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1 피고인이 F의 개인사업체와 피고인이 운영하는 ㈜E 사이의 계약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던 이상, F가 개인사업체의 지위에서 사업을 진행한 후 받게 되는 대금과 ㈜E의 직원지위에서 받아야 할 임금이 별개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임금 등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약정이 없으면 F가 근무를 종료한 2015. 2.경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14일 이내에 지급해야 하는 점, ③ 피고인이 피해자가 ㈜E의 직원 지위에서 받아야 할 금원을 임의로 상계하여 임금 등 미지급 사유로 다툴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지급일에 대하여 피해자와의 사이에 연장 합의가 있었다고 생각하였고, 2015. 7. 31.자 19,670,200원의 지급으로 F와의 임금 및 퇴직금의 정산이 완료되었다고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F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F는 2015. 2.경 ㈜E에서 퇴사하였는데, 퇴사 이후에도 법인 인감과 법인 통장을 관리하며 ㈜E의 경리 업무를 포함한 일부 업무를 수행하였다. F는 자신의 미정산된 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2015. 8. 31. 이내에 19,759,710원을 지급해 달라."는 취지의 지급요청서를 작성하였고, "품의일자: 2015. 3. 24., 품의부서: 경리부, 담당: F, 합계금액 19,759,710원"이라고 기재된 ㈜E 명의의 지출결의서를 작성하여 직접 법인 도장을 날인하기도 하였다.
F는 ㈜E에서 퇴사한 뒤에 G으로부터 홍보대행 사업의뢰를 받게 되자, F의 개인사업체인 I에서 사업을 진행하되 사업 명의는 기존에 G과 계약관계가 있는 ㈜E의 명의로 하고, ㈜E가 G으로부터 사업대금을 받으면 수수료를 공제한 뒤 나머지를 F에게 지급하기로 피고인과 협의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F는 2015. 3., 2015. 6., 2015. 7. 세차례 위와 같은 협의에 의하여 홍보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F는 퇴사 이후 ㈜E로부터 2015. 5. 19. 30,000,000원, 2015. 6. 25. 35,060,000원, 2015. 6. 30. 10,960,000원, 2015. 7. 31. 19,670,200원을 자신의 개인사업자명의 통장으로 각 지급받았는데, 실제로는 F가 ㈜E의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업무를 진행하면서 ㈜E의 법인통장과 법인인감을 이용하여 위 금액을 직접 이체한 것이다. 세금계산서, F의 원심 법정진술 등에 따르면 위 2015. 7. 31.자 19,670,2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은 위 ②의 협의에 따라 ㈜E에서 F에게 지급된 금액으로 보인다.
입금된 금원 중 2015. 7. 31.자 19,670,200원은 I 명의의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하여 F는 원심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서 제출하겠다고 하였다가 이후 "실수로 세금계산서 발행이 누락되었다. 행사비 실비지급 정산자료는 ㈜E 직원이었던 L을 통하여 피고인에게 행사 종료 후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현재까지 세금계산서가 제출되지 않았고 위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 또한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위 19,670,200원은 F가 직접 지급요청서에 기재한 미지급 임금액 19,759,710원과 액수가 비슷하고, 그 지급시기 역시 지급요청서상 지급기한인 2015. 8. 31. 이전이다(지급기한이 F의 퇴사일인 2015. 2.로부터 6개월 가량 뒤인 것은 F와 구두로 지급기일 연장을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도 부합한다).
사업주가 자신의 근로자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임의로 상계를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앞서 본바와 같이 사후적 민사책임과 별개로 당시의 제반정황을 종합하였을 때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살펴야 하는 점, F 스스로 지급요청서에 임금 지급기한을 2015. 8. 31.로 명시하였던 점, F가 직접 ㈜E 통장에서 위 19,670,200원을 자신에게 이체해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으로서는 ㈜E 명의로 미지급임금이 지급되었다고 생각하였을 여지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오에스더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