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들은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 A은 2018. 1. 2.부터 2020. 2. 29.까지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에서, 원고 B은 2017. 11.부터 2019. 2.까지 피고 C에서, 2019. 6.부터 2020. 1.까지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이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들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은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다고 규정하였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은 2010. 7. 1.부터 춘천시에서 시행되었다.
피고 C은 노동조합과 근로시간과 근로형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이라 한다).
유효기간을 2018. 5. 1.부터 2019. 4. 30.까지로 정하여 2018. 4. 20. 체결한 2018년도 임금협정
유효기간을 2020. 2.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2020. 1. 29. 체결한 2018년도 임금협정
피고 D은 노동조합과 근로시간과 근로형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 유효한 단체협약을 2018. 2. 28.에, 2020. 3. 1.부터 2022. 2. 28.까지 유효한 단체협약을 2020. 7. 3. 각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원고 B은 2019. 6. 7. 피고 D과 계약기간을 2019. 6. 7.부터 2019. 9. 6.까지, 근로형태 및 근로시간을 ‘4시간/일 근무(18일/월 72시간/월 주휴포함 90시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들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들에게 납입하고, 피고들로부터 기본급과 각종수당 등의 일정한 고정급을 받되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원고들이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받아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을가 5, 을나 1, 3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협정, 단체협약, 근로계약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조항(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라 한다)은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최저임금법에 미달하는 임금 및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 등 청구취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을 두었으며, 이 사건 특례조항을 회피할 의도는 없었다.
피고들에게 이 사건 특례조항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근로관계 당사자들인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이루어졌고,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기본급 이외에 초과운송수입금을 통하여 기존 수입을 그대로 보장받는 반면 소득세 등을 회피할 수 있어 실제로 경제적인 불이익이 전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단축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만약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무효라면, 원고들과 피고들이 근로관계 당시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소정근로시간을 밝혀 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여 한다. 이 사건 ‘비교대상임금액’의 산정을 위해서는 위와 같이 당사자의 가정적 효과의사를 고려하여 확정된 소정근로시간을 밝혀야 하는데, 적정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에 대한 원고들의 구체적인 증명이 없다.
실제 근무시간과 근무형태 대로 취업규칙과 임금협정이 이루어져야 함에도, 원고들을 포함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반대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형태로 합의를 하였던 것인데, 원고들이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실제 근로시간에 맞춰 과거 임금을 소급하여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 사건 청구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무효라면, 원고들이 얻은 초과운송수익금은 원고들이 피고들 소유의 택시를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 되므로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은 2010. 10. 20.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원고들의 청구금액에 대하여 위 부당이득금으로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판 단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리고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들과 원고들을 포함한 택시운전근로자나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는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는지 등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에 제출된 모든 증거들을 종합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들이 구하는 청구금액의 산정 근거가 되는 기준(예컨대, 유효한 소정 근로시간을 정한 종전 단체협약, 임금협정 등) 등을 밝히고 있지 않아 그 적정 여부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 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도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