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D(1957년생 여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년경 피고에 입사한 후 그 무렵부터 강원 E군청에 파견되어 강원 E군 CCTV 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으로 근무하였다.
망인의 근무는 09:00부터 18:00까지 주간근무를 하고, 그 다음은 24시간 휴무 후 18:00부터 다음날 09:00까지 야간근무를 한 다음 48시간 휴무 후 다시 주간근무를 하는 방식이었다.
망인은 2016. 4. 30. 07:30경 강원 E군청 CCTV 통합관제센터 내 휴게실에서 청소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에서 우측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뇌수술 및 치료를 받았으나 2016. 5. 5. 22:00경 뇌부종의 진행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 A은 망인의 남편이고,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산업재해가 인정되어 원고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등으로 18,222,260원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에서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
주장
휴가나 병가 사용금지
피고가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휴가나 병가를 허용하지 않아 망인은 휴가나 병가 대신 다른 근로자들에게 부탁하여 대신 근무하게 하는 '대근제도'를 이용하였는데, 사망 전부터는 그나마도 대근자를 찾지 못하여 힘들어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피고가 대근제도를 금지시켜 망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하려고 하여도 어쩔 수 없이 쉬지 못하고 계속 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는 위와 같이 위법한 방법으로 근로기준법 제60조에서 정한 휴가나 병가를 금지시켜 망인은 야간근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왔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안전배려의무 위반
피고는 망인이 근무장소나 휴게실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끄럼 방지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망인이 청소를 하다가 쓰러질 당시 다른 근로자가 옆에 있었다면 신속한 응급조치가 가능하여 사망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야간근무의 위해성이 주간근무보다 훨씬 높고,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야간근무의 피로도나 생체리듬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약하여 평소 근로자들이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 과로를 호소하였음에도 피고는 야간근무를 줄이고 주간근무를 늘이는 등 피용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작업현장의 환경을 개선하고, 피용자들의 업무를 적절히 조정하여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피용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피용자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고 감독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용역위탁계약 위반
피고가 E군청과 체결한 관제업무 위탁용역 과업지시서(을 제1호증)에 의하면, '4개조 1일 3교대 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근무여건에 따라 문서에 의하여 감독기관의 허가를 득하고 변경가능하다.'고 기재되어 있어서 위탁자인 E군청은 1일 3교대 근무(1일 근무시간은 8시간 이내)가 원칙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임의로 1일 3교대 근무를 1일 2교대(1일 근무시간은 15시간)로 변경하여 망인에게 무리한 야간근무를 시킨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손해배상액
위와 같은 피고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위자료로 망인에게 3,000만 원, 원고들에게 각 1,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휴가나 병가 사용금지 주장에 대하여
갑 제3, 5, 11,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휴가나 병가를 허용하지 않았다거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피고가 대근제도를 금지시킨 것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안전배려의무 위반 주장에 대하여
먼저, 망인이 휴게실 바닥에 미끄러져 쓰려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갑 제3호증의 3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쓰러진 곳은 관제센터 내 휴게실로 근무 장소 바로 몇 미터 뒤에 있고, 위험한 일을 하는 곳이 아니며, 주변에 위험한 시설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망인이 휴게실로 가고 약 몇 분 뒤에 망인의 동료가 망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후 곧바로 119에 신고하였는바, 위와 같은 휴게실에 피고가 다른 관리 직원을 배치해야 하거나 다른 근로자가 망인과 동행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휴게실 바닥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을 제1에서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망인의 업무는 강원 E군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자리에 앉아 CCTV를 모니터링만 하면 되는 것으로 업무강도가 높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에 강원 E군은 장애인이나 여성을 우선 선발하도록 하였고, 실제 모니터링 요원 중 여성 근로자가 대다수인 점(장애인도 다수 있음), 망인은 입사 당시 근무형태가 주, 야간에 걸친 교대근무[09:00부터 18:00까지, 18:00부터 익일 09:00까지, 1일 2교대, 격일근무제(4개조)]인 것을 알고 지원을 한 뒤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나 강원 E군은 야간근무자에게 3시간 휴식시간을 주고 있으며, 야근근무 후에는 48시간의 휴무를 주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용역위탁계약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을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주장의 E군 과업지시서에는 4개조 1일 3교대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E군청이 실제 피고와 체결한 용역위탁계약의 내용은 4개조 1일 2교대임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E군청과의 용역위탁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규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