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D, E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D, E, 검사)
피고인 D, E은 원양어선 K(1,479톤, 승선원 23명,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암모니아 용기가 적재되어 있음을 예측할 수 없었고, 근로자들에 대한 위험방지의무를 다하였으며,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하여 주식회사 L은 별건 항소심에서, F는 본건에서 각 무죄가 선고되는 등 피고인 D, E을 포함한 L 주식회사(이하 'L'이라 한다)와 M 모두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다하였음에도, 위 피고인들에게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다.
검사는, 피고인 F가 암모니아 용기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피해자 등으로 하여금 용접작업을 지시하는 등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한 것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 미필적 고의가 인정됨에도, 원심판결은 피고인 F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항소하였다.
양형부당(피고인 A,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피고인 B: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C'이라 한다): 벌금 1,000만원, 피고인 D: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에 관하여, 피고인 A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검사는 피고인 A, B, C, D, E에 대한 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하면서 각 항소하였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F 부분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같은 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수리작업은 피고인 C이 L에 도크를 대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고 그곳에서 L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직원들이 수리작업에 참여하였으므로, M의 사업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던 점, ② 피고인은 M의 현장소장인 E을 파견하여 안전관리 담당을 맡기는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위험 예방 조치를 다한 점, ③ 달리 피고인이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용접작업이 이루어진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였다거나, 위험물이 있음을 알면서 작업지시를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업주로서 이 사건 선박의 작업현장에 암모니아 용기가 있음을 알면서도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근로자들로 하여금 용접작업을 하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검사가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D, E 부분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선박에 위험물이 적재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에 이를 제거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통하여 안전하게 선박 수리업무가 진행되도록 조치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위험물 적재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들을 투입하여,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들의 사망 및 상해의 결과에 관한 과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D은 L의 안전관리 담당자이고, 피고인 E은 M의 현장소장이자 안전관리 담당자로서 실제 작업의 실시여부, 장비 및 안전조치 등 안전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이 사건 선박에 근로자들을 투입할 경우 위험물 적재여부를 확인하고 조사해야 할 직접적인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설사 피고인들이 암모니아 용기의 외관이 쉽게 발견하기 어려웠던 등으로 암모니아 용기의 선적여부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용접작업의 특성상 사전에 C에 대하여 위험물 적재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근로자들을 투입시킨 것은 현장 안전 책임자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F 또는 L 대표이사 BJ이 무죄를 선고받았으므로 피고인들도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F, BJ은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와 관련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된 것으로 이는 사고 발생여부와 무관하게 위 법률 소정의 안전조치를 준수하지 않은데 대하여 그 준수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은 것에 불과하여 안전관리 담당자로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배려의무와 관련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된 피고인들과는 그 처벌의 근거가 다르므로, 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의무의 존부와는 상관 없이 피고인들에게 작업현장에서 구체적인 과실이 인정되는 만큼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를 전제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원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상해 피해자가 발생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에서 이미 사망 피해자들의 유족 및 상해 피해자 중 대부분과 합의하여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피해자들도 산재처리가 되었다. 그 밖에 아래에서 피고인별로 추가로 살펴보는 양형사유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과 당심에서 특별히 변경된 사정이 없다는 점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A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 A
피고인은 이 사건 선박 수리업무에 관한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였고, 위 선박 내에 암모니아 용기에 대한 하륙 작업을 지시하거나, 적어도 암모니아 용기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수리업체에 주의를 주지 않고 수리작업을 맡기는 등 이 사건 범행에 있어 큰 책임이 있다.
피고인 B, C, D, E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D, E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식(재판장) 유병호 강화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