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한 형의 선고를 각 유예한다.
피고인 C, D 주식회사는 각 무죄.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판결
사건
2012고정273
판결선고
2012. 10. 29.
당사자들의 지위
D(주)은 새천년종합건설(주) 외 6개 회사와 함께 2011. 1. 7. 청정목포환경(주)으로부터 'G사업' 공사를 수급받은 회사이고(공동수급체의 대표사이다), 피고인 (주)B은 2011. 7. 11. D(주)으로부터 위 공사 중 'H' 관로공사(이하 '이 사건 H공사'라 한다)를 공사기간을 2011. 7. 12.부터 2013. 9. 30.까지로 정하여 하도급받아 시공한 회사이다.
피고인 A은 피고인 (주)B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H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며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구체적인 범죄사실
피고인 A
사업주는 구축물 또는 이와 유사한 시설물의 인근에서 굴착·항타작업 등으로 인하여 침하·균열 등이 발생하여 붕괴의 위험이 예상될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제4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2조 제1호).
피고인은 이 사건 H공사의 일부로 2011. 6. 7.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2011. 11. 11. 무렵까지 목포시 I 근처에 있는 J아파트 103동 뒤편 편도 1차로의 도로에서 K 관로공사를 하였는데, 그 공사현장 도로변에는 균열이 있는 노후한 담장(높이 약 2m, 길이 약 20m, 이하 '이 사건 담장'이라 한다)이 보강장치 없이 달랑 설치되어 있었고, 그 전면에는 '위험'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러한 경우 K 관로공사 과정에서 굴착·항타작업, 중장비의 이동 등에 의한 피로하 중으로 인하여 이 사건 담장이 붕괴될 위험이 예상되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H공사의 안전보건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사건 담장의 소유자를 찾아 그의 동의를 얻어 이에 대하여 보강조치 등을 하거나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담장 가까이에서 작업이나 통행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담장이 붕괴될 위험이 없다고 속단하여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주)B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L(62세)으로 하여금 2011. 11. 11. 13:50 무렵 위 공사현장에서 안전시설물 설치작업을 하도록 하였다가, 이 사건 담장이 위와 같은 피로하중으로 인해 붕괴되어 위 작업을 마치고 다른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던 피고인을 덮쳤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6:14 무렵 목포시 석현동 815-8에 있는 목포중앙병원에서 기흉에 따른 과다출혈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B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과 같이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이자 (주)B의 대리인인 A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M의 법정 진술
중대재해 발생보고, 현장사진, 사망진단서, 중대재해조사 결과보고, 현장대리인신고, 건설공사 하도급계약서, 일일작업일보
법령의 적용 - 피고인 A, (주)B 공통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벌금형 선택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제4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2조 제1호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선고유예 할 형 : 벌금 300만 원(피고인 A의 경우 노역장유치 1일 5만 원)
선고유예의 이유 : 2011. 4. 20. 실시된 사전조사 결과 이 사건 담장은 A~E등급 중 붕괴 위험이 크지 않은 C등급으로 조사된 점, 이 사건 담장은 제3자의 소유이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임의로 보강조치를 하기 어려웠던 점, 피고인들은 K 관로 공사 과정에서 압입식 항타 공법을 사용하는 등 이 사건 담장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담장은 그 바로 앞에서 이루어진 굴착·항타작업이 완료된 지 10여일이 지나서야 붕괴된 점, 피해자는 공사현장에서 안전시설물 설치작업을 마치고 다른 공사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점, 피해자의 유족들과 원만하게 합의하여 유족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희망하고 있는 점, 피고인 A은 초범인 점 등 참작
무죄 부분 - 피고인 C, D(주)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 D(주)은 새천년종합건설(주) 외 6개 회사와 함께 청정목포환경(주)으로부터 'G사업' 공사를 수급받은 회사이고, (주)B은 피고인 D(주)으로부터 위 공사 중 'H' 관로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한 회사이며, 피고인 C은 피고인 D(주) 소속 직원으로서 위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며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C
같은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행하는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구축물·인공구조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근로하는 경우에는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11. 11. 13:50 무렵 목포시 J아파트 103동 인근 노상에서, D(주) 소속 직원들의 사전 현장조사 후 시공 작업을 하도급받아 D(주) 소속 직원의 감독 하에 시공을 진행하던 업체인 (주)B 소속 근로자인 L이 굴착 작업으로 인한 구조 약화로 붕괴 가능성이 있는 조적벽(높이 약 2m, 길이 약 20m) 인근에서 안전장치 없이 작업을 하도록 함으로써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D(주)
피고인의 사용인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가항과 같이 피고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
검사는 공소장에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적용법조를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이라고 기재하였으나, 이 사건이 발생한 2011. 11. 11. 당시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법 규정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1. 7. 25. 법률 제10968호로 개정되어 2012. 1. 26.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2항'인 점, 이 부분 공소사실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2항'의 구성요건에 맞추어 작성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장의 적용법조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2항'의 오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하여 도급사업주의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는 '건설업'이 포함되며(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토사·구축물·인공구조물 등이 붕괴될 우려가 있는 장소'가 포함되고[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2. 1. 26. 고용노동부령 제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0조 제5항 제1호],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에는 '사업주는 매설물·조적벽·콘크리트벽 또는 옹벽 등의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할 때에 해당 가설물의 파손 등에 의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건설물을 보강하거나 이설하는 등 해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6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41조 제1항).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은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다수).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법 규정의 주된 취지는 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D(주)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주'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에, 오히려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피고인 D(주)은 새천년종합건설(주) 외 6개 회사와 함께 2011. 1. 7. 청정목포환경(주)으로부터 'G사업' 공사를 수급받은 뒤, 2011. 7. 11. (주)B에 위 공사 중 'H' 관로공사(이하 '이 사건 H공사'라 한다) '전부'를 공사기간을 2011. 7. 12.부터 2013. 9. 30.까지로 정하여 하도급 준 사실, ② 이에 따라 (주)B은 A을 현장소장으로 하여 그 소속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이 사건 H공사를 시공한 사실, ③ 이 사건 H공사 현장에 피고인 D(주) 소속 근로자인 N이 배치되어 상주하기는 하였으나 그는 이 사건 H공사를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이고 피고인 D(주)은 이 사건 H공사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공하지 않은 사실 등에 의하면, 피고인 D(주)은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 D(주) 및 그 현장소장인 피고인 C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사업주 또는 그 사용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것을 선고한다.
판사 노재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