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03. 7. 16.자 인사부 대기역 발령처분, 2003. 9. 26.자 명령휴직처분, 2004. 3. 26.자 인사부 대기역 발령처분, 2004. 6. 11.자 당연면직처분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제1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3. 7. 16.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82. 8. 19. 피고 은행에 입사하여 2003. 1. 11.부터는 C지점의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 은행은 2003. 7. 8. 피고 은행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경영합리화를 위한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하고, 대상자를 2003. 6. 30. 현재 5년 이상 근무한 자, 신청기간을 2003. 7. 9.부터 2003. 7. 14.까지, 퇴직일을 2003. 7. 21.로 각 정하여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한편 피고 은행은 원고에게도 명예퇴직 신청을 하도록 권고하였으나, 원고는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피고 은행은 2003. 7. 16. 원고에 대하여 인사부 대기역 발령처분(이하 대기발령처분이라 한다)을 한 후, 같은 해 9. 26. 명령휴직처분을 하였다가, 2004. 3. 26. 다시 대기발령처분을 하였다. 그 후 피고 은행은 2004. 5. 12.경 원고에게 다시 명예퇴직 신청을 권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불응하자 2004. 6. 11. 당연면직처분(위 4처분은 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003. 9. 9. 이전에 시행되던 피고 은행의 인사규정(이하 구 인사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함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직원'에 대하여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대기발령을 할 수 있고, 그 대기기간이 경과하여도 직무가 부여되지 아니한 때에는 당연면직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제38조, 제69조 제1항 제13호), 한편 2003. 9. 9.부터 시행된 피고 은행의 인사규정(이하 신 인사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함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직원'에 대하여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대기발령을 할 수 있고, 한편 '기타 은행 형편상 휴직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명령휴직을 명할 수 있고, 휴직기간 만료 후 1개월 이내에 복직되지 아니한 때에는 당연면직되도록 규정되어 있다(제38조, 제57조 제4호, 제69조 제1항 제7호, 신 인사규정은 대기발령시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그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였으며, 한편 대기기간 경과로 인한 당연면직규정은 삭제하는 대신 명령휴직 후 1개월 이내에 보직을 받지 못할 경우 당연면직되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의 1, 2, 갑제4, 13, 14, 15, 17호증, 을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무효확인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 은행이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피고 은행이 2003. 7.경 실시한 명예퇴직에 원고가 불응하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한 사유를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사위원회의 의결이나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적 요건도 구비하지 못하여 모두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은행은, 피고 은행이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명예퇴직제도의 실시와는 무관하고, 원고에게는 피고 은행의 인사규정에서 정한 대기발령, 명령휴직사유가 존재하여 위 인사규정에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이 사건 각 처분이 이루어졌으며, 설령 이 사건 각 처분이 실질적으로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피고 은행으로서는 정리해고의 요건과 절차를 모두 갖추어 이를 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판단
대기발령, 명령휴직 및 당연면직처분 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우선 피고 은행의 주장대로 대기발령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즉 원고가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함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지점장으로 있던 D지점이 2001년 상반기 영업점 경영평가에서, C지점이 2003년 상반기 영업점 경영평가에서 각 하위 영업점으로 평가된 사실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은행의 인사규정에 정한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업무실적이 극히 불량함으로 인해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제2호증의 1 내지 4, 갑제9호증의 1 내지 5, 갑제10,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1982. 8. 19. 피고 은행에 입사한 이래 성실히 근무한 점이 인정되어, 1995. 11. 20.과 1998. 3. 4. 피고 은행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실, 원고가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D지점이 2001. 7. 11. 그 해 6월의 영업점별 업무추진실적평가에서 카드회원, 카드연체율, 대출금, 대출미수이자, 대출연체율 등 5개 부분에서 A등급을 받아 골드지점으로 선정된 사실, D지점은 원고가 부임하기 이전인 2000년 하반기 영업점 경영평가에서는 위성점포 D그룹 10개 점포 가운데 최하위였는데, 원고가 부임한 이래 2001년 상반기에는 위성B그룹 12개 점포 가운에 11위, 2001년 하반기에는 H그룹 10개 점포 가운데 6위, 2002년 상반기에는 E그룹 16개 점포 가운데 7위, 2002년 하반기에는 E그룹 16개 점포 가운데 8위를 하는 등 중위권 이상의 실적을 낸 사실, 원고가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D지점은 2002년도 상반기 '광주비자 POWER PLUS 2002' 실적에서 1등을 한 사실, 피고 은행의 C지점의 2002. 12. 31. 기준 연체대출금은 5억 4,600만원이었는데, 원고가 2003. 1. 11. 지점장으로 부임하여 연체대출금을 정리한 결과 원고가 부임하기 이전의 부실대출이 추가로 발견되어 2003. 1. 31. 기준 연체대출금이 37억 2,700만원으로 늘어난 사실이 인정될 뿐이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대기발령처분은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부적절한 사유를 이유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할 것이어서 무효라 할 것이다.
다음 원고에게 명령휴직 및 당연면직처분을 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퇴직조처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되었다 하더라도 위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이 규정하는 바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한편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은행의 신 인사규정은 '기타 은행 형편상 휴직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명령휴직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명령휴직처분 및 이에 이은 당연면직처분은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처분에 있어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이거나 다음에서 볼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라야 한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지점장으로 있던 D지점이 2001년 상반기 영업점 경영평가에서, C지점이 2003년 상반기 영업점 경영평가에서 각 하위 영업점으로 평가된 사실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명령휴직과 당연면직처분은 그것이 정리해고로서 유효하지 않는다면 무효라 할 것이다.
이 사건 명령휴직 및 당연면직처분이 정리해고로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위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노동조합에 대하여 해고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1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제6, 7호증의 각 1, 2, 을제8호증의 1, 8, 9, 10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은행은 2000. 12. 18.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자본금감소명령을 받고, 2000. 12. 29. 및 같은 달 30.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704억을 지원받은 사실, 피고 은행은 2000. 12. 30. 예금보험공사와 사이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서'를 체결한 사실, 피고 은행은 위와 같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상의 제반 이행사항들, 특히 총자산대비수익율, 1인당영업이익율 등의 목표 달성을 위해 2002년에 83명, 2003년에 104명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사실 등이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피고 은행이 원고를 해고해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고, 오히려, 갑제5호증, 갑제6호증의 1, 2, 갑제7호증의 1, 갑제8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 은행은 2002년에는 748억원, 2003년에는 628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사실, 피고 은행은 2003년 이후에도 신입사원을 새로 채용한 사실, 피고 은행의 임원 연평균 임금은 2001년에 8,100만원이던 것이 2002년에는 1억 6,800만원으로 인상되었고, 2003년 이후에도 직원들의 해외시찰연수가 계속된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피고 은행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은행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모두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고 할 것이다.
위자료 청구부분에 관한 판단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 은행으로부터 부당한 이 사건 각 처분을 당함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자에게 부당한 해고나 인사명령(이하 해고와 인사명령을 합하여 해고라고만 한다)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의하여 효력이 부정되는데 그치지 않고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려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어 해고한 경우나, 해고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고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해고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명백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고, 해고가 나중에 무효로 판단되었다는 사유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은행이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어 해고하였다거나, 해고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거나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점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길선(재판장) 맹현무 김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