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의 근무 기간은 2020. 6. 16.부터 2021. 6. 10.까지로 1년 미만이므로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C재단(이하 ‘병원’이라고 한다)이 2021. 10. 27. E에게 복직 요청을 한 것은 기존의 해고를 취소 또는 철회하여 고용 관계를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2021. 10. 27.부터 E을 신규채용하려는 것이었다.
E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 전인 2021. 8. 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은 병원에 ‘신고인(E)이 주장하는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 미지급에 대하여는 신고인의 근속 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법 적용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내사 종결 처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회신하였으므로, 피고인은 병원이 E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은 없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게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의미한다. E은 2021. 6. 10. 개인 사정으로 2021. 7. 15.까지 근무하고 퇴사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병원에 제출하였으나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퇴사일자를 2021. 6. 10.로 수정한 후 사직서를 당일 수리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므로, 이는 해고에 해당하고, E에 대한 해고는 취업규칙 제50조(해고사유)에 규정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할 뿐만 아니라 병원은 E에게 서면에 의한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통지하지도 않았으므로 병원의 E에 대한 2021. 6. 10.자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병원의 E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E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E의 근로관계가 2021. 6. 10. 종료되어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E이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병원은 2021. 10. 27. E에게 원직복직 통보서를 보냈다(증거목록 순번 4). 피고인은 병원이 2021. 10. 27. E에게 원직복직 통보서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2021. 10. 27.부터 E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직복직(原職復職)’은 해고를 취소 또는 철회하고 해고 전의 근로관계를 회복하려는 것이므로 이를 새롭게 근로관계를 시작하는 신규채용으로 볼 수는 없다. E은 병원이 2021. 6. 10.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원직복직 및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사용자가 그 해고처분을 철회 내지 취소하고 근로자를 복직시켰다면 근로자로서는 구제를 구하는 사항이 위 복직 등에 의하여 실현됨으로써 구제신청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구제이익은 소멸한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0두7186 판결 참조).’는 이유로 E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증거목록 순번 35). 즉, E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병원이 E에게 원직복직 통보서를 보내어 그 해고처분을 철회 내지 취소하였다는 이유로 강원지방노동위원회가 E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므로, 병원이 2021. 10. 27. E에게 복직 요청을 한 것은 기존의 해고를 취소 또는 철회하여 고용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2021. 10. 27.부터 E을 신규채용하려는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E이 해고예고수당과 부당해고 구체신청 중 하나를 선택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병원은 2021. 8. 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으로부터 ‘병원이 E에게 해고예고수당과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였고, E이 주장하는 퇴직금 및 미사용연차수당 미지급에 대해서는 E의 근속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공문을 수령하여 E이 퇴직금 및 미사용연차수당 지급 대상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므로 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으로(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병원이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병원의 E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게다가 ① E이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29. ‘병원의 E에 대한 2021. 6. 10.자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나, 병원이 판정일 이전인 2021. 10. 27. E에게 원직복직 통보서를 보냈으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여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병원과 E의 근로관계가 2021. 6. 10.자로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던 점(증거목록 순번 6, 35), ②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은 피고인에게 금품체불 진정 사건에 관하여 문의할 일이 있으므로 E의 원직복직 명령 이후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소명 자료 등을 지참하여 출석하여 줄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 요청하였음에도(증거목록 순번 13, 15, 23), 병원은 ‘E이 해고예고수당을 요구하여 이를 지급완료하였고, E의 근속기간은 1년이 되지 않아 퇴직금 및 미사용연차수당 지급 대상자가 아니고, 그에 따라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E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고용노동부 측의 공문 등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E에게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증거목록 순번 13), ③ 병원으로부터 위 의견서를 전달받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이 2022. 2. 3.경 피고인에게 ‘병원의 복직명령으로 인해 고용관계가 회복되었으므로 복직명령 이후 퇴직일을 확인하여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 발생에 관한 조사 필요성이 있고,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의 예고의무와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은 보호법익이 다르다’고 밝히고 진정사건 조사를 위한 출석을 독려하였음에도(증거목록 순번 15) 피고인은 계속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함으로써 병원과 E의 근로관계는 2021. 6. 10.자로 종료된 것이라고 독자적인 주장만을 되풀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그에 대한 평가를 하여 이미 양형에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형을 변경하여야 할 정도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법원이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하고,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현근(재판장) 이보라 이정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