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지위
원고는 1991. 9. 28. 해양경찰청 순경으로 임용되어 일선 해양경찰서에서 근무하다가 2009. 12. 30. 경위로 승진한 사람으로서, 2010. 1. 4.부터 2013. 2. 3.까지 진도 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Coastal Vessel Traffic Service Center, 이하 '진도 VTS'라고 한다)에서 B으로 근무하면서 관제요원의 업무를 지휘·관리하는 업무 등에 종사하였고, 2015. 2. 16.부터 목포해양경비안전서 106정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발생에 따른 감사원의 조사 개시 및 징계요구
2014. 4. 16.경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이하 '세월호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는데, 감사원은 사고 발생 당시 진도 VTS의 관제업무 수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후,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였다.
감사원은 2014. 7. 30. 피고에게 세월호 사고 발생 전에 진도 VTS에 근무하였던 원고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였음을 통보하고, 원고에 대한 서면조사를 거친 후, 2014. 10. 10. 피고에게 원고가 아래와 같은 내용의 비위행위를 저질렀고,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직의 징계처분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감사원의 징계요구를 받은 피고는 2014. 10. 27.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하여 정직의 징계처분을 의결할 것을 요구하였고,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보통징계위원회는 2014. 11. 6. 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처분에서 표창공적을 고려하여 감경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으며, 피고는 2014. 11. 7. 위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가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를 저질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 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에 따라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의 소청심사청구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5. 3. 11. 기각당하였다.
조직개편으로 인한 사무의 승계 등
2014. 11. 19. 법률 제12844호로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어 해양경찰청이 폐지되고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가 신설되었는바, 위 법률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라 기존에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하던 사무를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장이 승계하였고, 위 법률 부칙 제3조에 따라 이 사건 처분 등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한 처분은 피고가 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 6, 8, 10 내지 21, 3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관계법령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아래와 같은 점에서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절차가 위법함
감사원은 2014. 7. 30. 원고에게 이메일로 문답서 작성을 급하게 요구함과 동시에 같은 날 원고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였는바, 이는 원고에 대하여 시간적으로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것으로 위법하다.
처분사유가 부존재함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 및 이 사건 규칙 제15조 제5항에 의하면, 관제요원에게 근무시간 중에 적절한 휴게시간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이 사건 근무명령에 의하면 24시간 동안 단 한순간의 휴게시간도 없이 계속 근무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근무명령은 근로기준법 및 이 사건 규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근무명령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 제57조의 복종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음
이 사건 근무명령과 다르게 1섹터 관제요원으로 하여금 1섹터와 2섹터 모두 관제하도록 한 이유는 관제업무를 기피할 목적에서가 아니라 부족한 관제요원 인원으로 선박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관제요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게 하여 효율적인 관제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것 때문이었던 점, 원고가 해양경찰관으로서 약 23여년간 성실히 근무하여 왔고 총 21회의 표창 공적이 있는 점, 원고가 진도 VTS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단 1건의 해양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점, 구조적인 관제요원 인력충원 문제를 도외시한 채 세월호 사고 발생일로부터 2~3년 전의 관제요원 근무방법 위반을 원인으로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살피건대, 감사원법 제2조 제1항은 '감사원은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2조 제1항, 제8항은 '감사원은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그 소속 장관 또는 임용권자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고, 위 감사원의 징계 요구를 받은 기관의 장은 감사원이 정한 날까지 해당 절차에 따라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감사원은 독립적으로 공무원에 대한 자체 감사를 실시하여 그 임용권자에게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고, 그러한 요구를 받은 기관의 장이 별도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징계처분을 행하는 것이므로, 감사원의 조사 과정에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기관의 장이 행한 징계처분의 징계절차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감사원이 원고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원고에 대하여 시간적으로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의 징계절차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처분사유가 부존재하는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는 '사업의 종류에 관계 없이 관리·감독 업무 또는 기밀을 취급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진도VTS의 사무분장 내역이 기재된 서류에 진도 VTS에 근무하는 관제요원들의 담당업무가 '관제구역을 통항하는 선박 모니터링 및 관제업무, 해양사고 시 대응 및 수사보안자료 제공, 해상교통 위반선박 단속 등 준법여부 감시, 여객선·위험물운반선 등 안전 관리, 기타 관제센터의 운영업무에 관한 사항'으로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관제요원들의 담당업무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진도 VTS에 근무하는 관제요원은 관제구역을 통항하는 선박·해상교통 위반선박·여객선·위험물운반선 등을 관리·감독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진도 VTS에 근무하는 관제요원에 대하여는 근로시간에 일정 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두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54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규칙 제15조 제5항은 관제요원은 근무일지상 지정된 '근무시간 이후'에 관제센터 내에서 휴식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근무시간 중'에 일정 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진도 VTS에 근무하는 관제요원의 근무시간 중에 휴게시간이 부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근로기준법 및 이 사건 규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다.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3245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사실관계와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원고에게 유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로서 객관적으로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를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진도 VTS의 B으로서 이 사건 근무명령에 따라 팀에 소속되어 있는 관제요원으로 하여금 각 섹터별로 관제업무를 하도록 지휘·관리할 책임이 있고, 이 사건 근무명령을 따라야 할 직무상 복종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B으로 부임한 후 이 사건 근무명령이 시행된 때로부터 B에서 이임하기까지의 전체기간인 약 2년 7개월 동안 이 사건 비위행위가 지속되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위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하여 VTS 관제업무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고 보이고, 해양경찰조직 내의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해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야간에는 주간에 비하여 선박통행량, 어선활동량이 감소하여 1섹터 관제요원이 2섹터까지 관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하였고, 야간에 해양사고의 발생 위험성이 낮고 관제요원으로 하여금 적절한 휴식을 취하게 하여 효율적인 관제업무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간에 해양사고의 발생 위험성이 감소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관제요원 1명이 전체구역을 관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2명이 각자 구역을 맡아 관제를 할 때보다 관제대상 선박이 2배로 늘어나게 되어 관제요원의 시선도 분산되며, 1명 뿐인 근무자가 충돌위험지역을 관찰하거나 특정 선박과의 교신이 이루어질 경우 나머지 구역에 대한 관제가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을뿐더러, 야간에 관제요원 2명이 각자 구역을 맡아 관제하도록 한 것은, 야간근무로 인한 관제요원들의 졸음근무를 방지하고, 1명이 긴급용무로 자리를 비우게 될 상황이 발생할 경우 나머지 다른 1명이 전체 관제업무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관제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변형된 근무방법은 오히려 관제업무의 기능을 저해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원고가 진도 VTS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해양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관제해역 내에서 선박의 좌초, 충돌 등의 위험이 있는지를 관찰하여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해양사고가 발생한 경우 정확하고 신속하게 그 구조업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관제업무의 특성상,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따른 관제업무 기능 저하로 자칫 해양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하고 해양사고가 발생한 경우 신속한 인명구조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여 관제해역 내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존재하였다.
2009. 6. 22. 부터 2014. 2. 9. 까지 진도 VTS에서 관제요원 및 B으로 근무한 C, D 또한 이 사건 비위행위와 동일한 징계사유로 원고와 동일하게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해양경찰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별표1]은 성실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사항의 경우, 복종의무 위반 중 기타의 경우, 품위유지 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사항의 경우 각 그 징계기준으로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강등 또는 정직을 규정하고 있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비위행위로 인한 해양사고의 발생 가능성, 이 사건 비위행위가 지속된 기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비위행위의 경우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인 경우라고 보아야 하므로 강등 또는 정직을 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의 표창 공적을 고려하여 정직 처분을 감경하여 그보다 낮은 단계인 감봉 처분을 하였고, 감봉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범위 내에서 행할 수 있는데(국가공무원법 제80조 제4항), 피고는 그 중에서도 제일 낮은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해양경찰 내부의 결속이나 해양경찰공무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의 공익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강희(재판장) 장우석 류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