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6. 8. 11. 선고 2015노55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C, D에 대한 임금 미청산

피고인은 C과 미지급한 임금을 300만 원으로 확정하고 이를 2013. 10. 31.까지 지불하기로 약정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D과 미지급한 임금을 150만 원으로 확정하고 이를 2013. 10. 31.까지 지불하기로 약정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C, D에게 각 150만 원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C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150만 원에 불과하고, D에게는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

나.

E에 대한 임금 미청산

E을 일용직으로 채용한 사실이 없으므로 E에 대해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

다.

C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C의 근로기간 14개월 중 3개월은 상지대학교에서 졸업생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형식적으로 피고인의 회사에 취업시킨 것이어서 C의 실제 근로기간은 11개월에 지나지 않으므로 C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도13244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은 C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와 C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를 실체적 경합범으로 파악하고 법령의 적용에서 상상적 경합을 누락하였다.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살펴본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C, D에 대한 임금 미청산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던 사업장에서 C은 2013. 8. 14.까지, D은 2013. 7. 17.까지 근무하였다.

②

피고인과 C은 미지급한 임금을 300만 원으로 확정하고 이를 2013. 10. 31.까지 지불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확인서의 작성일자는 2013. 8. 1.로 기재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은 D과도 미지급한 임금을 150만 원으로 확정하고 이를 2013. 10. 31.까지 지불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고, 위확인서의 작성일자도 2013. 8. 1.로 기재되어 있다.

③

피고인은 2014. 4. 30. C, D에게 각 150만 원을 입금하였다.

나)

D에 대한 임금 미청산 부분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에 대하여 임금 등의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그 청산의무를 부과하면서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그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기일연장의 합의는 임금 등의 청산기한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의 적용대상이 되고, 그 청산기한이 경과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109조의 범죄가 성립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지급기일 연장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은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도3822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 및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D이 미지급한 임금을 2013. 10. 31.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합의서에 기재된 작성일자인 2013. 8. 1.은 D이 퇴직한 2013. 7. 17.로부터 14일이 경과하여 이미 범죄가 성립한 이후이므로, 임금 미청산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또한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과 D 사이의 약정은 지급기일을 연장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적법한 지급기일연장의 합의라고 볼 수도 없다. 한편 비록 피고인이 D에게 15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이는 D과 약정한 2013. 10. 31.로부터도 6개월이 지난 2014. 4. 30.에서야 지급한 것이고, 위와 같이 지급받은 1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 미청산 부분에 대하여만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D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C에 대한 임금 미청산 부분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에서 정하는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취지 참조). 따라서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더라도,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 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없이 단지 사용자가 사업의 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위 근로기준법 제36조 단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 및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C이 미지급한 임금을 2013. 10. 31.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당시 자금사정이 어려워 체불된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지급기일을 연장할 특별한 사정이라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이 임금지급을 위하여 최선을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피고인과 C 사이의 약정을 적법한 지급기일 연장의 합의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비록 피고인이 비록 C에게 15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이는 C과 약정한 2013. 10. 31.로부터도 6개월이 지난 2014. 4. 30.에서야 지급한 것이고,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와 같이 지급받은 1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 미청산 부분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C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넉넉히 인정되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E에 대한 임금 미청산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E이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E은 원심 법정에서 2013년 8월경 피고인의 사업장인 H에서 근무하면서 마케팅 자료수집, 포장업무, 배송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근로기간 동안 첫째 주에는 9시에서 6시까지, 둘째 주에는 9시 반에서 5시 반까지 근무하였으며, 근무기간 동안 계속 출근하였고, 피고인이 자료수집이나 배송업무에 대해서 직접 E에게 업무를 지시하기도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②

C도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지시한 일을 E과 같이 분담해서 처리하였다고 진술하여 E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3)

C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부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C은 2012년 6월부터 8월까지 상지대학교 취업보육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따라 피고인의 사업체에 배정받아 인턴으로 근무를 하였는데, 상지대학교에서 C의 월급을 피고인에게 지급하면, 피고인이 이를 C에게 지급하였다.

②

C은 인턴 기간이 끝나는 2012년 8월 하순경 정식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8월 중순까지 근무하였다.

③

C이 근무하는 동안 피고인이 C의 근무내용 및 출퇴근 시간 등을 정하여 지시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 및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비록 C이 인턴으로 근무하는 동안 상지대학교에서 월급 상당액을 피고인에게 보조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C의 근무내용을 정하여 업무 수행 과정에서 C을 지휘·감독을 하였고, 또한 피고인이 C의 출퇴근 시간을 정하여 근무시간을 지정하는 등 C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이상, 인턴근무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에서 배제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