써 원고가 주장하는 대여금 내역 외에도 피고에게 송금한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위 거래내역을 보면, 원고의 가족 외 G, H과 같이 개인간 거래로 추정되는 자금내역도 상당수 확인된다. 피고의 재무상태표의 단기차입금 항목을 보더라도, 피고의 단기차입금은 2017. 12. 31.부터 2019. 12. 31.까지 30,000,000원으로 변동이 없었고, 2020. 12. 31. 기준 38,080,124원으로 소폭 증가하였을 뿐이다.

4)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그 가족 명의로 피고에게 송금한 내역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대여금반환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웅(재판장) 이지수 황정현

각주1) 피고 정관 제43조 제1항에서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으나, 달리 주주총회 결의로 보수를 정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피고는 원고가 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계속 보수를 지급하여 왔고, 피고의 주주인 원고와 C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바 없었으므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보수를 지급하였다고 보인다.

각주2) 비록 피고는 이행각서의 작성일이 2022. 12. 5.이라고 진술하나(피고 제출 2024. 8. 14.자 준비서면 참조), 서명일자는 2023. 12. 5.로 되어 있어 일치하지 아니하다. 만약 이행각서 작성일을 2023. 12. 5.로 본다면 이행각서에 나타난 이행기(“위 본인은 2023년 7월 31일까지 다음과 같이 이행한다”)보다 더 늦은 시점이 되어 그 자체로 모순되지만, 이행각서에 기재된 서명일자의 “2023년”이 “2022년”의 오기로 본다면, 그 작성일이 피고 진술과 같이 2022. 12. 5.이 되어 원고가 지적한 모순은 사라진다.

각주3) 비록 평균임금의 개념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하고 있고, 근로자에 한하여 적용되기는 하나,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에서도 동일한 의미로 평균임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4) (재임연수 14년 × 지급률 5) + [재임연수 1년 × 지급률 5 × 1/2(재임연수가 3개월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