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벌금 1,0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원심의 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사실오인
E이 A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한 것은 대부분 A의 지시나 강요에 따른 것이고 피고인 B은 A가 프로포폴을 맞고자 하는 것을 말리거나 회피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면허의료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법리오해(피고인 A의 무죄 부분)
피고인 A는 피고인 B과 사실혼 관계로, E의 프로포폴 투약이라는 무면허의료행위를 지시하고 주도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무면허의료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피고인 A: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등, 피고인 B: 벌금 1,0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에 대한 직권판단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B은 2022. 8. 30.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2. 9. 7.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22. 8. 30. 선고 2021노2902 판결).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그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과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 및 피고인 A와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에 포함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병원의 유일한 의료인으로서, A에 대한 프로포폴 투약에 관하여 E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E으로부터 사후보고를 받아왔으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A의 투약행위에 대하여도 모두 당일에 인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관여까지 한 것으로 보이므로 공동정범으로서의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E은 A에게 직접 프로포폴을 투약한 간호조무사로서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A는 2018. 1.경부터 2019. 4.경 판시 병원 폐업 무렵까지 거의 매일 같이 프로포폴을 투약해왔는데 점점 요구하는 강도가 심해지고 사용량도 많아졌다는 진술, △A가 프로포폴을 투약해달라고 요구할 때 피고인 B에게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피고인 B이 처음에는 A를 말리다가도 A가 너무 히스테리를 부리면 (E에게) 놔주라고 말했다는 진술, △피고인 B이 시술 등으로 바쁠 때에도 예외 없이 사후적으로 A의 프로포폴 투약에 관해 보고했다는 진술, △A가 사용한 프로포폴에 대하여 평소엔 다른 환자나 직원들이 사용한 것처럼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NIMS)에 (허위로) 입력해 왔으나, 병원폐업 무렵(2019. 4. 24.) A가 사용했던 프로포폴량이 너무 많아 남은 재고와 일치시키기 위해 피고인 B의 허락을 받고 결국 A가 투약한 것으로 정리했다는 진술 등을 하였다.
판시 병원에서의 프로포폴 사용량에 대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NIMS) 보고417건 중 A에 대한 처방 건으로 입력된 건이 228건, 2019. 4. 24. 한 날짜에 일괄적으로 입력된 건이 273건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E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증거기록 순번 10, 13).
검사가 공소사실에서 특정하고 있는 2019. 3. 2. 및 2019. 3. 9.의 각 프로포폴 투약은 판시 병원의 투자자인 F이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피고인들과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과 녹음파일(증거기록 순번 2, 18)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2019. 3. 2.자 녹취록 기재에 의하면, A가 피고인 B에게 프로포폴 투약량을 300㎖에서 한꺼번에 확 줄일수 없다면서 추가 투약을 요구하는 가운데 피고인 B이 "80 맞으니까 너무 충분하다고/ 오늘도 맞았잖아 / 충분히 맞았어"라고 발언한 사실, 2019. 3. 9.자 녹취록 기재에 의하면, 마찬가지로 A가 피고인 B에게 프로포폴 추가 투약을 요구하면서 "그럼 140 맞은 거네요?"라고 발언하고, 피고인 B이 "그럼 허락해서 해줬잖아 / 뭐 이렇게 말이 많아? / 아유, 그거 포폴 오늘 그만큼 맞았으면 많이 맞았어"라고 발언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당심의 판단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 으로 수긍할 수 있고, 달리 피고인 B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무면허의료행위의 경우 반드시 상대방을 필요로 하는 범죄임에도 그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바, 무면허의료행위는 편면적 대향범으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무면허의료행위의 상대방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무면허의료행위의 상대방인 피고인 A에 대하여는 무면허의료행위로 인한 의료법위반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 으로 수긍할 수 있다. 결국 원심판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A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E은 피고인 B의 지시를 받아 투약하였다고 진술하였다. E이 프로포폴 투약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자 B은 "내가 책임을 질 테니 놔줘라"라고 하여 투약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E에 대한 2024. 10. 21.자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2, 3쪽). E은 A의 지시에 따랐다기 보다는 B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은 B의 지시 없이는 마음대로 프로포폴을 투약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B이 다른 시술로 바빠 허락을 못 받고 놔준 경우에는 그날 바로 B에게 보고를 했다(E에 대한 2024. 10. 21. 자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20쪽). B이 E에게 직접 프로포폴 투약을 지시하지 않은 경우에도 E은 투약 행위를 수행한 뒤 B의 사후 허락을 받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B과 A는 사실혼 관계이기는 하나 B은 의사이고 A는 병원 운영의 실무를 담당한 자에 불과하다. 의사인 B은 의료행위를 주도하고 간호조무사인 E은 그의 보조자로서 B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였고, A의 요청에 응한 경우에도 이는 B의 암묵적 지시가 전제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는 무면허의료행위의 객체로서 의사와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정범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 A와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와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그에 대한 평가를 하여 이미 양형에 반영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형을 변경하여야 할 정도로 특별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법원이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하고,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와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와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