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의 원고 A, B, C, D, E, F, G, H, I, J, M에 관한 금전지급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는 별지1 원고별 인용금액 목록 순번 1 내지 10, 13 기재 해당 원고에게 같은 목록 ‘인용금액’의 해당란 기재 돈 및 그 중 ‘차액임금’의 해당란 기재 돈에 대한 2022. 2. 1.부터 2024. 5. 3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원고 K, L에 대한 항소와 원고 A, B, C, D, E, F, G, H, I, J, M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A, B, C, D, E, F, G, H, I, J, M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K, L과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대한석탄공사법에 따라 정부와 한국산업은행이 자본금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다. 피고의 설립 목적은 석탄광산의 개발을 촉진하고 석탄의 생산, 가공판매 및 그 부대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피고는 현재 태백시에 있는 N광업소, 삼척시에 있는 O광업소, 전남 화순군에 있는 P광업소의 3개 광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협력업체와 사이에 피고가 운영하는 P광업소(이하 ‘이 사건 광업소’라 한다)에서 실시하는 일부 작업을 도급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광업소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원고들이 이 사건 광업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소속되어 있던 각 협력업체의 상호와 원고들이 담당한 직책은 별지3 원고별 협력업체 및 담당업무 기재와 같다.
원고들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협력업체들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의 내역은 별지4 원고별 계산내역 중 ‘기지급액’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광업소에서 근무한 피고의 다른 협력업체 소속의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제1심에서 피고와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제2심에서 금전청구의 인용범위가 다소 변경되었으나 피고와 피고의 협력업체 근로자들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었으며,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되어 확정되었다(광주지방법원 2013가합56732호, 광주고등법원 2020나20516호, 대법원 2022다212501호, 광주지방법원 2013가합55937호, 광주고등법원 2020나20134호, 대법원 2022다212693호).
피고의 O광업소 내지 N광업소에서 근무한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를 제기하여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13가합1084호, 서울고등법원(춘천) 2019나50494호, 대법원 2022다236613호,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16가합10171호, 서울고등법원(춘천) 2020나655호, 대법원 2022다221994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이 사건 광업소에서 근로를 제공할 당시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아야 함에도, 협력업체들로부터 이에 미치지 못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의 관련 규정에 따라 산정한 임금과 원고들이 이미 수령한 임금 사이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임금 지급의무 발생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04271 판결 참조).
앞서 본 증거들, 갑 제2 내지 16호증, 갑 제43 내지 9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들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희박하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그 존재가 형식적 · 명목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원고들은 사실상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으며, 원고들에게 실제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나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한 상대방도 피고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거나, 근로제공 당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한 임금과 원고들이 협력업체들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사이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1년 또는 1년 미만의 기간을 정하여 경쟁입찰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여 이 사건 광업소의 석탄 생산에 필요한 업무 중 일부를 도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입찰 결과에 따라 업체가 변경되기도 하였으나, 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존 업체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는 등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업체의 변경과 무관하게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다. 또한 협력업체들이 피고와 체결한 도급계약이 종료되면 원고들이 협력업체와 체결한 근로계약도 종료하고, 도급계약이 연장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도 지속되었다. 이처럼 원고들은 오로지 피고의 사업을 위하여 협력업체들에 고용된 사람들이고, 이들의 근로계약의 존속 여부는 도급계약의 존속 여부에 달려 있다.
피고의 ‘외주용역 특수조건’은 ‘공사에 재직 중 소행불량자, 장해해고자 및 공사를 상대로 제소한 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사전에 피고와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고, 2001. 1. 1. 이후 피고 도급업체가 신규 채용을 하는 경우 ‘2000. 12. 29. 개정된 석탄산업법 시행령(대통령령 제17055호) 제41조 제4항과 제42조 제1항 규정에 의한 폐광대책비 중 근로자 대책비를 수혜한 자 또는 동 시행령 제30조의2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석탄생산 감축에 대한 지원금 중 근로자 대책비를 수혜한 자를 채용하여야 한다. 다만, 불가피하게 근로자 대책비 미 수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채용하고자 하는 근로자로부터 [별지 제1호 서식]의 각서를 작성하여 공증을 받아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6조 제2항 제2호, 제4호). 피고의 협력업체들에 대한 과업지시서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정해져 있다. 도급이라고 하더라도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자격, 능력 등이 일의 완성과 관련되어 그 자격, 능력 등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이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협력업체들에 근로자 채용과 관련하여 요구한 ‘공사를 상대로 제소한 자’나 ‘폐광대책비를 수혜한 자’라는 조건은 도급계약에서 정한 일의 완성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피고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협력업체들에 대한 과업지시서는 협력업체들의 근로자들이 법규 또는 피고의 규정 및 정당한 지시를 위반하는 경우 협력업체들은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른 결정대로 이행하고 그 결과를 피고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피고가 2012. 5. 15. 피고의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Q에 그 소속 근로자인 R에 대한 징계를 의뢰하자, 회사는 2012. 5. 16. R을 징계하였는데, 피고가 2012. 6. 5. 회사에 위 징계요구를 취소하자, 같은 날 회사는 징계를 취소하였다(갑 제8호증의 2, 3, 4). 이와 같이 피고는 협력업체들의 인사에도 관여하였고, 반면에 협력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은 찾기 어려워 협력업체들이 독자적인 인사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유ㆍ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협력업체들에 대한 과업지시서에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야 함을 명문으로 정한 규정이 존재한다. 가령 주식회사 Q에 대한 과업지시서(갑 제3호증)를 살펴보면, 피고의 동생산부 및 안전감독부의 지시에 따라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제10조), 설계도면 및 과업지시서에 표시되지 않은 사항 또는 작업상 의심되는 부분은 피고의 동생산부장의 지시를 받는다고 정하고 있다(제15조). 이러한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피고의 직접적인 지시․감독 또는 협력업체 소속 보안계원을 통한 지시ㆍ감독을 예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들은 고용보험료 등의 4대 보험료를 납입하더라도, 피고로부터 납입보험료를 정산받거나(갱내/갱외 외주용역 특수조건 제11조<2>), 사업자 부담 보험금 상당액이 작업단가에 이미 포함되어 있으므로(물량계약 특수조건 제4조 제3항)<3>, 피고가 4대 보험료 등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결과가 된다. 이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후원가검토조건부계약으로 보기도 어렵다.
피고의 ‘2010년도 외주용역 특수조건’ 제15조는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관리에 대하여는 피고가 따로 정한 외주용역 퇴직금 공동관리지침에 따라야 하며, 협력업체와 피고의 공동명의로 예치토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퇴직금 공동관리지침은 2000. 3. 1.부터 시행되어 왔다. 피고는 2011년도부터 퇴직금 공동관리지침을 폐지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의 광업소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의 위장도급이 문제되기 시작한 이후의 일이다. 이처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협력업체들과 피고가 공동관리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도급계약과 비교하여 볼 때 이례적이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게 도급계약상 업무를 수행하는데 사용되는 장비와 자재들을 제공하였고, 협력업체들로부터 별도의 비용을 지급받지 않았다.
피고는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이 실제로 수행한 작업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원고 L을 제외한 원고들은 ‘물량 계약 특수조건’이 적용되는 근로자로서 외주 용역 특수조건이 적용되는 근로자와 근로의 성격이 다르고, 위 조건이 적용되는 유형의 계약의 경우 작업의 난이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피고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지휘 · 감독할 필요성이 적다고 주장한다. 그러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령에 따라 “갑(피고)”이 납부함을 원칙으로 하고, 고용보험료는 업무의 일관성을 위하여 “을(협력업체)”의 근로자부담 분 상당액을 “을(협력업체)”의 기성고에서 우선 공제하여 “갑(피고)”이 일괄 납부하고 사후 정산한다.
나 업무수행의 난이도 차이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량계약의 경우에도 원고들을 고용한 협력업체들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희박하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그 존재가 형식적 · 명목적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에게 실제로 임금을 지급하고 원고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은 주체는 피고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 선행 확정판결에서도 ‘용재작업 -제재작업, 갱목운반, 중기운전, 철쉬공곡’ 등 물량계약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한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었다.
구체적 임금액의 산정
적용대상 본급의 기준이 되는 동종 · 유사직종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 이상,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에 준하여 원고들의 임금을 산정한 후 원고들의 실 수령액과 정당한 임금 사이의 차액을 구하여 이를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피고의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해당 원고들의 업무와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니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와 유사한 직종의 본급을 적용하여 실수령액과의 차액을 지급하면 된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유사 직종은 별지4 원고별 계산내역의 직종란 기재와 같다[원고 A, B, C, D가 수행한 제재작업은 피고의 토건원의 업무범위 중 ‘목공계에서 목공기계를 통한 제재목 가공작업’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K의 축전차 수리작업은 피고의 기계수리원의 업무범위 중 ‘광산 갱 내외 주요시설(권양기, 압축기, 펌프, 록카쇼벨, 기타) 점검, 고장 보수 업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며, 위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가 비교 직군에 비하여 업무 강도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유급휴일수당
원고 K, L이 ’통상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산정한 수당은 이른바 유급휴일수당으로, 피고의 단체협약 제20조는 국경일 등을 정휴일로 정하면서 유급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단체협약 제23조는 월차휴가를 정하면서 통상임금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직원임금규정 제18조, 제19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유급휴일 또는 유급휴가일에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K, L에게 유급휴일수당(= 시간급 통상임금×8시간×유급휴가일수)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근로자가 정년이 지난 후에도 사용자의 동의 아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채 사용자와 계속 근로관계를 유지해 왔다면,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근로자의 정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를 해지할 수 없고,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이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2두12809판결 참조), 대법원은 피고의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 위확인 및 임금을 청구하였던 사안에서 피고는 정년을 경과한 근로자들에게 해당 정년 이후의 근로 제공 기간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04271 판결 참조).
앞서 본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정년이 도래하였다고 주장하는 원고들이 정년이 도과한 후에도 정년을 연장하는 등 별다른 조치 없이 협력업체들에서 종전과 같이 계속 근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기간 동안에는 해당 원고들이 피고를 사용자로 하여 계속 근로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보아야 하고, 단순히 정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는 피고가 정년 이후의 근로제공 기간에 대해 임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의 ’비정규직 근로자 관리지침(2007. 10. 1. 제정)‘은 그 적용대상이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로서(제1조) 정규직 근로자에 대하여도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 지침에 정년을 도과한 근로자를 고용할 때에는 무기계약 또는 기간제근로자 등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므로, 피고와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는 원고들 중 정년을 도과한 원고들이 당연히 피고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되고 그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 관리지침‘이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월 근무일수
원고 K, L이 주장하는 월 근무일수에 대하여는 피고가 다투지 않고 있고, 나머지 원고들의 월 근무일수가 20일이라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2023. 1. 1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을 신청하면서 비로소 연도별 임금차액 채권에 대한 연 5%의 이자를 청구하였으므로, 그로부터 역산하여 3년을 도과한 이자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재판상의 청구로 인하여 중단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한다(민법 제178조 제2항).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한 경우에도, 그 취지로 보아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 그 동일성의 범위 내에서 그 전부에 관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99다72521 판결 참조).
시효제도의 존재이유는 영속된 사실 상태를 존중하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고 특히 소멸시효에 있어서는 후자의 의미가 강하므로,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때에는 시효중단사유가 된다. 이러한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재판상 청구에는 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그 법률관계의 확인청구가 이로부터 발생한 권리의 실현수단이 될 수 있어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청구도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들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자신들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 청구와 함께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과 협력업체로부터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의 일부를 청구하면서 추후 임금명세서 등을 확보한 후 정확한 청구취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원고들이 선행확정판결들의 소송경과에 따라 피고의 급여지급 관련 규정, 연도별 기본급, 제수당, 직종별 급여명세서 등을 수집하여 차액산정방법을 특정하고 청구취지를 확장하여 오다가, 최종적으로 2013. 12.부터 2021. 12.까지의 임금차액 및 그 이자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확정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이러한 소송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소 제기를 통해 임금차액 채권의 일부만이 아니라 임금차액 채권 전액 및 그 이자채권에 대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표명하였는바, 이 사건 소 제기를 통해 발생하는 소멸시효중단의 효과는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통해 확정된 임금차액 채권 및 그 이자채권에 대해서도 미친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의 임금규정에 따르면 전월 근로에 대한 임금을 그 다음 월에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월별 차액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가 매월 발생한다고 할 것이나, 원고들은 계산의 편의상 연도별 차액 임금에 대하여 그 다음해 2. 1.부터 지연이자를 기산하여 2013. 12.부터 2021. 12.까지 발생한 차액 임금 및 연도별 차액 임금에 대하여 그 다음해 2. 1.부터 2021. 12. 31.까지 발생한 지연이자를 청구하고 있다. 위 지연이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과는 무관한 민법상 법정이자로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송달되기 이전에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①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10, 13 원고에게 같은 목록 ‘인용금액(=각 연도별 차액 임금+각 연도별 차액 임금에 대하여 그 다음해 2. 1.부터 2021. 12. 31.까지 발생한 이자)’의 해당란 기재 돈(상세 계산내역은 별지4 원고별 계산내역 참조) 및 그 중 ‘차액 임금’의 해당란 기재 돈에 대한 2022. 2.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별지1 목록 순번 11, 12 원고에게 같은 목록 ‘인용금액’의 해당란 기재 돈 및 그 중 ‘차액 임금’의 해당란 기재 돈에 대한 2022. 2. 1.부터 제1심 법원 2023. 5. 8.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3. 5.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금전지급 부분 중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10, 13 기재 원고에게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 K, L에 대한 항소와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성주(재판장) 최창훈 김진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