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의 채무자 F노동조합 G지부 H지회에 대한 총회결의 무효 확인 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 I연맹 J노동조합 H지부가 2018. 4. 11.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한 상급단체 변경 긴급 동의안에 관한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
채무자 F노동조합 G지부 H지회는 재정집행 등 위 결의에 따른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소송비용은 채무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들의 지위 및 조합원 임시총회의 경위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들은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의 근로자들로서, 채무자 I연맹 J노동조합 H지부(이하 ‘채무자 H지부’라 한다)의 조합원들이다.
채무자 H지부는 H의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던 노동조합으로, K연맹 I연맹 J노동조합을 소속 연합단체로 정하고 있었다.
채무자 H지부의 지부장이었던 L는 2018. 4. 5. 다음과 같이 조합원 임시총회 소집을 공고하였다.
채무자 H지부는 2018. 4. 11.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이 안건을 의결하고, 그 결과를 공고하였다.
회사 회생절차 임금삭감 요구안: 부결 (참석 62명, 찬성 0명, 반대 62명)
M단체 N노동조합 G지부로의 상급단체 변경 긴급 동의안: 가결 (참석 61명, 투표자 51명, 찬성 50명, 반대 1명, 기권 11명, 이하 ‘이 사건 총회결의’라 한다)
현직 대의원 전원 자진사퇴요구안: 가결 (참석 62명, 찬성 62명, 반대 0명)
L 및 피고 H지부 조합원 중 일부는 2018. 4. 14. 채무자 F노동조합 G지부 H지회의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관련 법령 및 규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채권자들의 주장
채무자 H지부가 총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7일 이상 공고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총회결의를 위한 공고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 이 사건 총회결의는 미리 부의되지 않은 안건에 관하여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안건을 긴급동의절차를 통하여 의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규약도 없다. 이 사건 총회결의 당시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고, 이 사건 총회결의의 내용도 규약 제4조에 반한다. 따라서 이 사건 총회결의는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법적 분쟁과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청취지와 같은 결정을 구한다.
판단
총회에 부의할 사항의 사전 공고 규정 및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19조 및 규약 제61조 제1항에 따르면, 채무자 H지부는 지부총회를 개최하기 7일 전에 그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공고하여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결의할 목적사항을 사전에 알고서 회의 참석 여부나 결의사항에 대한 찬반의사를 미리 준비하게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으므로, 회의의 목적사항은 조합원들이 안건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기재하여야 한다.
총회에서 회의 소집 통지에 목적 사항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결의한 때에는 구성원 전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그 사항에 의하여 의결한 경우가 아닌 한 그 결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다102403 판결, 대법원 2015. 2. 16. 선고 2011다1011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총회결의에 관한 사항이 사전에 공고되었는지
채무자 H지부의 지부장이었던 L는 2018. 4. 11.자 조합원 임시총회에 부의한 안건으로 “회사 회생절차 임금삭감 요구안 심의, 신임 지부장 노동조합 혁신안 발표, 기타토의”만을 공고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M단체 N노동조합 G지부로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총회결의는 이와 같이 미리 공고한 회의의 목적사항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채무자들의 주장에 관하여
채무자들은, ‘신임 지부장 노동조합 혁신안 발표’ 안건이 이 사건 총회결의에 관한 안건을 의미하고, 조합원들 대부분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총회를 위해 공고할 목적사항은 조합원들이 안건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하므로, 그 의미가 객관적으로 분명해야 한다. ‘신임 지부장 노동조합 혁신안 발표’라는 안건을 통해 조합원들이 이 사건 총회결의에 관한 안건을 목적 사항으로 삼을 것임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을 제4호증 등 채무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조합원 대부분이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음이 소명된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채무자들은, 채무자 H지부가 그간 대의원대회에서 긴급동의 안건을 의결해 왔으므로, 총회, 대의원회에서 이 사건 총회결의와 같은 안건을 긴급동의안으로 결의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가능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소을 제7호증, 제10호증의 1, 2 등 채무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 H지부에 채무자들이 주장하는 관행이 성립하였다는 사실을 소명하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그러한 관행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조합원 총회의 민주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동조합법 제19조 및 규약 제61조 제1항의 규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므로 그 효력을 쉽게 인정할 수도 없다.
채무자들은, 노동조합법이 요구하는 정족수보다 훨씬 많은 조합원들이 이 사건 총회결의에 찬성하였고, 현재 시점 기준으로 이 사건 총회결의에 찬성하는 조합원이 88명에 이르므로,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총회에서 회의 소집 통지에 목적 사항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결의한 때에는 구성원 전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그 사항에 의하여 의결한 경우가 아닌 한 그 결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채무자들의 주장과 같이 의결권 있는 조합원 111명 중 61명이 총회에 출석하여 그 중 49명이 이 사건 총회결의에 찬성하였고, 결의 이후 88명의 조합원들이 이 결의에 찬성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결의에 관한 하자가 치유된다고 할 수는 없다.
채무자들은, 이 사건 총회결의에 관한 안건을 미리 공고할 경우 이를 주도한 임원 또는 조합원들이 징계를 받거나 임시총회의 소집이 무산될 우려가 있었으므로, 회의의 목적사항을 사전에 공고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채무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그와 같은 부득이한 사정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채무자들이 주장하는 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총회 안건의 사전 공고에 관한 법령 및 규정 위반을 정당화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이 사건 총회결의가 채무자 H지부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사전에 그 안건을 공고하는 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공정성을 기할 필요는 더욱 크다.
소결론
이 사건 총회결의는 미리 공고한 회의의 목적사항에 포함되지 않은 안건에 관하여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채무자들이 이를 다투면서 이 사건 총회결의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이 사건 총회결의가 무효라고 인정하는 이상 채권자들의 다른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2018. 6. 18.
판사 김현미(재판장) 정아영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