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판결
사건
2014고합50
판결선고
2014. 7. 24.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전남 신안군 C에서 'D 염전'(약 7,500평 정도 규모), E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 앞에서 염전(약 5,400평 정도 규모)과 새우양식장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상시 4명 내지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이다.
준사기
피고인은 2008. 10.경 목포 F에 있는 G소개소에서 성명불상의 직업소개업자(일명 'H')로부터 피해자 I를 염전 종사원으로 소개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적능력이 떨어지고(IQ 79), 사회적 능력이 7세 8개월에 불과하여(SQ 55)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어려운 점을 이용하여, 사실은 피해자에게 정상적인 급여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급여를 지급할 것처럼 행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자신이 운영하는 염전과 새우양식장에서 일을 시키고 노동력을 착취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우리 염전에서 일하면 1년에 400만 원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리하여 피고인은 피해자를 피고인의 염전이나 새우양식장에서 일을 하게 한 후 2008. 11.경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 852,020원(최저임금액 기준)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 1.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급여 62,192,940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일을 시켜 위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
근로자 폭행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7.경 피고인의 D 염전에서 피해자 J(54세)이 염전에 바닷물을 잘못 넣었다는 이유로 "왜 물을 잘못 실었냐, 이 새끼야."라고 말하면서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리고, 발로 피해자의 허벅지 부위를 1회 걷어차 폭행하고,
피고인은 2013. 7.경 피고인 주거지 앞 염전에서 피해자 I(59세)가 소금을 통에 빨리 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로 피해자의 정강이 부위를 2회 걷어차 폭행하고,
피고인은 2013. 11.경 피고인의 주거지 앞에 있는 소금 창고 옆에서 피해자 K(32세)이 함께 일하는 종업원과 싸웠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1회 때리고 발로 피해자의 오른쪽 정강이 부위를 2~3회 정도 걷어차 폭행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의 사실]
피고인의 제2회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피해자 I 임상심리학적 평가보고서 붙임)
진료소견서
[판시 제2의 사실]
피고인의 법정진술
증인 K, J의 각 법정진술
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8조 제1항(준사기의 점, 징역형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7조, 제8조(근로자 폭행의 점,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준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제1항,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장에 의하면 준사기에 대한 공소사실에 '지적능력이 떨어지고(IQ 79), 사회적 능력 7세 8개월에 불과하여(SQ 55)'라는 구체적인 사정이 적시되었는데,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원의 예단만 생기게 할 사유가 기재된 것이어서 공소제기의 방식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공소제기 절차는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여 공소기각을 선고하여야 한다.
준사기죄와 관련하여, ① 피해자 I는 임금청구권을 포기하는 처분행위를 하지 않았고, ②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저축성 생명공제보험에 가입하는 등으로 임금 400만 원을 지급하여 피해자 I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으므로, 준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판단
공소제기 방식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
공소장일본주의의 위배 여부는 공소사실로 기재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공소장에 첨부 또는 인용된 서류 기타 물건의 내용, 그리고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 이외에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이 법관 또는 배심원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 또는 배심원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당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살피건대, 검사는 준사기의 구성요건인 '심신장애'의 정도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나타내기 위하여 피해자의 IQ, SQ, 사회적 나이를 적시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기재가 있다 하여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준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이 법원의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피해자 I를 제외한 나머지 종업원들에게는 매년 목포로 데리고 나가 임금을 정산하여 줬는데, 피해자 I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정상인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인식하여 임금 정산을 하지 않았고, 2010년 구정에 피해자 I를 데리고 나갔을 때도 목포에서 사용할 용돈을 지급할 요량이었지 임금을 지급하려고 하지는 않았다(수사기록 제1239쪽).
실제로 피해자 I는 피고인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동안 과자 값 정도만 요구하였을 뿐 임금지급을 요구한 적이 없다(수사기록 제23쪽).
피해자 I는 2008. 10.경부터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일을 하였으나 피고인의 처는 2012. 1. 9.에 이르러서야 저축성생명공제보험에 가입하였다.
위 공제보험의 경우, 피해자 I가 2017. 1. 9.까지 생존해야 피해자가 적립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형태인데, 피해자 I가 당연히 매달 지급받을 수 있는 월급을 위와 같이 조건부 형태로 사후에 지급받는다는 점에 동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우선 피고인은 피해자 I를 데리고 와 일을 시킬 무렵부터 피해자 I의 지적능력이 떨어져 그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 일을 시키겠다는 고의를 미필적으로나마 갖고 있었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준사기죄는 미성년자의 지려천박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한 유혹행위에 의하여 피해자가 재물을 교부하거나 재산상 처분행위를 하여 그 결과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에 의하여 성립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임금 400만 원을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피해자의 사리분별 및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점을 이용하여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피고인이 준사기 범행으로 취득한 직접적인 재산상 이익은 피해자로부터 제공받은 노무 자체이고, 최저임금액으로 산정한 급여 상당액은 위 노무의 가치를 계수적으로 산출하여 평가한 것이다. 따라서 설령 피해자가 위 노무 제공에 따른 일정 금액의 임금청구권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준기망행위에 의해 노무가 제공된 이상 준사기죄가 성립함에는 지장이 되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월 ~ 15년
양형기준의 적용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 : 준사기죄
[유형의 결정] 사기범 > 일반사기> 1억 원 미만(제1유형)
[권고형량의 범위] 징역 1년 이하(감경영역)
특별감경인자 : 처벌불원 또는 상당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 : 근로기준법위반죄
다수범죄 처리기준 적용 결과
[권고형량의 범위] 징역 1월 이상
양형기준이 설정된 준사기죄에 대한 권고형량의 하한을 따름
선고형의 결정 :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장애인 또는 지적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으며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통하여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향해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복지사회의 모습이다.
이 사건 준사기 범행의 피해자 I는 지적장애인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지적능력(IQ) 79, 사회지수(SQ) 55 정도로 사회연령(SA)이 7세 8개월에 불과하여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력 및 판단능력이 매우 뒤쳐져 있는 등 경도의 정신발육지연 상태인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피해자를 데려와 자신의 지배하에 두고 피해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장기간 일을 시킨 것으로 그 죄질이 무거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 I를 위하여 저축성생명공제보험에 가입하기도 하였고 요양시설도 알아본 점, 피해자 I에게 밀린 임금을 모두 지급하여 피해가 회복되었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은 1회의 벌금형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기간과 규모, 피해자의 수,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가족관계,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되, 이번에 한하여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
공소기각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사용자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염전에 피해자 I를 염전 종사원으로 고용하였음에도, 2009. 5.경 임금 904,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 1. 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합계 56,872,9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공판기록에 편철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에 의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14. 5. 12. 피고인과 합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민(재판장) 전경호 이미나
별지
각주1) 준사기죄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준사기죄가 함께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는 이상, 이 부분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각주2) 피해자 I와 그 형 이름으로 제출된 2014. 6. 10.자 탄원서에 의하면, 피해자 I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이나, I가 직접 서명한 것으로 보이는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의 내용과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I가 위탄원서를 직접 작성하였는지 의문이 들고, 또한 피해자 I의 형인 L가 피해자 I를 실제 보호하고 있는 가족으로서 피해자 I를 대리하여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