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0. 5. 29. 선고 2019노35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사고는 업무의 착수, 개시 이전에 업무와는 관련 없이 피해 근로자 E가 갑자기 출현한 고라니의 진로를 가로막아 발생한 것으로, 이로 인한 피해 근로자의 부상이 업무상 재해라고 할 수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또한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도 업무상의 재해로 될 수 있는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를 비롯하여, 외형상으로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이나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였다거나 통상적인 출·퇴근시간 이전 혹은 이후에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나 그 밖에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와 업무 사이에는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하여 그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두412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재해 발생에 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음을 이유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두3127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이 원심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의 지배·관리하에 출근 혹은 업무 대기 중 발생한 것으로 업무와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①

이 사건 사고는 피해 근로자 E가 업무를 개시하기 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을 기다리던 중 발생한 것이다.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는 업무장소로부터 약 300m 내지 500m 가량 떨어져 있었으며, 피고인이 정확한 업무장소를 알려주는 대신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하였기에, 피해 근로자는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③

설령,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출근 중에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 근로자는 피고인으로부터 고용된 근로자인 F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운전하던 차량에 탑승하여 업무장소로 가던 중이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인 피고인의 지배·관리하에서 출근하던 중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④

피해 근로자가 개에 쫓겨서 달려오는 고라니를 보고도 피하지 않고 두 팔을 벌려 막아섰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E가 고의적으로 고라니와 부딪혔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가 E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하였다는 점을 노동위원회로부터 인정받은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대성(재판장) 지예현 신창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