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미지급 임금(2014. 11.분 일부, 2015. 5.분 전부, 2016. 6.분 전부, 2016. 7.분 전부)을 미리 가불하거나 사후에 지급하였고, 피해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 급여의 10%를 매월 가산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의 점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미리 지급한 가불금을 임금에 충당하였거나 미지급 임금의 일부를 사후에 지급하였는지 여부
피고인은 2013. 2. 8.자 200,500원, 2013. 7. 25.자 43,500원, 2013. 9. 17.자 400,500원 등 정기 급여 외에도 피해자가 돈을 필요로 하는 경우 추가로 소액을 수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월급 외의 금원이 피해자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미 수사기관에서 미지급 임금이 4개월분 합계 5,320,000원(= 2014. 11.분 1,030,000원 + 2015. 5.분 1,430,000원 + 2016. 6.분 1,430,000원 + 2016. 7.분 1,430,000원)이라고 진술하였던 점, ② 월급 외의 금원은 가불 금액이거나 사후 정산액이므로 이를 미지급임금에 충당하겠다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의사 합의 또는 피고인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월급 외의 금원은 2013. 2. 8.부터 2016. 2. 22. 사이 불규칙적으로 지급되었는데, 미지급임금은 2014. 11. 2015. 5., 2016. 6., 2016. 7. 각 발생하여 양자 사이의 시간적·내용적 연관관계가 발견되지 않는 점, ④ 월급 외 금원의 지급 시기와 액수를 종합하여보면별도 지급된 금원 중 10만 원 내외의 금원은 식비나 실비지출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것이고 그보다 큰 금원은 대개 설이나 추석을 전후하여 특별 급여의 성격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임금을 미리 가불하여주었거나 사후에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였는지 여부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퇴직금 분할 약정을 통해 급여의 10%를 매월 가산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는 점, ② 기록상 피해자가 주택구입이나 질병치료, 파산선고 또는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으로 인해 퇴직금을 중간정산할 것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한다는 취지의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월급에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지도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의 점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을 때에도 자금을 차용하여 지불하는 등 급여 지급을 위해 노력해왔고 피해자와 합의를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2017. 1. 31.경 미지급임금 중 12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서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에 유리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이 원심의 양형에 반영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는 2017. 1. 31.자 120만 원 지급 사실의 경우, 피고인이 2017. 1. 31.자 검찰조사에서 이미 주장하였던바 있는 점, 원심 제1회 공판조서에 변호인 진술로 "(미지급액이) 실제로는 1,800,000원으로 액수의 차이가 있고 그 1,800,000원 중에서도 1,200,000원은 지급하였다고 진술"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을 종합하면 이미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에게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회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급여 지급을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가 10,000,000원을 초과하여 피해자의 월급을 고려하였을 때 상당한 액수인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회사를 그만둔 2016. 8.경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이 지불되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에 이른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오에스더 정종인
각주1)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J(주) 명의로 2013. 2. 8,200,000원, 2013. 7. 25. 43,000원, 2013. 9. 17. 400,000원, 2014. 1. 23, 50,300원, 2014. 1. 29. 300,000원, 2014. 8. 10. 150,000l, 2014. 9. 6. 100,000, 2015. 1. 21. 57,100원, 2015. 6. 4. 100,000원, A 명의로 2016. 1. 7. 242,800원, 2016. 2. 22. 50,00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각주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은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중간정산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는 그 구체적 사유를 정하는데,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차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근로자 본인, 배우자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에 대한 요양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하는 경우, 근로자의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이상 변경하여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등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