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1. 3. 10. 선고 2018가단5363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1983. 6. 1. 지상파 방송사인 피고에 입사하여 2016. 12. 31. 퇴직하였고, 원고 B은 1982. 11. 1. 입사하여 2015. 7. 31. 정년퇴직하였으며, 원고 C은 1984. 1. 1. 입사하여 2016. 1. 31. 정년퇴직하였고, 원고 D는 1982. 11. 10. 입사하여 2016. 1. 31. 정년퇴직하였으며, E는 1983. 6. 1. 입사하여 2016. 6. 30. 정년퇴직하였다. 원고 A, B, C, D와 E(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는 피고의 방송직군에서 각 영상제작국 카메라기자, 기술국 송출업무자로 근무하였다. E는 이 사건 소제기 이후 2020. 6. 30.경 사망하였고, 원고 F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G, H은 망인의 자녀들로서 망인의 소송을 수계하였다.

나.

피고는 J노조 K 춘천지부와 2005년 '주5일 40시간 근무제 및 시간외수당 협약(2005. 9. 1. 시행, 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 등을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협약이 정한 월정액 또는 시간당 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을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으로 지급하였다.

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에서 2018. 4. 5. 피고에게 원고 등을 비롯한 근로자들에 대한 시간외수당과 연차수당 미지급금이 있음을 통보하자, 위 근로자들 중 다수는 위 미지급금을 피고의 사내근로복지 기금으로 적립하였으나 원고 등은 이를 거부하였다.

라.

피고 대표이사였던 L, M은 위와 같은 법정수당 미지급에 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관하여 2018. 10. 30. 춘천지방검찰청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피고가 오랜 기간 동안 노조와 체결한 임금협약 및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에 따라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였고, 노조에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는 것이었다.

마.

피고는 2018. 5. 25. 미지급 시간외수당으로 원고 A에게 6,371,847원, 원고 D에게 724,367원, 원고 E에게 733,665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3, 7, 16, 2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2014. 7.경부터 원고 등에게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지급한 시간외수당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피고는 원고 등에게 2014년 연차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별지 기재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시간외수당, 연차수당에서 피고가 2018. 5. 25. 지급한 돈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으로, 원고 A에게 14,454,891원(= 20,826,738원 - 6,371,847원), 원고 B에게 4,666,961원, 원고 C에게 6,482,560원, 원고 D에게 7,059,961원(= 7,784,328원 - 724,367원), 망 E에게 8,927,463원(= 9,661,128원 - 733,665원, 망인의 상속인들인 배우자 원고 F에게 3,826,055원, 자녀들인 원고 G, H에게 각 2,550,704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노조와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시간외수당 중 일부는 기본급에 포함시키고 나머지는 별도로 합의한 시간당 단가나 월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수당지급의무를 면하였다.

가사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 3년 전에 발생한 피고의 시간외수당, 연차수당 지급의무는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는 2018. 5. 25. 원고 등에게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임금을 모두 변제하였고, 원고 등은 퇴직 전에 미사용 연차를 모두 사용하였다.

오히려 피고는 원고 등에게 재직 기간 동안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잘못 계산하여 초과 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부당하게 지급받은 수당으로 원고 A은 2,701,218원, 원고 D는 318,260원, 망 E의 소송수계인들인 원고 F, G, H은 300,165원을 각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 채권으로 원고들의 임금 채권과 상계 항변을 한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법정수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청구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초과하는 것이어서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주어 중대한 경영의 어려움을 초래하므로 신의칙에 위반된다.

3.

판단

가.

미지급 시간외수당 청구에 대하여(포괄임금약정의 존부 및 효력)

(1)

인정사실

(가)

피고가 1989. 1. 16. 노조와 체결한 임금협약 제9조는 '조합원의 기본급은 이 협약 체결 전의 기본급에 현행 전 조합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시간외수당을 포함한 금액으로 한다', 제15조는 '피고는 조합원에게 시간외, 야간, 휴일근무에 대해 노사가 합의 결정한 가산임금을 지급한다, 단 지급방법과 지급율 및 지급시기는 별도의 노사합의에 의해 시행한다'고 정하였다.

(나)

1989. 6. 24. 피고 이사회가 개최되어 1989년 급여를 1988년 대비 22.2% 인상하고 1989. 1. 1.부터 소급하여 시행하기로 의결한 후 시간외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표를 작성하였고, 원고 등은 1989년부터는 본봉에 시간외수당을 포함하여 지급받고 별도로 시간외수당을 지급받지 않았다.

(다)

1989. 1. 16. 임금협약에 따라 피고가 노조와 1993년에 체결한 일·숙직비 지급에 관한 협약, 1995년, 1997년, 1999년, 2002년에 각 체결한 시간외 근무수당에 관한 협약은 시간외수당의 지급 기준에 관하여 정하면서 공통적으로 '피고와 조합은 방송의 특수성에 기초하여 체결한 본 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고, 피고는 이 협약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한 법정수당에 대한 일체의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정하고 있다.

(라)

피고와 J노조 K 춘천지부가 2005년 체결한 이 사건 협약 제14, 15, 19, 20, 21, 28조는 원고 등 근로자들의 시간외수당 산정방법에 관하여 '통상근무, 시차근무, 탄력근무 등으로 나누어 1일 8시간 초과근무를 한 경우 개인별로 소정 양식의 청구서를 제출하면 지급조건표에 따라 월 단위로 계산하여 지급하되, 대외업무가 업무의 핵심을 이루거나 외근의 비중이 상시적으로 높아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고 부서장의 시간외근무 명령 및 감독이 곤란한 경우 등에는 피고와 지부가 협의하여 결정한 월정액의 시간외수당을 지급할 수 있고, 근로기준법상 일체의 보상의무는 면한다'고 정하고 있다.

(마)

실제 피고의 근로자들은 사전에 정해진 휴일, 주말 근무표 등에 의해 단가표에 따라 계산된 시간외수당을 지급받거나, 부서장에게 시간외 근무를 신청하고 자율적으로 근무한 후 구두 또는 개인별 수기 작성 방법으로 각 부서 서무들을 통해 인사부서에 수당 청구를 하면 정확한 초과근로시간 검증 시스템 없이 급여와 함께 시간외수당을 지급받아 왔다.

(바)

한편, 1996년 이후에는 피고와 본사의 단일 노조가 설립되어 피고 본사 및 16개 계열사가 시간외수당에 관한 단체(공동)협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본사가 체결한 협약을 초과하지 않는 수준의 수당 지급해 왔다. 피고의 임금협정 및 이 사건 협약과 본사의 임금협약 및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은 그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

(사)

피고 본사 역시 과거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근로자들에게 실제 초과근로 여부 및 그 시간과 관계없이 정액의 초과근로수당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다가 1988. 9. 9. J노동조합 K(이하 '본사 노조'라 한다)와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본사 노조가 정액 초과근로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자, 피고가 이를 수용하여 1999. 1. 20. 1989년 제수당에 관한 보충협약을 체결하고 수당을 인상해 왔다. 피고 본사는 2011. 11. 29. 본사 노조와 전 계열사에 적용되는 임금협약을 체결한 이후 2019년까지 수차례 임금협약을 체결하여 전 직원에게 적용하고 있다. 피고 본사의 근로자들이 피고 본사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시간외수당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포괄임금약정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기각 판결이 선고되었다(대법원 2020다240441, 서울고등법원 2019나2041165,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389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35424, 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가단208574 판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9, 11, 12, 13, 14, 17, 18, 20, 21, 22, 24, 25, 26, 2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포괄임금약정의 성립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1989. 1. 16. 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기본급에 시간외수당을 포함하여 기본급을 인상하되 별도 노사합의에 따라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위 임금협약에 따라 1993년경부터 2005년 경까지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여 위 협약에 따라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을 대신하였다고 보인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협약에 따라 월정액 지급대상이 확대되는 한편 구두나 서면으로 신청한 초과근로수당을 실제 근무시간과 근무 여부 등의 엄격한 확인 없이 지급받아 왔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개정 경과, 취지,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의 인식 아래 '임금협약 및 시간외수당 협약에서 정한 월정액 또는 합의된 방식에 의한 시간당 단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피고의 근로기준법에 따른 초과근로수당의 지급의무를 갈음한다'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판단된다.

(3)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한 근무시간에 따라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 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을 제12, 19, 23, 3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 등과 같은 카메라기자, 기술국 송출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과 앞서 본 내용과 같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것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근로자들에게도 불이익하지 않아 정당하다고 보이므로 유효하다.

(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3호는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를 '성질상 업무수행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 명시하고 있다.

(나)

방송직군 중 카메라기자는 근로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면 취재기자와 동행하여 취재, 촬영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신속·정확한 보도가 중요한 기자업무의 특성상 초과근로가 쉽게 예상되며 해당 업무가 종료하면 휴식을 하거나 대기할 수도 있는바,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

(다)

기술국 송출업무자의 경우 본사에서 송출하는 프로그램 및 피고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중단 없이 송출되도록 감시하고 방송사고 및 응급 복구에 대비하여 대기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바, 피고의 시간외수당에 관한 협약에서 정한 교대근무자 출퇴근 유형(장기간 계속적인 운영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 2개조 이상의 근무조를 편성해 근무하는 형태, 출퇴근 시간대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근무표에 의해 휴일이 결정되는 유형)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감시·단속적 근로자로서 연장근로가 예상되므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

(라)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방송사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30년 이상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유지해왔다. 그 과정에서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당초 정액수당으로 지급하던 돈(기본급의 20% 상당)을 합하여 기본급을 대폭 인상하였고 일부 월정액과 시간당 단가에 의해 산정한 돈을 이와 별도로 지급하였다. 이와 같은 지급방식이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들이 이를 정하고 실행하는데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마)

포괄임금 지급방법 중 시간당 단가 방식은 정액제 방식보다 직원들 간 업무편차에 따른 불합리를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그 기준 시간을 근로자들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신청하고 피고가 이를 엄격히 통제하지 않아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증명하여 수당을 청구하는 경우보다 더욱 실질에 부합하는 보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나.

미지급 연차수당 청구에 대하여(소멸시효 완성 여부)

원고들의 2014년 연차수당 청구권은 원고 등이 1년간의 근로를 마친 2015. 1. 1.경 발생하는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8. 4. 19.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위 연차수당 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피고가 2018. 1.경부터 원고들에게 '미지급수당을 복지기금에 귀속시키는데 동의하고 민·형사, 행정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요구하여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8년경 '연차수당에 관하여는 원고 B에 대한 610,872원의 채무만 남아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합의안을 제시하였다가 원고 등이 거절하여 절충안 도출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이르지 못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협상과정의 한 단면만을 들어 피고가 원고 등에게 연차수당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채무승인의 뜻을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다2529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들의 소멸시효 이익 포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소결론, 원고 등과 피고는 시간외수당에 관하여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는 유효하다.

원고 등이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시간외수당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수당과 구체적인 초과근로시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계산한 수당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 없다. 원고들의 2014년 연차수당 청구권도 이 사건 소제기 이전에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윤이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